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이모저모] 도요지 유적지가 있는 사부1리

오늘은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때 도자기를 굽던 가마터 유적지가 있는

고령군 성산면 사부1리로 가 보겠습니다.

고령군 성산면 행정복지센터에서 국도 26호선을 따라 대가야읍 방향으로 4km 정도 가다 보면

사부1리 마을 표지석이 보입니다.

버스정류장에서 오른쪽으로 0.5km 진입하면 고령 사부리와 기산리 요지가 있다고 합니다.

(요지 : 토기, 질그릇, 도자기, 기와, 벽돌 따위를 구워내는 가마가 있던 터)

마을 입구 우측 야산에 큰 소나무 몇 그루가 있고 보호 팬스가 보이는데,

가마터인 도요지인가 봅니다.

비석에는 ‘사적 제七貳(칠십이호) 성산기산동도요지, 星山箕山洞陶窯址’라고 기재되어 있고

안내판을 읽어보니 2011년, 사부리 요지와 함께 2개소를 하나로 묶어서

대한민국 사적 제510호로 재지정했다고 합니다.

이 지역은 사부리 마을 앞이지만 행정구역 상 기산리에 속해 있나 봅니다.

88올림픽고속국도(지금의 광주-대구고속도로)의 확장 공사 때

기산리 도요지 유적지가 포함되어 시굴 조사를 실시했고,

또한 공사로 절개된 부분에 가마의 단면이 확인되었다고 하며

거기에 분청사기편 등이 박혀있었다고 하는데,

조사가 끝난 후 이렇게 흙을 덮어 놓았습니다.

마을 입구인데 경치가 아름답습니다.

마을 유래비 글을 읽어보니 사부1리는 사부골이라 불리는 자연부락으로

이봉강이란 선비가 마을을 개척했다고 하며

고려와 조선시대 때 도요지가 있던 곳으로

사기를 구워낸다고 하여 사기골, 사부동, 사부골이라 했다고 합니다.

농업 용도의 저수지인 사부곡지 둘레에 데크로드가 설치되어 걷기 좋으며

한쪽에는 운동기구, 벤치도 놓여있습니다.

데크로드 길 옆으로 산딸나무 몇 그루가 가로수처럼 서 있는데,

마침 하얀 꽃이 예쁘게 피고 있었습니다.

둑 한쪽에는 꽃잔디도 보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서 반영이 멋진 사부곡지 풍경입니다.

마을 한쪽 외딴곳에 위치한 성산초등학교 사부분교는 1999년에 폐교되었고

한때 도예가 한 분이 임대하여 사용했으나 지금은 문이 닫겨있습니다.

비어있는 건물 주변을 살펴보니 찔레꽃, 자주달개비, 클로버 등 여러 봄꽃들이 피어 있었고,

관리를 하는지 주변 환경이 깨끗했습니다.

마을회관 게시판 글을 읽어보니

새뜰마을 사업으로 주택 및 환경을 개선했고, 마을 주차장, CCTV 도 설치했다고 하는데

이때 사부곡지 둘레길도 조성되었나 봅니다.

사부리 도요지를 찾아서 걷다가 보니 산자락에 키 큰 은행나무 옆 기와집이 보여서 올라가 봤습니다.

전면 4칸, 측면 2칸의 한옥인데 봉강정(鳳岡亭)이란 편액이 걸려 있네요.

마을 유래비에 이 마을을 개척하신 분이 이봉강이란 선비라고 했는데

그분을 추모하는 성주이씨 재실로 보입니다.

사부1리 마을에는 1905년 가정집에서 첫 예배를 드린 이후,

1911년에 세워진 120년 역사의 사부교회가 있습니다.

새뜰사업으로 마을이 전반적으로 깨끗한데, 집 주변에 꽃을 심어서 보기 좋습니다.

도심에서 보기 힘든 찔레꽃도 여러 군데 피어 있었습니다.

마을 안쪽에는 비상소화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마을공동주차장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골목으로 접어드니 산으로 올라가는 곳에 축대 위에 비석이 보이네요.

비석에 ‘사적 제71호 성산사부동도요지’라고 기재되어있는데, 이곳이 사부동 도요지로

2011년, 기산리 도요지와 함께 사적 제510호로 재지정되었죠.

좀 더 위쪽에 안내판이 있어서 내용을 읽어보니 사부리와 기산리 요지는

14세기 말부터 15세기까지 청자와 분청사기, 백자 등의 도자와 기와를 굽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곳은 ‘세종실록지리지’에 실린 상품 자기소로

전국 324개 가마 중에서도 가장 좋은 상품의 자기를 만들기로 소문난 곳 중의 한 곳이라고 합니다.

흙으로 덮어서 평평한 지형으로 변한 사부리 도요지인데,

가마터 흔적이 눈에 안 보이니 아쉽습니다.

고려 말, 조선 초기에 고령 지역에는 120여 개소의 가마터가 분포하고 있었다고 하는데,

학계에서는 당시 고령 지역에 대해 양질의 점토와 고령토,

땔감이 되는 산림 자원, 편리한 운송로가 갖춰져 있었다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고령군 성산면 사부1리를 찾아서 마을도 구경하고 사적으로 지정된 도요지도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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