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진채선 생가터에서 살펴본

조선 최초 여류 명창 진채선

고창 출신으로 조선 최초의 여류 소리꾼 진채선 생가터를 찾아가는 길에 들른 심원면 사무소입니다. 심원면은 길이가 23.8km에 이를 정도로 긴 해안선 따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갯벌을 가지고 있는데요, 하전과 만돌 어촌체험마을이 있어 다양한 갯벌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랍니다. 또한, 고창 복분자 원산지이자 풍천 장어와 바지락의 주산지이기도 합니다.

면사무소 정면에 '심원 사람 진채선, 조선 최초 여류 국창의 고장'이라고 쓰인 문구에서 보듯 진채선은 심원면이 낳은 최고의 스타입니다. 심원이라는 지명의 한자는 마음 심(心)과 으뜸 원(元)인데요, 심원 지역의 산이 심(心)과 원(元) 글자와 비슷하게 생겨 유래되었고 심(心) 자의 중심점이 바로 여양 진씨(驪陽陳氏)의 선산인 큰똥뫼라고 합니다. 진채선은 여양 진씨로 선대는 무장면에서 살았지만, 할아버지 대에서 포구마을인 검당포로 이주했다고 합니다.

심원면 사무소 앞은 조그만 소공원이 조성되었네요. 면사무소에서 일 보는 민원인들은 물론 지나가는 나그네들도 한 번씩 보고 가며 미소 짓게 하는 심원면 사무소입니다.

심원면의 진산 경수산(445.2m)에서 시작한 능선이 선운산과 남산, 활뫼로 이어집니다. 든든한 산들이 동풍을 막아주고 서해로 쭉 뻗어나가는 너른 들판은 풍요롭기만 한데요, 옛날엔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넘실거렸던 검당포구인 사동마을에서 진채선은 1847년 태어났습니다. 어머니가 가업을 이어받은 단골무당으로 굿보다 소리를 좋아했다고 하는데요, 진채선의 소리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부터 들은 어머니의 소리가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등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의 월산마을은 밀양 손씨 세거지로 심원의 심(心) 자 맨 오른쪽 점이 있는 작은똥뫼를 뒷산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작은똥뫼에는 밀양 손씨 효열각이 있고 마을에는 수령이 310살이 넘은 고창군 보호수 느티나무가 자라고 있습니다.

진채선의 생가터가 있는 사등마을에도 보호수가 있습니다. 수령은 330살로 높이 15m, 나무 둘레 7.3m에 이른데요, 고창군 보호수로 1982년 지정되었습니다.

나무에 새끼줄과 함께 흰 종이가 붙어 있는데요, 당산제를 지낸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윗당산(할아버지 당산)과 아랫당산(할머니 당산)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한다는데요, 기회가 되면 사등마을 당산제와 함께 진채선 생가터를 관람하면 더 유익한 고창 여행이 될 듯합니다.

사등마을 보호수를 지나 마을 외곽으로 나오면 널따란 들녘이 나오고 그 길을 따라 걸으면 진채선 생가터가 나옵니다. 골목에 벽화가 있고 안내문이 있어 찾기는 쉽습니다. 주차도 골목 근처에 댈 수 있으니 내비게이션 검색에 진채선 생가터로 검색하면 됩니다.

양쪽으로 벽화가 있는 골목을 지나면 진채선 생가터인데요, 벽화의 수명은 약 5년 정도로 빛이 많이 바랬습니다. 생가터 조성 공사를 마치고 벽화를 그린 듯한데요, 2023년 고창 방문의 해를 맞아 빛이 바랜 조선 최초 여류 명창 진채선의 얼굴이 제대로 보였으면 합니다.

진채선 생가터는 꽤 넓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레기 하나 없이 잘 관리되고 있는데요, 심원 사람으로 심원 면민 모두가 아끼는 스타의 집터를 사등마을 부녀회에서 잘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순백의 목련 꽃을 닮은 진채선이 그립듯 이제 목련 꽃도 곧 꽃망울을 터트릴 기세네요. 사계절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한 정원으로 꾸며도 좋겠다는 생각인데요, 현재는 정자 하나만 유일한 시설입니다.​

부지는 상당히 넓고 앞에 있는 집은 비어있는 것 같은데요, 군에서 매입해 진채선 전시실과 고창 판소리 박물관에 있는 득음실 등을 꾸민다면 더 많은 사람이 진채선 생가터를 찾을 것 같습니다.

진채선 생가터를 나와 이제 진채선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고창읍에 있는 판소리 박물관을 찾았습니다. 고창읍성 바로 옆에 있는데요, 진채선의 스승인 신재효 고택도 함께 있으니 고택과 함께 관람하세요.

고창의 위대한 명창들에 신재효 문하의 명창들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날치, 김세종, 정창업, 전해종, 김찬업, 박만순 등 모두 남자 명창이지만, 진채선은 최초의 여성 명창으로 가장 부각되었습니다.

진채선은 세습 무당의 딸로 태어나 15세에 고창현의 관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녀로서 갖추어야 할 모든 과정을 겪었고 어머니의 영향 덕에 소리를 즐겨 했다는데요, 고창현의 아전이었던 신재효가 소리꾼 김세종에게 자신의 동리정사에서 80여 명 기녀들에게 판소리를 가르치게 했고 그중 진채선을 가장 아꼈다고 합니다.

진채선은 스승 신재효 밑에서 판소리를 공부한 다음 1869년 22세의 나이에 고창 대표로 흥선대원군이 주최한 경복궁 중건 낙성연 판소리대회에 스승 신재효, 김세종과 함께 참가했는데요, 남자들만 참가한 대회여서 남장을 하고 참가해 탁월한 실력으로 낙성연을 압도해 장원을 차지했고 그녀가 여성임을 알아챈 흥선대원군이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진채선을 붙잡고 운현궁의 여악을 담당하는 궁녀로 임명해 6년을 지냈다고 합니다. 진채선이 고창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궁에 남게 된 사실을 알게 된 신재효는 30살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도리화가'라는 노래를 칠월 칠석에 보냈는데요, 사제관계를 떠나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알게 해 줍니다.

1873년 흥선대원군이 실각하자 진채선도 운현궁을 나왔다는데요, 이미 대원군의 여자가 돼버려 스승이 사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김제에서 살다 홀연히 자취를 감췄다고 합니다. 언제 사망했는지 묘는 어디에 있는지 알려지지 않았는데요, 고창으로 내려오면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아 주저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스승 옆으로 돌아왔다면 그녀의 인생이 다시 바뀌었을 것이고 조선 최초 여류 명창에서 이제는 국창 반열에 올라 수많은 사람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있었을 것 같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고창 방문의 해를 맞아

고창을 찾으면 심원면 진채선 생가터와

판소리 박물관에서 전설처럼 들려오는

진채선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진채선 생가터

고창군 심원면 월산리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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