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봉화 특산품 사과 수확하던 날.

물좋고 공기 맑은 봉화는 계절별로 다양한 특산물을 자랑합니다.

그 중에서도 늦가을로 접어들면

봉화군 곳곳에 있는 사과나무들에 사과가 발갛게 익어가지요.

이육사님의 내 고장 칠월이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라면,

봉화의 십일월은 사과가 익어가는 철입니다.

저는 사실 봉화에 오기전까지 도시에서만 살았던 사람인지라 농사에는 문외한이지만

기회가 닿아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에 있는

대현 농장의 사과 수확하는 날에 찾아가보게 되었습니다.

줄지어 선 사과나무에 사과가 주렁주렁 탐스럽게도 열렸습니다.

손이 잘 닿지 않는 저 위 꼭다리부터,

허리를 굽혀야 손이 닿는 아래쪽까지 사과들이 빼곡히 열렸네요.

제가 기르지도 않았는데 보는 것 만으로 기분좋고 뿌듯해지는 장면입니다.

간밤에 비가 좀 내려 물에 젖은 풀내음이 상그러운 중에,

달큰한 사과향이 나는 사과 밭에 서있으니 기분이 너무나도 좋습니다.

간밤에 비에 맞은 이 사과 좀 보세요.

빨갛게 익은 사과가 어찌나 이쁜지!

제가 백설공주라도 깜빡 넘어가 한 입 먹지 않을 수 없겠어요.

오늘 수확할 이 예쁜 사과의 품종은 부사입니다.

늦가을에 수확하면 겨우내, 봄까지도 저장해두고 두고두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품종이지요.

주렁주렁 가지가 휘어지게 열매를 맺은 사과나무 아래에 노란 사과상자들이 놓였습니다.

이제 차근차근 사과를 따서 노란 상자에 담으면 됩니다.

저는 사과를 전정가위로 꼭지를 잘라서 따는 줄 알았는데,

그냥 손으로 똑 따면 되더라구요. 물론 요령이 필요하긴 했습니다.

특히 꼭지가 떨어지지 않게 조심해야 하는데,

꼭지가 떨어지면 상품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랍니다.

숙련된 일꾼들은 한 손으로 휙휙 잘 따시는데,

저는 영 초보라서 일단 두 손으로 조심조심 따야 했고,

70%이상 익은 걸 골라 따는 거라 배웠는데

도대체 얼마나 익은 것이 70%인지 모르겠어서

연신 다른 분들 사과바구니를 곁눈질 하며 따기 시작했습니다.

어이쿠. 조심조심 했는데도 그만 꼭지가 떨어져 버렸습니다.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어쩔 수 없습니다.

먹어서 증거를 없애기로 합니다. 하하하하.

신선한 풀내음 가득한 사과밭에서 먹는 사과가 어찌나 달고 맛난지 모릅니다.

저는 이날 일꾼으로 갔던게 아니었기 망정이지..

바쁜 수확철에 사고만 치는 골칫덩이가 될 뻔했습니다.

아침부터 사과를 따기 시작하여 점심때 즈음 되자,

제법 일도 손에 익었고 사과 바구니들도 들어찼습니다.

사과가 주렁주렁 달려있던 사과나무들이 휑해진 게 보이시나요.

사과나무 위쪽은 나중에 사다리로 이동하며 다시 따야 하고

제가 딴 것은 아래부분의 사과들이랍니다.

노란 박스에 빨간사과들이 가득찬 것을 보니 뿌듯합니다.

키우지도 않았으면서 수확의 기쁨을 누리고 있어요.

사과들이 가득 찬 바구니를 창고로 옮기며 저의 사과 따기 체험은 끝이 났습니다.

사실 아주 일부만 경험해보고 온 것이었어요.

사과 수확철에는 사과도 따고,

사과 색 잘 나라고 깔아놓은 은박지도 걷어서 치워야 하고, 저장도 하고,

나중에 선별하는 작업 등등 일이 다양하게 많더라구요.

그냥 나무에서 따서 박스에 담아 제게 오는 줄 알았더니

생각 외로 까마득하게 많은 사람들의 손이 가야 하는 작업이었어요.

새삼 식탁에 오르는 모든 농수산물에 담긴

여러분들의 수고와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대현 농장의 최용환 농부님께

그간 수고롭게 기른 사과들을 수확하는 기분이 어떠신지 여쭤봤어요.

사실 저는 이거 답정너 질문이었거든요.

뿌듯하고 기분좋다라는 대답이 올 거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의외로 농부님이 너무나 쓸쓸한 얼굴로

서운해. 사과들이 달려있을 때가 예쁘지 다 따버리면 서운해

라고 대답하시더라구요.

정말 이 사과들을 예뻐하며 자식처럼 키우셨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정 봉화의 깨끗한 자연 속에서 사랑 듬뿍 받고 자란 사과가 드시고 싶으시다면,

사진 속 최용환 농부님께 직접 주문해 드셔보세요.

(대현농장 최용환: 010-4330-6100)

어쩌면 여러분이 구매하신 박스 속 부사 중 몇 개는 제가 수확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이 날, 수확한 사과를 좀 받아온 저는 욕망의 요거트볼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잘게 자른 사과 가득에 그래놀라, 견과류 한 줌을 넣어 플레인 그릭 요거트와 함께 먹으니

이렇게 맛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럼 모두 청정봉화 꿀부사 사과를 꼭 드셔보시기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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