드래곤볼 여의주가 있는

증산해변 산책

삼척 시내에서 멀지 않은 곳에,

사람들 발길이 덜한 조용한 해변 하나가 있습니다.

이름은 증산해변입니다.

크진 않지만 모래가 부드럽고,

파도도 얌전해서 잠깐 바람 쐬러 걷기 참 좋은 곳입니다.

제가좋아하는 뷰는 솔비치 방향에서

해변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 펼쳐지는 풍경입니다.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는 바다는 시원하게 트여 있고,

해변과 백사장이 고요하게 펼쳐진 모습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그 길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며 마주하는 풍경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또 하나, 정자 옆으로 주차장 옆

소나무 향이 은은하게 퍼지는 솔밭 산책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그늘진 길을 따라 걷다 보면 부드러운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스며들고,

바스락거리는 솔잎 소리가 조용히 발걸음을 따라옵니다.

해변을 걷다가 이 솔숲 길로 이어지는 코스를 걷는 것도

증산해변의 숨은 매력 중 하나입니다.

그늘이 많아 한여름에도 시원하게 산책할 수 있습니다.

해변을 걷다 보면 간간이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들이 보입니다.

방파제에 기대거나 갯바위 위에 앉아 조용히 파도를

바라보는 그 모습은 바다만큼이나 잔잔하게 다가옵니다.

해변 한쪽으로‘해가사의 터’로 알려진 자리가 있습니다.

이 터는 신라 시대의 설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수로부인이 바닷속 용에게 끌려갔을 때,

남편 순정공이 백성과 함께 이 언덕에서 북을 치며

노래를 불러 부인을 되찾았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그때 불렀다는 노래가 바로

“거북아 거북아 머리를 내어라, 안 내놓으면 구워서 먹으리라”는 구절입니다.

지금도 그 문장이 돌비에 새겨져 있어,

지나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이곳에는 또 하나 눈에 띄는 존재가 있습니다.

지름 1.3미터, 무게 4톤쯤 되는 커다란 여의주, 별명은 ‘드래곤볼’입니다.

연인이나 친구와 함께 손을 맞잡고 굴리며 소원을 비는 여의주는,

요즘도 많은 이들의 손길을 받아 반들반들 윤이 나 있습니다.

두 사람이 힘을 모아 돌리면 묵직한 돌이 홈을 따라 또르륵 움직입니다.

저는 혼자 돌렸습니다. 혼자서도 잘돌릴수 있습니다.

그 순간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소원을 어딘가로 실어 나르는 듯한 기분을 주며,

괜스레 미소가 지어집니다.

해변을 배경으로 한 이 특별한 체험은

단순한 놀이를 넘어 하나의 작은 의식처럼 다가옵니다.

증산해변 산책은 길지 않았지만,

낚시하는 사람들의 고요한 뒷모습, 물 위를 떠다니는 오리,

해가사의 전설, 여의주를 돌리는 순간들,

그리고 솔비치 방향에서 내려다본 풍경과

솔숲 산책길까지 모두가 어우러져

편안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동해안 여행길에 들른다면, 이 해변을 꼭 한 번 걸어보시길 바랍니다.

부드러운 모래사장과 바다, 소원을 담아 굴릴 수 있는 여의주,

그리고 천 년을 건너온 노래 한 구절이

여러분의 하루를 더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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