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엔 유독 제주도에 비가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모처럼 여행을 왔는데 비가 온다면? 여러분은 어디로 가시나요?

많은 분들이 실내 여행지로 발길을 돌리는데요.

그리 심한 비만 아니라면 비옷 입고 숲속을 거니는 게 오히려 더 운치 있고 멋진 여행이 될 수 있답니다.

블로그기자단 라라는 지난달 친구들이 여행을 왔는데, 갑자기 비가 와서 살짝 당황했지만

약천사~서귀포치유의숲~엉또폭포~서귀포매일올레시장으로 하루 일정을 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었답니다.

아침부터 오던 비가 다행히 오후에는 좀 잠잠해진 것도 한 몫 했지만,

비와 함께 즐기는 여행은 더더욱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아요.

이제 며칠 있으면 장마철이 시작되는데,

비가 오더라도 서귀포 곳곳에서 행복한 여행의 추억을 쌓아보는 건 어떨까요?

1. 약천사, 동양 최대 규모의 대적광전

비가 오니 느지막이 아침식사를 하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중문 근처 대포동에 위치한 약천사에요.

약천사는 동양 최대 규모의 대적광전으로 유명하고, 또 하늘로 쭉쭉 뻗은 야자수 덕분에 독특한 운치까지 자아내지요.

대적광전의 건물 높이는 무려 29m에 달한다고 합니다.(건물로 치면 4층 높이)

약천사의 주불인 비로자나불도 높이가 480cm, 너비 340m로 국내 최대 규모의 목조좌불이라고 해요.

왼쪽에는 약사여래불, 오른쪽엔 아미타불이 모셔져 있어요.

약천사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된 사찰은 아닌데요..

대적광전이 건립된 게 1996년으로, 당시 1981년 주지로 부임해온 혜인에 의해 불사가 크게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찰 내에는 조선시대 임금인 문종과 현덕왕후, 영친왕, 이방자 여사 등 4인의 위패도 모셔져 있다고 하네요~~

건물이 웅장하다보니 안으로 들어가면 2층,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 계단도 있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수만 가지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불상이 있고, 벽면으로는 스토리가 있는 불화도 이어진답니다.

계단을 오르며 그림을 하나씩 보다보면 어느새 스토리 속에 푹 빠져들지요~~

대적광전을 나와 오른편으로는 오백나한전이 자리하고 있고,

대적광전 뒤편으로 돌아가면 불사리탑과 굴법당도 있으니 한 번씩 들러보세요.

대적광전 정면으로는 왼쪽에 범종, 오른쪽에 법고가 자리하고 있는데요..

법고 바로 아래 템플스테이 접수를 받는 안내소에 들르면 108염주를 만드는 체험(비용: 1만원)도 할 수 있어요.

체험은 30분 정도 소요되니 잠시 짬을 내 나만의 108 염주를 만들어보는 것도 좋답니다~~

약천사는 서귀포에서 유일하게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이기도 하니 참고하세요~

(제주도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는 사찰은 백제사, 관음사, 금룡사 등 제주시의 3곳과 약천사 총 4곳)

2. 서귀포 치유의숲, 비와 함께 제대로 힐링!

비는 간간이 흩뿌리지만 약천사에서 여유롭게 오전을 보내고 점심식사를 한 후에는 서귀포 치유의숲으로 향했어요.

치유의숲은 예약을 해야 하는 곳이라 원래 다음날 오전 일정으로 예약을 하고 차롱도시락도 맛볼 계획이었는데,

비로 인해 일정을 하루 앞당기는 바람에 차롱도시락은 포기하고 치유의숲만 돌아보기로 했어요.

생각보다 많은 비 때문인지, 치유의숲을 찾은 사람은 우리 외에 딱 한 팀 정도밖에 없었답니다.

치유의숲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이끼를 가득 품고 있는 검은 현무암, 덩굴 숲,

그리고 함몰지가 많은 제주만의 원시림인 곶자왈숲과 달리 내륙의 숲들과 비슷한 모양이에요.

하지만 숲 안으로 들어가면 높이 자란 편백나무 숲이 우거져 있어 피톤치드를 마음껏 마시며 마음까지 싱그럽게 힐링할 수 있답니다.

숲의 전체 규모는 174ha, 약 52만 6,350평이라고 해요.

숲길은 코스를 나눠 여러 개로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요.

치유의숲 숲길의 끝지점인 시오름까지는 총 15km 정도라니 하루정도 시간을 내 숲길만 걸어봐도 좋답니다.

오전에 비가 좀 잠잠해지는듯 하더니 치유의숲에선 또다시 양이 많아져서

이날은 약 2km 정도에 달하는 가멍오멍 숲길만 가볍게 걸어봤어요.

편백나무 침상에 누우니 촉촉히 내리는 빗소리와 더불어

새소리, 바람소리, 그리고 은은한 편백나무 향까지 어우러져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았답니다.

치유의숲은 평일 90명, 주말 180명까지로 예약이 제한되니 참고하시고요.

해설사 없는 자율탐방도 가능(예약 필수) 하지만

산림치유 프로그램 또는 숲길힐링 프로그램을 신청해 참여해보는 것도 좋답니다.

산림치유프로그램은 해먹체험, 걷기명상, 산림족욕까지 산림휴양해설사를 따라

3시간 정도 숲에서 오감을 느껴보는 체험 프로그램이에요.

치유의숲을 들른다면 제주 전통음식으로 차려낸

차롱도시락도 꼭 놓치지 마세요~~

치유의숲 차롱도시락

3. 엉또폭포, 큰 비가 와야만 볼 수 있는 신비의 폭포

엉또폭포는 평상시에는 말라 있다가 산간지역에 70m 이상의 비가 온 후에만 장엄한 폭포수를 드러내는 폭포로 유명합니다.

전에는 제주올레 7-1코스가 엉또폭포 아래로 지났었는데 폭포 전망대가 설치된 이후로는 우회하는 경로로 바뀐 듯 하네요.

하.지.만.

여행 당일 비가 오고 있다고 해서 엉또폭포에 들렀다가는 낭패를 볼 수도 있답니다~~

바로 전날 큰 비가 와야 비로소 웅장한 폭포를 보여주니까요.

블로그기자단 라라가 엉또폭포에 들른 날은 바로 전날 큰 비가 와서 한라산이 입산통제된 날이었는데요..

입산통제까지 될 정도라면 어느 정도 비일지 대략 가늠이 가시겠지요?

예상대로 엉또폭포가 세찬 물줄기를 뿜어대고 있습니다.

이날 이후에도 한 번 더 엉또폭포를 찾았었는데요.

이틀 전날 많은 비가 오고 하루 전날은 맑음,

그리고 다시 비가 오길래 일부러 발걸음을 했는데 폭포수는 커녕 물 한방울도 보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어요~~

그러니 꼭 비의 양을 잘 가늠하고 가셔야 한답니다.

엉또폭포지킴이를 자처하시는 무인산장에서 관광객들이 헛걸음하지 않도록 CCTV까지 설치했다니

아래 엉또폭포 실시간 영상을 미리 참고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엉또폭포는 비올 때 폭포수도 장관이지만 제주 자생 식물들의 보고이기도 하답니다.

때죽나무, 팽나무는 물론이고, 말오줌때, 사스레피, 산유자, 솔비나무, 아왜나무, 모새 등 다양한 식물들이 계곡을 따라 자리하고 있어요. 식물에 관심이 있다면 어떤 식물들이 자라지는지도 한 번 들여다보세요~~

4. 서귀포매일올레시장, 입맛 당기는 먹거리가 가득~~

이날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서귀포매일올레시장입니다.

온갖 먹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서귀포의 상설시장이지요.

비가 와서 그런지 시장 안에 사람도 정말 많았답니다.

기념품샵도 많이 생겨서 여행 후 누군가에게 줄 선물을 찾는다면 올레시장만 한 바퀴 돌아봐도 된답니다.

자주 들르는 시장이지만, 그래도 시장 구경은 언제 해도 늘 재미가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더 활발해지는, 서귀포의 핫한 명소인 매일올레시장은 비가 오는 날이 아니더라도 꼭 가봐야 할 곳 중 하나이지요~~

관광객들은 주로 퓨전 먹거리를 사지만, 라라는 올레시장에 오면 손두부와 족발을 자주 산답니다.

국산콩으로 만든 손두부는 따뜻할 때 그냥 먹으면 고소함이 그만이에요.

마트에서 사는 두부와는 비교할 수가 없답니다~~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는 온갖 먹거리가 풍성한 야시장도 열리니 참고하세요~~

약천사부터 서귀포치유의숲, 엉또폭포, 그리고 서귀포매일올레시장까지..

비오는 날 꽉찬 하루 여행코스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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