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훌쩍 지난 요즘, 촉촉한 비로 얼었던 땅이 녹고

메말랐던 가지에 싹이 트는 걸 보니 봄이 성큼 다가온 것 같아요.

겨우내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온가족이 가볍게 거닐며

푸른 숲의 기운을 받아보는 건 어떨까요?

제주시 동쪽 구좌읍에 위치한 비자림을 소개해 드립니다.

천연기념물 제374호로 지정된 비자림은

500~800년생 비자나무 2,570그루가 밀집한 군락지로,

단순림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합니다.

비자나무는 탄력이 좋고 습기에 강해 고급 가구재나 건축재로 사용되었으며

비자나무 열매인 비자는 구충제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오늘날에는 피로를 해소하고 인체의 리듬을 되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녹음이 짙고 울창한 비자나무 숲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실제로 피톤치드로 가득한 숲을 걸어보니

기운이 솟고 활력이 충전되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비자림 탐방코스는 A코스와 B코스 두 가지가 있는데요,

유모차나 휠체어를 사용하는 분들에게는 A코스를 추천합니다.

좀 더 여유롭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느끼고 싶다는 분들은

돌멩이 길이 포함된 B코스를 추천합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1시간 정도입니다.

비자림에는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것들이 몇 있는데요,

첫째는 화산 활동으로 생겨난 천연 세라믹인 ‘화산송이’입니다.

언뜻 붉은 흙길처럼 보이는 것이 바로 화산송이 길입니다.

둘째는 ‘숨골’입니다.

강이 없는 제주에서는 물이 가장 중요한 생활 자원으로

제주 사람들은 생명처럼 중요한 빗물이 지하로 흘러들어가는 구멍

제주어로 숨골이라 불렀다고 해요.

중산간 곳곳에 있는 숨골을 통해 지하로 스며든 빗물은

암석 틈 사이를 통과하는 동안 점점 깨끗해지면서

'제주 삼다수’를 만들었습니다.

비자림의 하이라이트는

2000년 1월 1일에 ‘새천년 비자나무’로 지정된 거대한 비자나무입니다.

새천년 비자나무는 두 줄기가 연결된 연리목인데요,

연리목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마치 부부가 만나 한 몸이 되는 과정과 닮았다하여

사랑나무라고도 불립니다.

남녀 간의 변치 않는 사랑을 의미한다고 하는데 꼭 껴안고

사진 찍는 연인들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었네요!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만끽하며

청정한 비자나무 숲을 거닐고 싶다면

꼭 한 번 방문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제12기 제주시 SNS 시민기자단

김정자님이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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