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청주 미래유산 건축물 탐구, 청주제일교회와 천주교 내덕동성당
지난 2023년 1월 청주시가 시민들의 의견을 통해 후보에 오른 유산 139건 가운데
심사를 거쳐 선정 발표한 미래유산 23건 중 건축물은 11개소입니다.
그중 오늘은 개신교 예배당으로 충북에서 가장 오래된 청주제일교회와 천주교 내덕동성당 두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에 기여한 청주제일교회’
청주시 상당구 상당로에 위치한 청주제일교회는 1904년에 설립된 유구한 역사를 지닌 개신교회입니다.
충북도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육거리전통시장 근처에 있습니다.
청주제일교회는 충북 지역 선교에 크게 공헌한 것뿐 아니라,
이 지역 최초의 신식 교육기관인 청남학교와 세광중, 고등학교를 설립하여 인재 양성과 지역 발전에 크게 기여하였습니다.
충북 최초의 선교지도자인 밀러(F.S.Miller)에 의해 청주읍교회로 출발한 청주제일교회는
일제강점기인 1939년에 교회 건물을 중앙 첨탑형 고딕식 벽돌 건물로 신축하였으며
6.25 전쟁 중인 1950~52년에 증축한 건축사적으로 의미 있는 건물로 평가되어 청주 미래유산으로 선정된 것입니다.
그래서 청주제일교회 마당에는 준공석이 두 개가 있습니다.
청주제일교회는 벽돌 제작부터 감독까지 한국인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청주제일교회가 소속된 한국기독교장로회에서도 청주제일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공인하고
교회당을 보존하기 위해 ‘총회유적교회’로 지정하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청주제일교회 교회터는 조선 말기 청주 진영(鎭營) 영장(營將)의 관사가 있던 곳으로
천주교인들의 순교터이기도 합니다.
1866년 병인박해 때 이곳 진영에서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를 당했는데 그중 복자 오반지 바오로 순교지로 유명한 장소입니다.
1892년 한국으로 파송된 청주지역 최초의 개신교 선교사인 민노아(閔老雅, F.S. Miller)는
자신이 태어나던 해에 이 땅에서 벌어진 병인박해의 참상을 남다르게 생각하면서,
1905년 남문 밖에 있던 청주제일교회를 바로 그 청주 진영 순교지로 이전하게 됩니다.
천주교 순교지 위에 개신교가 세워지게 된 것이지요
현재는 교회가 들어서 있지만 가톨릭 입장에서는 순교지이므로
2017년 천주교 청주교구에서는 청주제일교회의 협조와 배려로 순교터를 조성하고 기념 표지석을 이곳에 세우게 되었습니다.
청주제일교회가 인정받는 역사적 사실은 바로 망선루 보존을 위해 노력한 점입니다.
고려시대에 세워진 목조건물인 망선루가 1921년 일제에 의해 헐리게 될 위기에 놓이자,
독립운동가이며 청주청년회 회장이었던 청주제일교회 김태희 장로를 중심으로
교회와 시민의 노력으로 1923년 현 청주제일교회인 청주읍교회로 이전 복원하게 됩니다.
이후 망선루는 청주지역 최초의 근대적 교육기관으로 사용되었으며 민족운동과 교육운동, 사회문화운동의 중심지로 자리 잡게 됩니다.
오래된 망선루의 보수와 관리를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교회 부지 일부와 건물을 매각하는 등 망선루 보존을 위한 큰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건물 붕괴 위험이 심각해지는 데다가 도로에 너무 근접해 있다 보니 각종 공해와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목조건물로 인한 화재 위험성으로 인해 지금의 중앙공원으로 이전하게 된 것입니다.
그 밖에도 청주제일교회에는 많은 문화재가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세워진 로간부인 기념비는 한자 없이 순수하게 한글로만 기록된 충북 최초 순수 한글비로 의미가 큽니다.
건물 벽면에 6.25 동란 때 총탄 자국으로 보이는 흔적도 있습니다.
청주제일교회는 새로 신축한 본당 건물에 역사적 사실들을 기록하여 전시해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그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동서양이 절충된 건축양식 청주 내덕동 주교좌성당’
청주지역에 있는 성당들은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어 모두 한 번쯤 가볼 만한 곳입니다.
그중 내덕동 성당은 한옥 느낌이 나면서도 동서양이 절충된 수려한 모습과 함께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성당입니다.
옛날 밤고개라 불리던 청주 시가지 북쪽 야트막한 경사로를 따라 올라가면 예스럽고 장중한 붉은 벽돌 건물을 만나게 됩니다.
1957년 제임스 파비 주교에 의해 성당 설계와 건축이 추진되었고
한국인 시공자에 의해 지어져 1961년 완공 봉헌식을 했으며 1962년 청주교구가 분리되면서 주교좌성당이 되었습니다.
주교좌성당이란 교구의 중심 교회로서 청주교구의 주교인 교구장이 직접 관할하며 미사도 집전하는 교회를 말합니다.
청주 내덕동 성당은 6.25 동란 후 지어진 건축물이면서
한식과 양식의 조화를 꾀한 이채로운 건물로 인정받아 청주 미래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건평 약 900㎡의 비교적 작은 규모지만,
메리놀회의 영향을 받아 고딕이나 바실리카양식이 아닌 동·서양이 절충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양식으로 지어졌습니다.
건축으로서 미관이나 외부 공간구성도 빼어나 ‘청주교구의 대표 성당’으로서 손색이 없다는 게 건축가들의 공통된 평가입니다.
한식 지붕을 얹은 양식건물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벽과 지붕이 첩첩이 겹쳐 중세 일본의 성채 같기도 합니다.
센터 건물은 평양에 있던 메리놀 외방전교회를 모방하였고 정면 입구에는 주보인 성가정상이 안치되어 있습니다.
붉은 벽돌의 라틴십자형 본당 모습과 사각형 종탑 등이 종탑의 형태와 더불어
성당 정면 모서리에 종탑을 배치하는 방식도 메리놀회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속건물이나 사제관까지 모두 같은 양식으로 통일성을 유지하도록 지어졌습니다.
천주교 청주교구 역사관은 현재 운영을 하지 않아 들어가 볼 수 없었습니다.
조용히 문을 열고 성당 내부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십자가 날개에 해당하는 제대 왼쪽에는 성모상이 있네요
천정은 자연광과 어우러지는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청주시가 미래유산 건축물을 선정한 기준은 청주시민이 공통으로 기억하는 공간이나 장소라고 합니다.
청주제일교회와 내덕동 성당이 청주시민들의 역사와 생활과 문화를 담는 미래유산으로 잘 보전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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