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 - 부산박물관
무척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올 여름은 쉽게 밖으로 나갈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아이들은 집에만 있기를 싫어하지만 다시 기승하고 있는 코로나 때문이라도 사람 많은 곳에 가기가 살짝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방학 때 아이들을 데리고 가볼만한 곳을 추천해 드립니다.
바로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8월 4일부터 9월 3일까지 열리는 <1970년 부산, 평범한 일상 특별한 시선>이라는 전시전입니다!
부산박물관
주소 : 부산 남구 유엔로 152
운영시간 : 09:00 - 18:00(매주 월요일 휴관,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그 다음날 휴관)
입장시간 : 09:00 – 17:00
전화번호 : 051-610-7111
홈페이지 : museum.busan.go.kr/busan
부산박물관은 1978년 개관한 이래로 부산의 선사시대부터 근현대사의 유물들을 보관, 전시하는 종합박물관으로서 오랜 기간동안 많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아온 곳입니다. 부산의 모든 학생들은 현장체험학습 때 한 번은 필수로 들를 정도로, 부산 시민들에게 널려 알려져 있고 친숙한 공간인데요, 이번 달 4일부터 9월 3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부산의 1970년대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사진전이 열린다고 해서 가보았습니다.
지하철로 이동 시 대연역 3번 출구에서 도보로 약 10분, 버스로 이동 시 버스에 따라 산성교회, 부산문화회관, 시립박물관 정류장에서 내려서 이동하시면 됩니다. 자차로 이동하실 경우, 박물관 밖에 주차장에 있으니 그 곳에 주차하시면 됩니다.
부산박물관은 동래관과 부산관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동래관은 선사시대부터 고려시대, 부산관은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시대까지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간 김에 동래관과 부산관의 유물들을 보시고 내려오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입구에 팜플렛이 있으니 들고 들어가시면 사진을 찾아보시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전시전 입구에는 이 사진전이 열릴 수 있었던 배경인 사진 기증자, 게리 민티어 부부의 사진들과 함께 간략한 설명이 담긴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습니다.
게리 민티어 부부는 1969년부터 약 2년간 미국의 평화봉사단원으로서 영어 강의 봉사 활동을 펼치며 시간이 날 때 마다 부산의 곳곳을 누비며 부산 시민들의 일상, 자연풍경 등을 사진으로 남겼는데, 올해 그들의 소중한 추억이 담긴 이 사진들(총 1,366점)을 부산박물관에 기증하여 이 사진전이 열릴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은 크게 4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는 <평화봉사단과 개리 민티어 부부>로 민티어 부부가 한국에 오게 된 배경과, 준비과정, 첫 인상등에 대해 남긴 사진들이 있었습니다. 한글 공부 정리 연습장, 교구재, 처음에 도착하고 나서 남긴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영문학과 학생으로서, 게리 민티어의 한글 공부 연습장을 보면서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단어, 표현들이 많아서 눈길이 많이 갔고 첫 방문 시 찍은 사진을 통해 지금과 사뭇 다른 당시의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2부는 <민티어 부부의 부산 생활>로서 본격적으로 부산에서 봉사 활동을 시작하는 민티어 부부가 본인들의 생활을 남긴 사진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민티어부부는 동아대학교, 부산여자대학교(현 신라대학교)에서 수업을 하며 동대신동에서 살았는데, 거주지 주변의 모습과 골목 풍경들을 사진으로 남기면서 불편함을 감수하며 생활에 적응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어렸을 때 친척이 대신동에 사셔서 몇 번 간 적이 있었는데, 지금 풍경과는 더더욱 다르겠지만, 제가 어렸을 적 갔을 때 본 동네의 풍경과도 무척 달라서 더 흥미로웠고, 집과 골목 풍경을 담은 사진을 보면서 <응답하라 1988>이라는 드라마에서 봤던 장면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저희 부모님이 모두 70년대생이신데, 부모님이 어렸을 때 저렇게 생활하시지 않았을까?하는 생각과 동시에 당시의 열악했던 환경을 보며, 이토록 먼 타국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기록을 남겨준 민티어 부부와 매사 성실한 자세로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지금을 있게 해준 부모님 등 윗 세대분들에 대한 감사함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2부에서 민티어 부부가 기증한 실제 사진들을 돋보기로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전시된 사진들을 좀 더 선명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3부는 <민티어 부부의 눈에 비친 부산>으로 사는 곳 근처를 넘어, 부산의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기록한 당시의 환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부영극장, 남포동, 보수동, 여러 시장 등을 가보면서 남긴 사진은 영화 <국제시장>을 연상케 하는 모습을 담고 있었습니다. 그 시대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담겨 있었고, 지금의 모습과 비교하면 정말 부산이 많이 발전했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가장 재밌게 보았던 사진은 부평깡통시장의 한 상점을 찍은 사진인데,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외국의 브랜드(립톤, 릿츠, dole, 코카콜라, 네스카페 등)의 제품들이 진열되어 있어서옛날에는 이런 포장이었구나하며 좀 더 유심히 봤던 것 같습니다.
4부는 <한국의 변화를 목도하다>로 부산이 아닌 서울 등 타 지역에서 촬영한 사진을 통해 당시 급격하게 변했던 시대를 볼 수 있었습니다. 1970년대는 한국사를 공부하셨던 분은 아시듯이, 전국적으로 경제 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었던 시기이자 정치적으로도 큰 사건들이 많이 벌어졌던 시기인데, 민티어 부부는 당시의 모습들을 카메라에 잘 담아내었습니다. 덕분에 도시는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아직 옛날의 모습을 하고 있는 사람들, 교과서에서 볼 수 있었던 대학생 시위, 대통령 취임식 장면 등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장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4부가 끝나고 나면, 앞서 전시된 부산의 70년대 모습과 2023년 현재의 모습을 최대한 같은 구도로 찍어 나란히 보여주는 영상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보니 다시 한번 더 부산이 정말 많이 발전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전에는 제가 방문했을 때만 봐도 다양한 연령대의 방문객들이 오셨는데,
어머니와 딸이 와서 어머니가 본인의 어렸을 때 모습을 딸에게 보여주시는 경우도 있었고, 중년 여성분들이 같이 오셔서 본인들의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시는 경우도 있었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할아버지와 손자가 손을 잡고 전시를 둘러보며 그 옛날 손자의 아버지가 어렸을 때 이야기를 들려주시는 것이었는데, 뭔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게 된다면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의 어렸을 때를 이야기 하며 교감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관람료도 무료이며, 상시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도 함께 볼 수 있으니 아이들 데리고 가볼만한 곳을 고민하신다면, 부산박물관 기획전시실를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남구 SNS 서포터즈 5기 이지석 취재 및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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