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창원 대표사찰 성주사 & 황토곰숲길
5월은 4월초파일이 있는 달입니다. 부처님 오신 날을 맞이하여 불모산 자락에 위치한 천년고찰 성주사를 찾았습니다. 성주사 주변에는 숲속나들이길과 황토곰숲길이 있어 봄을 즐기는 사람들로 넘쳐났습니다. 봄의 소리가 가득한 성주사에서 경건한 마음으로 기도도 하고 조용히 산책하면서 휴식을 취해 볼까요?
주차를 하고 돌아서니 진입로에 불모산 성주사라고 적힌 비석이 우리를 반깁니다. 대부분 사찰의 이름 앞에는 그곳에 위치한 산 이름을 붙이기 때문에 여기가 불모산 자락임을 알 수 있습니다. 불모산은 창원시와 김해시가 걸쳐 있고 금관가야의 시조 김수로왕의 부인 허황옥이 일곱 아들을 이곳에 입산시켜 승려가 되게 하였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불모산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창원시의 남산천과 남천으로 흐른다고 합니다.
절에 들어가기 위한 첫 번째 산문 일주문에 들어서니 마음이 경건해 집니다. 일주문은 부처님이 상주하는 세계와 세상과의 경계 표시를 나타냅니다. 일상이 힘들어 마음의 번뇌가 있을 때 산문의 일주문을 지나면 마음의 세속적인 일들이 정화되고 평화로 연결된다는 의미를 지닌다고 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사찰로 들어가는 조붓한 길에도 오색 연등이 달려 있습니다. 이 연등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어두운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결이 너무 좋다." 연신 감탄사를 쏟아내며 연두 빛 세상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들 틈으로 슬며시 스며듭니다.
초입에서 만난 작은 연못에는 수령이 오래된 나무들이 뿜어내는 맑은 공기를 벗 삼아 수생식물이 자기만의 길을 내고 있습니다. 곧 꽃을 피워낼 연잎도 자리를 잡고, 벌써 꽃을 피워낸 노랑꽃창포는 연등처럼 세상을 밝히고 있는 것 같습니다.
김해 금관가야 김수로왕이 여기에서 물을 마셨다는 어수각입니다. 그 기를 받아 감로수 한 모금으로 목을 축여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온 물병에 물을 담기도 하고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을 엿 볼 수 있습니다.
어수각이라는 글자가 보이나요?
성주사 주변에는 유난히 돌탑이 많이 눈에 들어옵니다. 돌의 모양새가 일정하게 평평한 것도 아닌데 서로의 무게를 지탱하는 정교함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그건 아마도 온 힘을 끌어 들여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하나 쌓아 올렸던 간절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떤 세찬 비바람에도 끝끝내 무너지지 않고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돌의 원동력은 운이 되어 원했던 일들이 술술 잘 풀리기를 염원합니다.
입구에서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제 267호로 등록된 1783년에 제작된 조선시대의 동종을 마주 합니다. 전체적으로 문양의 조각 수법은 조잡하고 표면은 거칠지만 조선시대 동종의 제작 기법이라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성주사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흰 코끼리와 곰이 천왕문을 지키고 있습니다. 곰절로 불리기에 곰이 있는 이유는 알겠는데 코끼리는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불교에서 흰 코끼리는 신성함의 상징으로 석가모니 어머니 마야부인이 석가모니의 태몽으로 6개의 상아가 달린 흰 코끼리가 옆구리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고 합니다.
천왕문을 통과하니 더 멋진 연못이 우리를 반깁니다. 연못 주변에는 돌담장과 누각을 배치하고 식물과 분수가 어우러져 더 풍요로운 봄의 기운을 선물합니다.
한국의 정서 기와와 돌담은 고향에 온 것처럼 소담하면서 정겹기만 합니다. 일상의 무탈을 염원하며 33개의 돌 계단을 한 계단씩 오릅니다.
이 돼지 석상 한 쌍은 무슨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요? 대웅전 앞산이 뱀의 형상을 하고 있어 뱀으로부터 절을 지키고자 돼지 석상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천년고찰 성주사는 통일 신라 시대의 승려 남혜 화상 무염국사를 기리기 위해 835년 (흥덕왕 10년)에 창건한 절입니다. 성주사는 '성인이 머무는 절' 이라는 뜻으로 성인은 무염을 일컫는다고 하네요. 성주사가 '웅신사' 또는 '곰절' 로 불리는 이유는 임진왜란으로 절이 모두 소실 된 후 다시 절을 짓기 위해 옛 절터에 쌓아둔 목재를 밤사이 곰들이 지금의 절 자리에 옮겨놓았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전란으로 소실되었던 성주사는 선조 37년에 중건되었고, 숙종 7년에 한 차례 더 증수되었습니다. 이후 1980년대와 1990년대에 대규모 불사가 이루어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성주사 경내의 주요 전각은 대웅전, 관음전, 지장전, 영산정, 삼성각 등이 있으며 보물로 지정된 목조 석가여래 삼불 좌상과 감로왕도를 비롯하여 여러 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님들의 생활공간인 안심료, 스님들이 설법을 듣고 공부하는 설법전, 사무실, 공양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제 성주사 경내를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앞마당에는 부처님 오신 날을 준비하는 오색 연등이 어둠을 환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가족의 건강과 무탈한 한 해를 보내게 해달라고 두 손 모아 합장합니다.
절에 오면 사람들이 가장 먼저 발걸음을 놓는 대웅전입니다. 조선후기 건축양식을 간직하고 있으며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134호입니다. 대웅전은 세상의 번뇌를 벗어나 깨달음을 얻어 해탈에 이른 부처님은 가장 위대한 인물이라는 의미로 대웅이라고 한다고 합니다. 성주사 대웅전에는 후불탱화를 배경으로 가운데 석가모니불 주불로 하여 좌우에 아미타불과 약사여래불을 모시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건축양식인 목조건물의 고즈넉하고 단아한 운치를 그대로 담고 싶은데 연등으로 덮여있어 문양의 아름다움을 한 컷 담아봅니다.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25호인 성주사 삼층석탑입니다.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양식을 계승하고 있으며 고려시대의 탑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소원을 빌며 탑돌이를 하듯 소망지가 가득 달려 있습니다.
영산전에는 총 25구의 불상이 봉안되어 있으며 석가삼존상, 십육나한상, 천부상, 동자상, 사자상 등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창원 성주사 석조 석가삼존 십육나한상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500호입니다. 불단 중앙에는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두건을 쓴 제화갈라보살과 보관을 쓴 미륵보살로 구성된 삼존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이 구성은 각각 현세불, 과거불, 미래불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삼성각은 산신, 칠성, 독성을 모시고 있습니다. 삼성은 각각 재물과 수명과 복을 관장하는 존재로서 전각은 보통 사찰 뒤쪽에 자리하며, 각 신앙의 존상과 탱화를 모시고 있다고 합니다.
성모불교대학당에서는 보름을 맞이하여 기도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력을 다해 예불을 올리고 있는 모습이 정성스럽고 엄숙합니다.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소원하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봅니다.
중생을 구원해 주는 지장보살을 모시고 있는 지장전은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 501호입니다. 지장전에는 감로왕도가 모셔져 있으며 보물 제 1732호입니다. 감로왕도는 이로운 이슬과 같은 부처의 가르침으로 지옥에서 고통 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모습을 그린 불화입니다. 감로왕도는 원래 대웅전에 모셔져 있었으나 2009년에 지장전을 새로 지으면서 이곳 지장전으로 옮겨 왔다고 합니다.
지장전 옆에는 성주사 진신사리탑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리란 수행의 결과로 생기는 구슬 모양의 유골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를 진전사리라고 합니다. 1993년 스리랑카 국립대학 총장 바지라 장로께서 부처님 진신사리 8과를 소장하던 중 호랑이가 나타나 사리 2과를 동방으로 이운하라는 꿈을 꾸셨다고 합니다. 이에 사리 2과를 기증해 주셔서 1994년에 사리탑을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이곳은 공양간(향적단)입니다. 우리 고유의 전통 장이 숨 쉬고 있는 항아리만 봐도 그 맛이 지레짐작이 갑니다. 4월 초파일이면 이 공양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맛있는 비빔밥을 먹으로 한 해의 무탈을 기원하겠지요.
성주사의 모든 업무를 도맡아 하는 종무실입니다. 성주사에서 전하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러 오세요!
이제 황토곰숲길로 걸음을 옮겨봅니다.
황토곰숲길로 가는 길에 만난 애기단풍의 푸르름이 어찌나 싱그로운지 발걸음이 절로 멈추었답니다. 겨우내 앙상한 가지로 죽은 듯이 서 있는 나무에 피어난 새순은 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비가 온 후라 계곡물이 물꼬를 터 시원한 폭포만큼 시원한 청량감을 줍니다. 솔솔 바람소리 좋고 물소리 좋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을 듯합니다.
곰숲 템플스테이로 나를 찾는 행복여행 중인 사람들도 한 컷 담아봅니다. 템플스테이 한 번 참여해 보고 싶었는데 조만간에 나를 찾는 행복여행에 동참 할 것을 약속합니다.
회귀형 숲길 코스는 성주사입구(현 위치)-숲속나들이길(1.5km)-갈림길-곰숲길(440m)-황토곰숲길(460m)- 성주사입구(현 위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총 2.4km로 1시간 정도 걸립니다.
오늘은 황토곰숲길만 선택해서 걸어봅니다. 왕복 20분 정도 소요되며 맨발로 황톳길을 숲에서 즐길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황토 위에 맨발 걷기 운동은 발과 발목을 비롯한 하체의 신경계를 자극하여 체력을 강화시킬 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균형을 유지하고 민첩성을 키워준다고 합니다.
연인끼리, 가족과 함께, 친구와 둘이서, 혼자서 걷는 사람들을 따라 저도 동참해 봅니다. 맨발이 황토에 닿는 순간 온 몸이 전율하듯 피로가 말끔히 씻기어 내려가는 느낌입니다. 숲이 주는 청량함과 함께 황토곰숲길에서 맨발 걷기 너무 추천하고 싶은 곳입니다.
걷다가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가 있어 안성맞춤입니다.
일상을 나누며 다정하게 발을 씻고 있는 모습이 참 정겹습니다. 신발장도 있고 세면대도 있으니 마음껏 걸으며 건강도 챙기고 힐링하시기 바랍니다.
성주사는 불모산 자락이라 산세도 아름다울 뿐 아니라 절이 갖추어야 하는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나 다양한 전설과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어 역사의 현장을 찾은 느낌입니다. 더불어 성주사 입구에 회귀형 숲길이 있어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머무는 명소입니다. 4월 초파일을 맞이하여 성주사에 들러 가족의 안녕도 염원하고, 황토곰숲길을 맨발로 걸으며 건강을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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