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대왕교는 나무와 와이어로 만들어 1978년 선보인 출렁다리

1995년 두번째 대왕교(중로아치교), 2016년부터 현재의 대왕교(상로아치교)

요즘 많은 분들이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에 출렁다리를 보러 오시는데요.

대왕암공원 출렁다리가 개통(2021. 7. 15. 개통)되기 43년전인 1978년부터 1995년까지 대왕암공원에 이미 출렁다리가 있었다는 것은 알고 계신 분은 거의 없습니다.

이제부터 대왕암공원의 상징이자, 출렁다리 개통전에는 대왕암공원 내 유일한 교량이었던 대왕교의 역사를 이야기 해 드리고자 합니다.

2016년 초부터 이용중인 현재의 대왕교. 세번째 대왕교이다.

대왕암공원 해맞이광장(매년 1월1일 해맞이행사가 열리는 곳)에서 대왕암(용추암)을 연결하는 대왕교는 현재 이런 모습인데요~

(길이 50m, 폭 2.5m, 총 무게 57톤으로 교량 상판 아래에 아치가 있는 ‘상로아치교’ 디자인입니다). 이 다리는 2015년 말에 설치되어 2016년 초부터 이용중입니다.

그러면, 그 전에는 대왕교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지난 2020년 가을, 동구청 미디어홍보팀에 한 어르신이 오래된 사진을 들고 찾아오셨습니다. 동구 화정동에 사시는 박상규 씨가 자신이 최초의 대왕교를 직접 만들었다며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셨습니다.

1970년대 후반까지 대왕암은 건너갈 수 없는 섬이었습니다. 다리가 없어 통행이 불가능했는데, 대왕암공원 일대에 해안경비업무를 보던 군부대가 현대중공업 측에 대왕암으로 들어가는 다리를 놓아달라고 요청했다고 합니다.

최초의 출렁다리 모양 대왕교를 설치장면. 바닷바람 험한 곳에서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다고 한다.

철 구조물 분야에서 꽤나 이름있던 기술자였던 박상규씨가 작업반장을 맡고 신승숙·차운명·박진근·차응옥 씨 등 총 6명으로 작업팀을 꾸렸습니다. 자재는 현대중공업에서 제공해 주고 작업팀은 일당을 받기로 하고 1977년 10월부터 1978년 3월까지 4개월간 최초의 대왕교를 만들었습니다.

바닥은 목재(나왕)를 쓰고 철근은 골리앗크레인에 쓰이던 와이어를 사용해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다고 합니다. 양쪽을 와이어로 연결한 뒤 바닥에 나무판을 깔아서 만든 ‘출렁다리’였는데 바람이 불면 다리가 흔들거려 그야말로 ‘스릴만점’이었다고 합니다.

1978년 완공된 최초의 대왕교. 나무와 와이어로 만든 출렁다리였다.

출렁다리로 만들어진 최초의 대왕교는 완성되자마자 ‘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작업자들에게는 ‘재주꾼’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졌고, 구경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 바람에 10명씩 나눠 다리를 건너게 했다고 합니다.

박상규 씨는 “고난도 작업인데다 한겨울에 바람 많이 부는 야외에서 전부 손으로 작업하느라 작업반원들이 정말 많이 고생했다. 지금 대왕교가 동구의 관광명소로 널리 사랑받고 있는데, 이 다리를 최초로 건설한 사람들의 노고도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며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 출렁다리 대왕교는 이후 1995년 현대중공업이 ‘중로아치교(아치가 다리 중간까지 올라오는 교량)’ 디자인으로 새로 놓을 때 까지 17년간 사용됐습니다.

<나머지 이야기는 2편에서~>

글 : 김명지(울산동구청 미디어홍보계, 대왕암소식지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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