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해랑] 재송1동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
안녕하세요. 해랑10기 SEDA입니다.
재송동에는 고씨 할매 전설, 거북등갑밥위 전설, 자갈밭 만디, 서당가 만디 이야기,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 범전골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고 있어요.
그 중 해운대구 재송1동 신동아아파트 단지 사이에 위치한 수만이 방구돌을 아시나요?
위치
재송초등학교 가는 윗쪽길로 가면 안성타워와 신동아 아파트 사이에 일부만 보이는 커다란 바윗돌이 있어요.
발견
이 바위는 오랫동안 한 주민이 부산시 소유의 도랑 부지(인공수로 위의 땅)인 이곳에 1980년대 초부터 무허가 건물을 짓고 살면서 자연스레 자취를 감췄다고 해요. 담장이 높고 키 큰 나무가 많아 밖에서는 바위를 보는 게 불가능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2015년 해운대구가 도로가 좁다는 민원을 해결하려고 이 건물을 철거하면서 오랜세월 동안 가려졌던 바위가 모습을 드러났지요.
재송동의 민담으로 내려오던 수만이 바위가 발견된 엄청난 일이었죠.
↓바로 여기↓
수만이 방구돌 오른쪽 인도와 아파트 진입로는 옛날에는 물이 흐르는 계곡이었어요.
계곡이 있을 법도 한 곳임을 알 수 있는 게 근처에 옥천사와 재송 체육공원에는 길다란 계곡이 있어요.
계곡 물줄기가 수만이 방구돌이 위치한 곳까지 흘러갔음을 알 수 있어요.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
건물 한 가운데 박힌, 지나칠법도 한 바위이지만 이 거대한 크기의 바위에 얽힌 이야기가 있답니다.
이제부터 2010년 9월 6일 제보자 강말숙 주민의 증언으로 채집된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수만이 방구돌이라는 바위는 2010년 재송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발행한 '우리 고장 숨은 이야기'에 나와 있어요.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 (채집1)
현재 재송 체육공원 위쪽 안성타워아파트와 신동아아파트 사이 건물 안에 큰 바위가 하나 있어. 사람들은 이 바위를 사람 이름을 따서 '수만이 방구'라 하지. 지금은 아파트가 많이 들어서서 덮여 버렸는데 그 당시에는 바위 옆으로 도랑이 흘러 제법 보기도 좋았어. 그 후에 동네 유지가 수만이 바위를 포함해 전설을 채집한다고 했는데 그 사람이 돌아가시고 나서는 이 바위가 드러나지 않았어. 그러나 내가 시집왔을 때 지금은 돌아가신지 오래되었지만 사람들이 절받아 먹는 바위라고 하면서 그 바위한테 잘못하면 벌받는다고 했어.
시숙모께서 그 바위 옆에 시할머니께서 절을 지어 살기도 하였고 그때 사람들이 꿈자리가 어수선하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으면 음식을 장만하여 가서 빌기도 하고 1년에 꼭 두 번 설에 한 번 추석에 한 번은 바위에다 대고 빌었어.
제보자 : 강말숙
채집일 : 2010.9.6.
채집자 : 재송1동 주민자치위원회가 발행한 '우리 고장 숨은 이야기'
방구돌은 '바위'나 '구들'의 사투리로 추측되지만, 수만이라는 이름은 왜 붙었는지는 알 수 없어요.
하지만 이 바위는 여느 마을의 당산나무나 서당낭처럼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했을 것이라 추측하고 있어요.
수만이 방구돌 이야기 (채집2)
2020 해운대 역사 구술채록 사업으로 출간된
'주민의 기억으로 담은 이야기 재송'에 기록된 또 하나의 수만이 방구돌에 관한 또 다른 구술이 있어요.
전설에 백수만이라는 사람이 있는데, 고당 할머니 제사를 많이 모신 분이야. 고당 할머니가 공기놀이하는 돌을 만들어놨는데, 돌 하나가 집만 한거에요. 그러니까 옛날에는 힘 좋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겠어요. 그런 전설이 내려와 있는 거야. 수만이 할머니 바윗돌이라고 재송초등학교 위에 가면 아파트 앞에 있어요. 그 돌 하나만 남아 있는 거지. 우리는 그 위가 좀 평평해서 올라가서 놀기도 했는데 할머니들은 못 올라가게 했어요. 농사를 지어야 하는데, 거기 올라가면 물이 적게 내려온다는 거에요. 그런 전설이 있어요.
발행처 : 해운대구, 해운대문화원
발행일 : 2020.12.30.
발췌 페이지 : '마을에 다른 풍습이나 전설이 있었나요?' p.125
수만이 방구돌은 지역 주민들에 구전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였지만, 발견되지 않았으면 보전되지 못할 뻔했어요.
2010년, 30년만에 다시 나타난 수만이 방구돌을 후세대인 우리가 알 수 있었더 것은 재송을 사랑하는 마을 사람들의 노력 덕분이지 아닐까 생각해요.
(참고로 지역 주민들의 자발적 노력 덕분에 알려진 건 비단 수만이 방구돌이야기 뿐만 아니에요.
고씨 할매 전설, 거북등갑바위 전설, 자갈밭 만디, 서당가 만디 이야기, 범전골 이야기 등 재송동 마을의 오랜 이야기가 전해져오고 있어요.)
고장의 옛이야기를 안다는 건 2023년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득히 먼 과거이겠지만 현재와 미래를 잇는 중요한 역사이자 삶의 연속이 아닐까 싶어요.
재송동 체육공원에 가거나 옥천사 방문하시는 분들께도 한 번쯤 가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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