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정원이 아름다운 사찰 보탑사 산사의 봄
진천읍 연곡리에는 정원이 예쁜 보탑사가 있습니다. 각각의 건물 주변으로 예쁜 꽃이 식재되어서는 계절마다 많은 꽃들이 피고 집니다. 3월 말에 찾은 사찰은 개나리와 산수유, 목련 등이 만개하여서는 아주 화사한 풍경이었습니다. 한순간에 달려온 2023년의 봄을 조용히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보탑사를 찾아보아도 좋겠습니다. 진천읍 연곡리는 도덕봉, 약수봉, 옥녀봉 등 아홉 개의 봉우리가 병풍처럼 펼쳐져 있어 마치 한 송이 연꽃이 피어난 모습처럼 아름다워 예부터 연곡리라 불리었다 합니다.
진천의 보탑사는 고려 시대 큰 절이 있었다 전해지는 연곡리 절터에 자리 잡았습니다. 1996년 지광, 묘순, 능현이 창건한 비구니 사찰로 대목수 신영훈이 3년에 걸쳐 완공하였다는 삼층 목탑을 중심으로 지장전, 영산전, 산신각 등으로 구성되었네요. 보물 제404호로 지정된 고려 시대 석비인 진천 연곡리 석비도 있으며 만뢰산 자연생태공원, 김유신 탄생지, 연곡계곡도 가깝습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 보호수 느티나무 맞은편으로 사천왕문을 지납니다. 일주문을 대신하여 불계와 인간계의 경계선 역할을 하네요. 이어 석축을 쌓은 계단 위로 범종각과 법고각이 좌우로 웅장하게 서 있고 넓게 다져진 평지에 각각의 전각들이 이어집니다. 만뢰산 능선 아래로 포옥 안긴 사찰은 방문객들의 마음까지도 여유롭게 합니다.
사찰 한가운데 보탑사의 상징인 3층 목탑이 우뚝 솟았습니다. 목탑이자 사찰의 주불전으로 1층에는 동서남북으로 약사여래, 아미타여래, 석가여래, 비로자나불이 모셔진 사방불전입니다. 불자라면 네 분 부처님게 참배하며 한 바퀴를 돌게 되는 구조입니다. 우리나라 불교역사에서 가장 우수한 불교 문화재로 평가받는 황룡사 9층 목탑을 모티브로 완성되었다는 사찰은 아주 웅장하면서도 아름답습니다.
또한 실내는 3층 구조로 1층 사방불전 2층은 대장전 , 3층은 미륵삼존을 모신 미륵전입니다. 한 바퀴를 돌면 경전을 한번 읽는 효과가 있다는 윤장대, 2층과 3층 사이로는 인도, 중국, 일본, 우리나라까지 목탑의 연원을 보여주는 사진자료도 전시됩니다. 삼층 목탑의 높이는 108척, 32.7m이며 전체 높이는 54m이네요. 높이 108척은 백팔번뇌를 의미하기도 하였습니다. 3층까지 오르는 동안 그닥 높이감이 느껴지지 않았음에도 긴장해서였던 듯 다리가 후들거립니다. 부끄럽게도 미륵삼존을 향해 108배를 드리는 분도 계시네요.
잠시 예를 올리고 물러나서는 사찰의 봄을 즐깁니다. 정원이 잘 가꾸어진 사찰은 공양 또한 꽃으로 올려지네요. 목탑 초입으로 꽃 공양소가 있고 아름다운 화단이 꾸며졌으며 돌단풍, 할미꽃, 복수초, 탑꽃 등 다양한 봄꽃들이 피었습니다.
와불 열반적정상이 모셔진 석조전입니다. 톡, 톡, 톡 ~ 팝콘 터트린 형태의 산수유가 드리워져서는 부처님 앞까지 봄이 깊어졌습니다. 산수유의 상큼함에 마음이 설렜다가는 부처님의 편안하면서도 온화한 모습에 마음이 저절로 편안해집니다.
멋스럽게 서 있는 소나무 돌계단을 지나 산신각이 있습니다. 귀틀집 형식입니다. 바깥에서 볼 때와 달리 너른 공간에는 연꽃 장식 사이로 산신님이 모셔졌네요.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1996년에 창건된 사찰은 짧은 역사를 극복하는 아름다움이 있었습니다. 목조 건축의 예술을 보여주는 삼층 목탑, 산간지역의 독특한 가옥인 귀틀집이 대표적입니다.
영산전은 부처가 500명의 비구들에게 설법하던 모습이 재현되었습니다. 한가운데에 부처가 모셔져있고 수려한 강산을 배경으로 설법을 듣는 비구 조형물이 빽빽하게 이어지네요. 형태도 모습도 표정도 모두 제각각으로 한참을 둘러보게 됩니다.
전각과 요사채 사이로는 작은 미니정원도 있습니다. 산기슭으로 진달래와 수선화가 피었으며 미쳐 이름을 알 수 없던 꽃들도 피어서는 꽃구경 삼매경에 빠져드네요. 화려한 전경에 오고 가던 모든 사람들이 사진을 담는 포토존이었습니다. 그 맞은편으로 미선나무, 목련이 호위하는 진천 연곡리 석비가 있습니다.
거북 받침 위에 비몸을 세우고 비머리를 얹은 일반형 석비로 비문이 없어 백비라고도 불립니다. 거북 모양의 받침돌은 얼굴 면이 손상되어 말머리같이 되었고 앞 발톱은 파손되네요. 비 머리에는 아홉 마리의 용이 여의주를 물려고 하는 모습이 사실적으로 표현되었습니다. 비석의 형태가 고려 시대 초기 양식으로 고려 시대 석비로 추정되고 있었습니다.
연곡리 석비에서 건너다본 사찰은 화사한 봄꽃이 어우러져 더욱 아름다워졌습니다. 미선나무가 만개하였고, 목련도 막 피어나서는 순백의 봄빛이 완성되었습니다. 지면에서 가깝게 피어난 형형색색의 봄꽃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었습니다. 보탑사는 현재 봄꽃들이 피어나며 더욱 화려해졌습니다. 사색을 즐기는 조용한 봄맞이로 찾아보셔도 좋았습니다.
진천 보탑사
충청북도 진천군 진천읍 김유신길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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