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산책 - 갈미문학공원&황톳길

장마보다 긴 우기로 인해 가을을 통째로 잃어버리는 건가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여분의 가을은 본연의 모습으로 남겨 두었나 봅니다.

높고 푸른 하늘, 선선한 공기, 적당히 눈부신 햇살...

산책을 부르는 가을, 휴일을 맞아 동네 공원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휴일에 커피 한 잔 손에 들고 가끔 산책하던 갈미문학공원.

황톳길도 조성되었다는 소식을 듣긴 했지만 직접 방문한 적은 없었던지라

겨울이 오기 전 이곳도 함께 찾았습니다.

갑자기 쌀쌀해진 날씨 때문에 시민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화창한 날씨 덕분인지 여러 분이 황톳길 체험을 하고 계셨습니다.

최근 의왕시에 황톳길이 여러 군데 조성되고 있다고 들었는데,

맨발로 흙을 밟을 일이 거의 없는 현대인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라 생각됩니다.

갈미문학공원 황톳길은,

주어진 공간에서 조금이라도 길게 걸을 수 있도록 s자 모양으로 조성되어 있었습니다.

편도로 길게 길을 만들어 놓아 한 텀을 도는데 제법 많은 걸음수를 채울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걸을 때에는 체험하는 사람들이 같은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데

황톳길 앞에 어느 쪽 방향으로 걸어야 하는지 표시도 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장점은 지붕이 꼼꼼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비가 오는 날에도 젖지 않고 황톳길 체험을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황톳길 바로 옆에는 ‘황토볼장’이 있는데

황토로 된 작은 알갱이가 마치 구슬 아이스크림처럼 담겨져 있는 곳입니다.

이 곳을 이용할 때는 황톳길에서 묻은 황토를 옆에 마련된 세면장에서 먼저 씻어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바로 옆에는 앉아서 황토 체험을 할 수 있는 황토풀장?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곳을 사용하실 때도 유의할 점이 있는데,

황토가 발에 묻은 채로 나가면 풀에 있는 황토가 유실될 수 있기에 비치된 긁게로 제거한 후 나가야 합니다.

아주 조금은 번거로울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야

좋은 시설들을 오래 사용하고 관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황톳길과 황토볼, 황토풀 등 다양한 감촉의 황토 체험을 한 후 세면장에서 발을 씻고 주변을 둘러봅니다.

바로 근처에는 ‘맨발길 쉼터’라 이름 붙여진 자갈 밭위의 작은 쉼터도 보입니다.

테이블과 의자가 마련되어 있어 이야기를 나누거나 간단한 간식을 먹을 수도 있습니다.

황톳길 이외에도 갈미문학공원에는 여러 시설들이 있습니다.

지나갈 때는 아주 작은 공원처럼 느껴지지만 안쪽으로 거닐다 보면 아기자기한 여러 시설들이 갖추어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농구코트도 보이고, 여러 활동을 할 수 있는 광장 한 쪽에서는 그들만의 리그를 치르는 야구 꿈나무들도 보입니다.

그 주변으로는 가벼운 운동을 할 수 있는 운동기구들이 있고 옆으로는 맨발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맨발길은 마사톳길로 약 250m 정도의 길이입니다.

맨발길을 따라 올라가거나 다른 쪽으로 난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자쉼터가 나오는데,

이곳으로 올라오면 각기 다른 목적으로 이 곳을 지나는 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맨발길을 체험하시는 분,

황톳길을 체험한 후 잠시 들르시는 분,

정자 근처에 있는 운동기구를 이용해 운동하시는 분들,

모락산 둘레길을 걷는 분, 모락산에서 산행을 하고 내려오시는 분들,

그리고 저처럼 잠시 동네 산책을 나와서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는 분들...

각자의 취향대로 가을을 즐기는 모습들입니다.

주변 도로에 낙엽들이 조금씩 더해져 가는 것을 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거리가 노랗고 붉게 물들것 같습니다.

공원을 나와서 바로 길 건너에 있는 카페에 들렀습니다.

다소 쌀쌀해진 날씨 때문인지 따뜻한 차 한 잔이 절로 생각났습니다.

남은 가을,

주변의 공원들을 산책하면서 자신만의 가을을 느껴보는 것도 꽤 괜찮은 가을나기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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