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5일 전
여행올거제|겨울 철새가 쉬어가는 사곡해수욕장
일반적으로 바다 하면 모래사장이 떠오르고,
거제 바다하면 몽돌이 떠오르죠.
하지만 거제에는 갯벌이 있는 바다도 있습니다.
바로 거제 사곡 해수욕장입니다.
사등면에 위치한 사곡 해수욕장은
모래사장과 갯벌이 모두 있는 매력적인 해변인데
물때에 따라서 다양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어요.
저는 오전에 방문했는데
이 날은 물이 차오르는 중이라
갯벌을 자세히 볼 수 없었지만,
이전엔 발이 푹푹 빠지도록
저 안을 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늘은 겨울이라 날씨도 춥고
목적이 갯벌을 걷는 것이 아니라
겨울 철새를 만나러 왔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은 접고
기분 좋게 산책을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이 일대에 유독 새가 많은 이유는
갯벌이 주는 자연 생태 자체도 뛰어나겠지만,
어촌계에서 어패류의 씨앗을
뿌리기도 하는구나 싶었습니다.
갯벌이 있는 곳에선
조개를 캐는 분들도 종종 있고,
해녀들도 많아 해루질을 즐기는 분들도 있지만
이 지역은 사곡 어촌계에서 철저히 관리를 하는지
경고 문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경계 없이
자유롭게 해루질을 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바로 겨울 철새들이죠.
아주 빼곡히 날아든 새들의 모습이
정겹고 신기했습니다.
시야에 들어오는 곳마다 조그만 점들이
모두 겨울 오리였어요.
날씨가 충분히 춥지 않은 겨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역시나 제철이 되면 날아오는 것이
철새인 모양입니다.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얼마나 활기차고 듣기 좋은지.
삼삼 오오 모여서 헤엄치는 그들을
보고만 있어도 재미있습니다.
얼핏 보기엔 다 같은 오리처럼 보여도
머리 색이나 깃이 조금씩 달라서
관찰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도 해치지 않을텐데,
야생의 새들은 역시 야속할 정도로 사람을 경계해
가까이서 보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뭍에 앉아 있던 아이들도
조금만 가까이 가도 서둘러 바다로 도망가버렸어요.
쌍안경을 준비하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사곡 해수욕장은 한편으로 갯벌이 있는데도
모래사장도 있어서 그런지
신기하게도 물이 정말 맑습니다.
특히 요즘은 시야가 정말 좋아서,
바닥이 훤히 보이는데 그 안에 작은 구멍마다
뭔가 살아있는 바다 생물들이 움직이는게 보여서
너무 신기했습니다.
게다가 물이 차오르니
아스팔트로 된 정박장이 반쯤 물에 잠겼는데
마치 용궁으로 향하는 길목처럼 보여서
동화속 풍경같고 너무 아름다워
한참을 넋놓고 일렁이는 물결을 바라보았습니다.
제가 무척 좋아하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중
이렇게 물길 속으로 달리는 기차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마치 그 모습을 보는 것 같아서 설레었습니다.
빛이 바란 길도 왠지 잊혀진 놀이동산같은
쓸쓸한 정서랑 함께 예쁘게 보였습니다.
최근 다른 해수욕장도
겨울동안 도색을 한 곳들을 보았는데
저 몽돌 캐릭터는 조만간
몽꾸로 변하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크 거제 바다 물빛 정말 최고죠~
요즘은 정말 바다 보는 맛에 산책합니다.
겨울에 특히 시야가 좋아서
입수하지 못하는 수온이라는게 얄미울정도예요.
이렇게 투명한 물빛을 속에서 보면
또 얼마나 예쁠까요.
일렁이는 물결도 너무나 아름답고
그 안에 멋드러지게 완성된 모래톱의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럽습니다.
길게 나라난 수초들의 움직임도
불멍만큼 중독성 강한 물멍의 시간입니다.
겨울 바다는 여름 바다의 활기와는 달리
명상하는 듯한 행복을 주는 것 같습니다.
사곡 농구장도 재정비된 것 같습니다.
거제해양관광개발공사에서
운영을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올해부터 정상 운영을 한다니
인근에서 생활 체육을 즐기는 주민분들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곡 해수욕장은 데크길은 아니지만,
수변을 따라 걸을 수 있는 산책로가 짧게 있습니다.
물빛을 보고 파도 소리를 따라 한번 걸어보았습니다.
사곡 해수욕장은 거제의 서쪽에 있어서인지
아마 이 곳으로 노을이 멋지게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저녁에 산책을 즐기기 좋도록
산책로에 야간 조명이 예쁘게 배치되어있습니다.
달님과 달토끼들이 꽤 풍성하게
여기저기 비치되어있어서
야간의 풍광이 어떨지 기대되었습니다.
조명이 없는 풍경이어도 역시
달과 토끼는 귀엽습니다.
어릴땐 정말 달 속에 토끼가 살고있다고
굳게 믿었었는데
지금은 그런 아이를 키우느라
밤에 이 곳을 볼 수가 없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지만,
언젠가 아이와 함께 이 길을 걸으며
함께 저녁 노을을 바라보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거제의 다양한 해변의 면모를 맛볼 수 있는
겨울 철새들이 가득한 사곡해수욕장이었습니다.
쌍안경을 가져와서 새를 관찰하거나,
볕이 좋은 날 책 한권 들고 와서 파도소리를 들으며
바다새의 울음 소리를 듣는 호사를 맛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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