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천안시민리포터] 여름 봉서산에 오르다
안녕하세요.
시민리포터 변소현입니다.
봉서산(鳳 봉황새 봉, 棲 살 서, 山 뫼 산)은
'봉황이 깃들어 살았던 산'이라는 뜻을 품고 있는데,
봉서산 부근에 위치한 '봉황이 울었다'는 뜻의
봉명동(鳳 봉황새 봉, 鳴 울 명, 洞 마을 동)에서
비롯하여 봉서산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평일 낮이어서 사람이 얼마 없을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많은 주민분들이 이곳을 찾아와 주셨어요.
봉서산 주변으로 아파트 단지들이 많기도 하고
무리하지 않고 오르기에 적당한 높이여서
많이들 찾아주시는 것 같습니다.
찾는 이들은 이렇게나 많은데
버려진 쓰레기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높이가 낮은 산이라 애초에 빈손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한층 고양된 시민의식 덕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쩌면 매일 이곳을 등산하면서 쓰레기를 주워가는
누군가의 수고로움이 있을 수도 있겠지요.
이 봉서산은 거주민이 많은 불당동, 백석동, 성정동,
봉명동, 쌍용동에 자리를 잡고 있다보니
등산로 또한 다양했는데요,
저는 천안주공 6단지 1차 아파트 방면에서
등산을 시작해보았습니다.
무더운 날씨였지만 산속으로 들어가자
나무들이 그늘막이 되어주어
금세 시원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오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운동 기구들이 설치된 쉼터가 나왔는데요,
굳이 헬스장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운동 기구들이 다양했습니다.
시에서 설치한 기구들도 있었지만,
누군가가 가져다 둔 운동기구들이 보이기도 했고,
또 다른 누군가가 나무에 달아 놓은 조그마한 거울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쉼터는 주민들의 관심으로 알차게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좀 더 오르고 내리기를 하다 보니
차 타고 지나가면서
한 번씩 봤던 구름다리가 나왔습니다.
이 구름다리에 서서 멀리 내려다보면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시원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일출과 일몰을 이곳에서 봐도 멋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봉서산을 거닐면서 좋았던 곳 중에
하나는 바로 이곳입니다.
토끼풀이 드넓게 자라고 있었고
수레국화, 금계국 등 꽃들이 피어있었고
그 위로 나비들이 날아다니고 있었고
푸른 하늘도 잘 볼 수 있었고
쉬어갈 의자와 정자까지 완벽했습니다.
정자를 지나 조금만 더 올라가다보면
봉서산 정상에 도착인데요,
봉서산의 높이는 158.1m입니다.
그래서 정상까지 가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늘이 너무 예쁜 날이어서 좀 더 높은 곳에서
하늘을 보려고 산에 오른 것이었는데,
정상에서는 사방이 나무들로 막혀있어
멋진 뷰를 보기 힘들었습니다.
정상은 공간이 좁아 쉬어가기 아쉬웠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정자가 나오더라고요.
정상보다는 이곳에서 쉬어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그 정자를 따라 조금 더 내려가면 쉼터가 나오는데,
이곳이 모든 등산로들이 만나게 되는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에 쓰여 있던 글귀를 마음에 다시 새기며
다른 길로 걸어가 보았어요.
배드민턴장이 나오기도 했고
자연생태학습장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온 김에 한 번 가보자 하고 길을 따라 들어가 보았는데요,
계절 별로 꽃과 나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조용히 명상을 즐기기에도 좋아 보였습니다.
한 번씩 들리는 부시럭 부시럭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면 그곳에 새가 있기도
했고 하늘다람쥐가 있기도 했습니다.
생태학습장 데크길을 걷고 있을 때에는
그 아래로 고라니 한 마리가 재빠르게 지나가는 바람에
깜짝 놀라기도 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데크길 아래에서 얌전히 쉬고 있던 고라니가
제 발걸음 소리에 놀라 달아난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출발지에서 정상까지 20분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구석구석 돌다 보니 2시간을 넘게 봉서산에서 머물게 되었지만
'가볍게 오르기 좋은 산'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체력이 떨어지는 여름,
시원한 봉서산에 올라가 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