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인증 유성구 지역서점 추천! 책과 쉼이 머무는 '버찌책방'과 '오케이슬로울리'

요즘 나만의 속도로 책을 읽고, 조용한 공간에서 머무는 시간이 좋아졌어요. 복잡한 도심에서도 그런 시간을 선물해주는 서점이 있다면, 그건 참 고마운 일이죠. 대전에는 지역 출판 유통을 활성화하고, 독서문화를 응원하기 위해 지정된 ‘인증서점’이 있어요. 오늘 소개할 두 곳, 유성구 반석동의 버찌책방과 장대동의 오케이슬로울리는 그중에서도 ‘머무는 감성’이 인상적인 책방이었어요.

버찌책방은 반석동의 조용한 골목 끝에 자리하고 있어요. 겉에서 보면 자그마한 책방 같지만, 안에 들어서면 생각보다 깊이 있고 아늑한 분위기에 마음이 절로 느긋해지더라구요. 무엇보다 이 책방은 걸어서 가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골목길 끝자락까지 천천히 걸어가는 그 과정마저도 버찌책방의 일부처럼 느껴졌거든요. 물론 차를 가져가도 되지만, 여유롭게 걷다 보면 책방이 주는 감성을 더 깊게 느낄 수 있어요.

가게 앞에는 사장님이 직접 손글씨로 적은 예쁜 안내판이 눈에 띄어요. 그리고 조용히 주변을 둘러보다 보면, 가게 옆 어딘가에 계절새가 둥지를 틀어놓은 흔적도 발견할 수 있어요. 정말 자연과 어우러진 책방이라는 느낌이 들죠. 이곳은 워낙 인기 있는 독립서점이라 책방 앞에서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아요. 하지만 작은 생명을 위해 잠시만 조용히, 그리고 조심스럽게 사진을 남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책방 내부는 10평이 조금 안 되는 아담한 공간이에요. 하지만 그 안은 정말 책으로 꽉 채워져 있어서 책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참을 머물게 될 거예요.

책방에 들어서면 주인장님이 따뜻하게 인사해 주세요. 책을 고르기 어려운 분들에겐 취향을 살짝 묻고, 그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시기도 해요. 저도 주인장님 덕분에 평소엔 잘 보지 않던 독립출판물 한 권을 골랐는데, 지금은 그 책이 제 책장 가장 앞에 놓여 있어요.

천천히 둘러보면 주제별로 큐레이션된 책들이 가지런히 진열되어 있고, 한켠에는 구입한 책을 바로 읽을 수 있는 작은 공간도 마련되어 있어요.

햇살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책을 펼치면, 정말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더라고요.

그리고 책뿐만 아니라 눈길을 끄는 굿즈도 가득했어요. 책을 더 사랑하게 만드는 독서러 취향 저격 굿즈들,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띈 건 진한 빨간색 연필이었어요. 이곳만의 감성이 담긴, 버찌책방의 자체 제작 굿즈라고 해요. 작고 단단한 물건 하나에 이 공간의 정체성이 오롯이 담겨 있는 느낌이었달까요.

책방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면 혼자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시크릿 공간'이 하나 더 숨어 있어요. 넓진 않지만, 아늑하고 단정한 그 자리엔 아무 말 없이 책에 몰입하고 있는 분들이 앉아 있었어요. 저도 살짝 앉아봤는데, 이곳에서는 괜히 휴대폰도 꺼두고 싶고 오롯이 책 한 권에 집중하고 싶어지는 그런 분위기더라고요. 책방 전체가 다 편안하지만 이 작은 구석은 정말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기에 딱 좋아요. 밖에서는 눈에 잘 띄지 않아서 그런지 더 특별하게 느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