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 누구나 한 번쯤은 느껴보셨을 거예요. 저 역시 그날도 그랬습니다.

큰 계획도 없이 동해선 전철을 타고 태화강역에 내렸고, 예상치 못한 발견이 저를 반겨주었어요.

바로 도심 속 골목에 자리 잡은 울산 벽화마을, ‘신화마을’입니다.

‘울산에 벽화마을이 있다고?’ 처음엔 저도 의아했어요. 유명 관광지도 아니고, 관광객으로 붐비는 곳도 아닌 조용한 주택가라서요.

하지만 마을 안으로 몇 걸음 들어서는 순간, 그 조용한 골목이 얼마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지 실감하게 되었답니다.

여행지라고 꼭 거창할 필요는 없다는 걸, 이곳 신화마을이 조용히 증명해 주었어요.

신화마을의 시작은 1960년대 석유화확단지 개발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주해온 주민들이 정착하며, 형성된 이 마을은 '새로운 삶을 화목하게 살아가자'는 뜻에서 '신화마을'이라 불리게 되었어요.

하지만 시간의 흐름 속에서 마을은 점차 노후화되었고, 2010년 울산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함께 진행한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답니다.

지역 예술가들과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벽화를 그리고 공간을 꾸며가며, 마을 전체가 하나의 예술작품처럼 변화하게 된 것이죠.

벽화는 단순한 그림이 아니라, 이곳 주민들의 삶을 담고 있어요.

동심을 자극하는 만화 캐릭터, 세월의 흔적을 품은 정겨운 시골 풍경, 희망과 미래를 표현한 추상화까지, 골목 하나하나가 마치 테마별 전시장을 보는 듯합니다.

특히 신화마을의 매력은 화려한 벽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골목골목 옛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죠.

골목을 걷다 보면 벽화 사이로 보이는 낡은 담벼락과 오래된 창틀, 세월의 흔적이 담긴 돌계단 하나까지도 이 마을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듯했어요.

그래서 작은 구석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느리게 하며 구석구석을 꼼꼼히 둘러보게 되더라고요.

또 하나 흥미로웠던 점은 역시 울산 벽화마을답게 곳곳에 그려진 고래 벽화와 조형물이었어요.

울산이 고래 도시로 알려진 만큼, 벽화에서도 이를 테마로 한 작품들이 인상적으로 배치되어 있었는데요.

벽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듯한 고래 그림, 포토존처럼 꾸며진 고래 조형물이 곳곳에 있어 고래를 찾는 재미도 꽤나 쏠쏠했답니다.

신화마을은 누군가에겐 그냥 오래된 주택가일 수 있지만, 또 누군가에겐 소중한 추억이 깃든 예술의 골목입니다.

거창한 관광지는 아니지만 조용한 감동이 있는 이곳은, 화려한 여행지보다 더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어요.

물론 이곳은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생활 공간이기도 합니다. 방문 시에는 조용히 걷고, 주민의 사생활을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배려가 필요하겠죠.

사진 촬영도 예의를 지키면서, 골목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즐겨주셨으면 합니다.

울산 벽화마을 신화마을은 화려함보다는 따뜻함으로 다가오는 공간입니다.

누구나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골목에, 특별한 이야기를 덧입혀 예술로 재탄생한 곳이죠. 이 마을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울산을 여행하신다면, 신화마을에서 하루의 여유를 느껴보세요.

낡은 골목에서 마주하는 알록달록한 그림과 고래 조형물, 그리고 그 너머의 조용한 삶의 이야기는 분명 여행의 또 다른 기억으로 오래 남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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