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김영문

※방역수칙을 모두 지킨 후 취재하였습니다.


다기 세트 : 김희구 작 ( 제45회 화경도예 정기회원전 출품작)

계단을 내려가는 동안 음악이 들렸습니다. 공방 문을 열자 바로 눈길을 끄는 것이 있었어요. 까만색 푸레그릇이었습니다. 푸레그릇은 옹기의 한 종류로 잿물을 바르지 않고 소성합니다. 소성(굽기)할 때 검댕을 입혀서 구워 검정빛을 내는데, 빛깔이 검푸르다 해서 푸레그릇이라고 부릅니다.

김희구 작가의 작품, 푸레그릇


오전 10시, 도자기클래스 원데이체험을 하기 위해 송파구 풍납동에 있는 김희구 도예연구소 '구도공방'을 찾았습니다. 올봄 처음 개인 도자기 공방을 열었다는 도예가가 환하게 웃으며 맞아주었습니다. 테이블에는 작품을 제작한 주인을 기다리는 공방 수강생들의 작품이 가지런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외부 강연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작가는 학교와 문화센터 등에서 강의하느라 공방 수업은 많이 열지 못했다고 합니다.

김희구 작가

도자기를 빚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1일 체험 교실에서는 물레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물레체험과

동력 없이 손빚기 체험이 있습니다.

물레는 전기모터로 돌아가는 원판 위의 흙을 페달을 밟아

속도를 조절하며 만드는 방법이고

손빚기는 손으로 여러가지 기법으로

직접 빚는 방법입니다.

도자기 빚기 하면 영화 <사랑과 영혼>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지요. 영화는 도예의 ‘도’자도 모르는 사람들조차 물레 앞으로 끌어들이지요. 저도 물레로 그릇을 빚어 보기로 했습니다. 평소 흙을 만질 일이 없는 저로서는 흙을 만지는 일만으로도 벌써 즐거워졌습니다. 몇 가지 기초 지식과 가벼운 주의 사항을 배우고 선생님의 물레 돌리기 시범을 먼저 보았습니다.


이번엔 제가 물레를 돌리는 자리에 앉았습니다. 페달을 밟아 물레를 돌려보면서 속도 조절에 대한 감을 느끼고, 흙에 손을 올려 찬찬히 그릇 모양을 만들었습니다. 그릇 모양에 신경이 가면 물래 속도를 잊고 물래 속도를 신경 쓰면 그릇이 일그러지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발로 페달을 밟으며 흙을 어루만지고 달래고 아우르다 보니 점차 모양이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맞게 하고 있나요?"

아무래도 모양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 질문했습니다.

"흙으로는 어떤 모양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정답도 없습니다."

물레빚기가 손빚기보다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도 체험 클래스 참여자들에게 물레빚기 체험을 권하는 이유는 흙의 질감을 느껴보는 데는 물레빚기가 도움이 되어서라고 합니다. 물레판이 돌아가는 동안 손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면서 모양을 만드는데, 조금만 힘이 더 가도 그릇이 일그러지고 말아 몇 번이나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저는 화병을 만들었습니다. 침묵! 일체의 딴생각을 거부하는 도자기 빚기, 오직 도자기에만 충실할 때 바른 모양이 나옵니다. 힘의 균형을 잃는 찰나에 화병 허리가 출렁했습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흙이니까요. 흙으로는 얼마든 다시 만져서 고칠 수 있습니다.


공방 수강생 작품들

공방 수강생 작품들

공방 수강생 작품들

최근 풍납동에는 작은 아틀리에 겸 갤러리와 다양한 공방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교통이 편리하여 재료 구매 등도 편리한데 주변 상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공방을 차릴 수 있어서입니다.

송파에 예술가의 거리가 있던가요? 젊은 작가들이 더 많이 들어와 자리를 잡고 활동한다면, 유리창 너머로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면, 상상만으로도 즐거운 산책길이 될 것 같습니다.

전기가마

오늘 제가 빚은 화병은 3~4주 뒤에 받아볼 수 있습니다. 가마 온도 1,000℃ 이상 고열로 도자기를 굽는데 가마에 매일 불을 놓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도자기는 흙이 불을 만나서 완성하는 예술입니다.

그런 점에서 도자기는 그림이나 조각과 다르지요.

내가 시작해서 불이 완성하는 작품입니다.

불은 작가의 의지를 무시하듯 깨져서 나오기도 하고,

또 빛깔도 좋게 잘 구워져 나오기도 합니다.

작가의 설명을 들으며 도공들이 가마에서 꺼낸 도자기를 아깝게 깨 버리는 영화 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김희구 작가의 작품

김희구 작가의 작품

김희구 작가의 작품

요즘 주부들은 무엇을 어떻게 요리할까에 못지않게 신경 쓰는 게 테이블 데코레이션(꾸미기)이지요. 같은 음식이라도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아내는가에 따라 음식이 돋보이기도 하고 입맛을 돋워주어 먹는 즐거움을 더해 주기도 합니다.

흙을 주무르며 모양을 만들고 말리고 굽고 식히는 등의 간단치 않은 과정이 있지만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았어요. 시중에서 매끈한 도자기를 사서 쓸 수도 있지만, 이 세상 유일한 나만의 그릇 만들기에 도전해 보세요.

누군가에게 특별한 선물을 하고 싶을 때, 나만의 도자기를 만들고 싶을 때, 가족, 친구, 다정한 사람과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싶을 때, 힐링이 필요한 때에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해보세요.

구도공방 수업 안내표

일일(원데이)수업은 가마소성비용까지 포함된 가격입니다.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수업이니 도전해 보세요.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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