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2024 갤러리 투어 명화전_행복을 그리는 '르누아르' 展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展
2024년 1월 16일(화),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후원하는 갤러리 투어 명화전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展이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공주문화관광재단과 관내 민간 갤러리와 함께하는 협업 프로젝트로 문화·예술 공간 및 전시 활성화를 위해 기획된 사업이라고 합니다.
르누아르는 인물화, 풍경화, 정물화로 유명한 프랑스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입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展은 클로드 모네, 알프레드 시슬레, 에두아르 마네, 프레데리크 바지유 등과 함께 인상주의를 이끌며 자신만의 화풍을 연구하고 발전시키며 미술사에 남을 수많은 대작을 완성한 피에르 오퀴스트 르누아르(Pierre-Auguste Renoir, 1841~1919)의 인생을 따라 전시하고 있습니다. 교육과 체험을 위해 특수 제작된 '레플리카(그림이나 조각 따위에서 원작자가 손수 만든 사본) 작품'을 통해 전세계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르누아르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데요, 협업 프로젝트에 참여한 7개소 갤러리로 함께 떠나보실까요?
1. 갤러리수리치
충남 공주시 효심 1길 7
르누아르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첫 번째로 방문할 곳은 '갤러리수리치'입니다. 인상주의 화가 '르누아르'는 어떤 대상을 화폭에 옮길 때, 그 대상이 보이는 순수함과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해요. 르누아르가 가장 사랑했던 주제인 꽃과 정물화, 여인의 초상화를 그릴 때 특히 많이 스며들어 있다고 하니, 참고하시며 감상해 주세요.
갤러리수리치에는 생선바구니를 든 소녀, 오렌지 바구니를 든 소녀 등의 인물화와 일본개 타마, 꽃과 선인장 열매가 있는 정물, 튤립 등의 정물화가 전시 중이었어요.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展은 공주시 원도심에 소재한 7개소 갤러리에서 전시하다 보니, 전시 작품을 전부 돌아보지 못하는 분도 계실 거예요. 제가 갤러리수리치에서 작품을 돌아보고 있을 때, 할머니를 모시고 전시장을 찾은 일가족이 있었는데요, 참 보기 좋으면서도 7곳 전시장을 돌아볼 수 있을까? 염려스럽더라고요. 다행히 갤러리수리치에서는 르누아르의 작품을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어서 사정상 7개 전시장을 모두 돌아볼 수 없는 관람객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으니, 영상 자료로 르누아르의 작품을 충분히 감상하셨으면 합니다.
또한 각 전시장에는 복제화이기는 하나 전시 작품은 물론이고, 아트 상품(엽서, 캘린더, 미니 캘린더, 테이블 캘린더), 향 제품(섬유 향수, 디퓨저), 명화액자(모던 캔버스, 캔버스 액자)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전시장에서 공통적으로 진행하는 행사이어서 7개 전시장을 돌아보지 못한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듯합니다.
2. 갤러리쉬갈
충남 공주시 봉황로 84
두 번째로 안내할 전시장은 갤러리쉬갈입니다. 지하 1층에 위치한 전시장을 찾아 르누아르 작품을 본 전체적인 감상은 '어둡다, 칙칙하다'였어요. 인물화에 무채색인 검정과 흰색이 많이 쓰인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전시장 곳곳에 부착된 르누아르의 일생과 작품의 탄생 스토리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프랑스의 노동 계급 가정에서 태어나 가난했던 르누아르는 도자기 공장에서 일하며 받은 임금으로 장식예술학교에서 장식과 드로잉 교육을 받았다고 해요. 그에게 인상주의를 알게 해준 모네, 시슬레, 바지유를 만난 것도 이 시기라고 하네요. 1862년, 르누아르는 파리의 명문 아카데미 에콜 데 보자르에 합격했고, 화가들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던 살롱전에 당선되기 위해 도전했다고 하는데, 애석하게도 이때 전시했던 작품은 그가 스스로 없애서 현재 남아 있는 작품은 없다고 하네요.
1867년에는 그 당시 애인을 그린 초상화 〈양산을 든 리즈〉가 살롱전에 통과되었는데, 이 작품은 작업실이 아닌 야외에서 그린 초상화라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해요. 르누아르와 인상주의 화가들은 야외에서 직접 보고 그리는 풍경화인 '외광회화'로 유명해졌는데, 〈양산을 든 리즈〉가 일조를 했다고 하네요.
눈썰미 좋은 분은 〈라 그르누예르〉라는 작품명으로 갤러리쉬갈에 나란히 전시돼 있는 르누아르의 그림과 모네의 그림을 발견하실 거예요. 르누아르와 모네는 각별한 친구여서 함께 그림을 그리는 일이 자주 있었다고 해요. 같은 대상을 보고 각기 다른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는데 가장 유명한 작품이 1869년에 그린 〈라 그르누예르〉라고 하네요. 그 밖에도 르누아르와 인상주의 화가들은 함께 작업하기도 하고, 갤러리쉬갈에 전시된 작품 〈왜가리를 그리는 바지유〉에서 보듯 서로를 모델로도 이용했다고 하니, 다른 전시장을 돌아보실 때도 참고하시면 좋을 듯해요.
3. 갤러리마주안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6-6
이후 르누아르는 1870년~1871년 치러진 프랑스-프로이센 전쟁(보불전쟁, 普佛戰爭)에 참전했는데, 이 전쟁에서 그의 친구인 바지유를 잃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전쟁의 공포를 떨쳐내기 위해 그림에 몰두하게 되고, 모네, 피사로, 마네, 시슬레 등 훗날 인상주의 동료가 될 절친들과 함께 아르장퇴유를 비롯한 파리 근교에 머무르며 그림을 그렸다고 해요. 르누아르의 밝고 행복한 느낌의 화풍이 점차 자리 잡게 되는 건 이때부터라고 해요.
르누아르와 친구들은 서로 가까운 곳에 살며 아르장퇴유에서 가까운 센 강과 아름다운 정원과 서로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겼다고 해요. 서로 행복하게 작업하며 남다른 우정을 키우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르누아르와 모네의 우정은 더욱 깊어갔다고 하네요.
4. 대통길작은미술관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0
전쟁 후에도 살롱전의 관습이 계속되자, 르누아르와 동료 화가들은 예술가 협동조합을 설립하여 살롱전과 분리된 최초의 상업적 예술가 전시회를 기획하게 됩니다. 르누아르, 모네, 드가, 세잔, 피사로 등 청년 화가들과 판화가, 조각가들은 사진사 나다르가 무료로 빌려준 스튜디오에서 한 달간 전시회를 엽니다. 대중의 호응이 부족해 수익은 거의 없었으나, 살롱전에서 벗어나 공평하게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할 기회를 얻게 되었다고 해요. 1874년, 전시를 본 비평가 루이 르로이가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를 인용하여 "인상주의자들"이라는 표현했고, 이후 사람들에게 '무명 예술가들'보다 '인상주의'라는 명칭이 각인되었다고 합니다. 세 번째 전시회의 타이들을 인상주의로 택하면서 공식적으로 인상주의의 서막이 열리게 되었다고 해요.
대통길작은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둘러보다 보니, 눈에 익은 그림 한 점이 보였습니다. '책 읽는 소녀'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이 그림의 모델은 몽마르트르 인근 거리에서 품을 팔던 어려운 처지의 소녀였다고 해요. 힘든 여건에도 독서하는 소녀의 모습을 보고 르누아르는 모델이 돼 줄 것을 요청해 그린 작품이라고 하네요.
대통길작은미술관에서는 르누아르 최고의 걸작이라 손꼽히는 작품 〈물랭 드 라 갈래트의 무도회〉도 전시 중이었어요. 인파가 상당했던 무도회장의 자연스럽고 활기찬 모습을 그리려고 근처에 작업실을 마련하고 현장감을 위해 그림 속 인물들을 부드러운 윤곽선으로 그리기 시작했다고 하며, 인물들을 균형감 있게 배치해 안정적인 분위기를 담았다고 해요. 이 작품은 제3회 인상파 전시회에 소개돼 극찬받았으며, 당시 후원가이자 동료 화가였던 구스타브 카유보트가 구매한 것을 그의 사후 프랑스 정부에 유증하여 현재는 오르세 미술관에서 소장 중이라고 합니다.
5. 이미정갤러리
충남 공주시 감영길 12-1
이미정갤러리에 전시된 작품들은 르누아르가 자신의 예술에 대해 처음으로 회의를 느낀 시기의 그림들이라고 해요. 르누아르는 폴 세잔처럼 인상주의에 대한 신념이 강하거나, 모네처럼 인상주의만을 고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당시 부르조아들이 선호하던 고전주의적 작품을 그려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 노력했다고 하네요.
르누아르의 작품 〈샤르팡티에 부인과 아이들〉 그림의 주인공인 샤르팡티에 부인은 당시 파리의 지식인들이 모이던 유명한 파티의 호스트이자, 사업가 남편을 둔 부르조아 계층의 여성이라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의 부르조아 계층에서는 일본에서 건너온 자포니즘이 유행했다는데요, 그림 속 샤르팡티에 부인의 집에서도 일본풍의 의자와 도자기, 병풍이 있는 것으로 당시 유럽의 시대상을 알게 합니다.
또한 부인 바로 옆에 앉은 아들 폴은 여동생과 똑같은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요, 이는남자아이가 7살이 될 때까지 여자아이 옷을 입으면 죽음으로부터 피할 수 있다고 믿었던 당시 프랑스의 풍습이라고 하네요. 그림이 마치 타임캡슐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전시의 리플릿에 실린 작품 〈테라스에서(두 자매)〉 에서 보듯 르누아르는 그가 좋아하는 주제인 친구들의 모습과 풍경, 초상화를 한층 차분해진 색채와 조심스러운 표현, 부드러운 흐름으로 그렸다고 해요.
6. 민갤러리
충남 공주시 웅진로 154-4, 2층
상류층에서 르누아르에게 초상화를 의뢰하면서 그는 점차 가난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었고, 인정받는 예술가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그림에 대해 고민하는 가운데 건강마저 나빠져서 프랑스 남부로 이사했다고 해요. 손가락 관절이 마비된 후에는 붓을 팔에 묶어 넓게 휩쓰는 붓질로 그림을 그렸으나, 자신의 고통을 예술에 일절 표현하지 않으며 순수하고 아름다운 그만의 작품 세계를 정립합니다.
민갤러리에는 1883년 미술상 폴 뒤랑 뤼엘의 주문을 시작으로 완성한 세 작품의 무도회 연작이 전시돼 있었습니다. 세 작품 모두 두 명의 인물이 화면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도록 길고 커다란 캔버스에 작업하고 있어 작품 몰입도가 높았습니다.
무도회 연작 작품과 함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피아노 치는 소녀들이었어요. 이 작품은 프랑스 정부가 파리에 건립한 뤽상부르크 미술관에 전시 및 소장할 목적으로 당시 활동하던 화가들의 작품을 의뢰할 때 그린 작품 중 하나라고 해요.
〈피아노 치는 르롤 자매〉작품에서 벽면을 잘 살피면 드가의 작품 두 점이 걸려 있는데요, 소소한 재미를 놓치지 말고 감상하시면 흥미로울 듯합니다.
7. 공주문화예술촌
충남 공주시 봉황로 134
마지막으로 소개할 전시장은 공주문화예술촌입니다. 이곳에서는 무명 예술가 협회로 시작해서 인상주의로 인정받기까지 함께했던 모네, 드가, 마네 등 동료 화가들의 그림과 그를 둘러싼 이야기들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치는 속에서 각자 독자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피리 부는 소년 〉 작품으로 알려진 에두아르 마네는 인상주의 창시자들 중에서도 '인상주의의 아버지'로 불릴 정도로 중추적 역할을 한 화가입니다.
폴 세잔은 샤를 스위스 아카데미에서 공부하던 시절 모네와 르누아르, 피사로를 만났으며, 전쟁을 피해 마르세유로 도망쳤다가 전쟁이 끝난 후 '무명 화가, 조각가, 판화가 협회' 창립에 참여한 인물입니다.
공주문화예술촌에서는 마네, 세잔 외에 작품명 〈인상, 해돋이〉의 화가인 오스카-클로드 모네. 에드가 드가, 구스타브 카유보트 등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모 인문학 강좌를 듣자니, 그림을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으로 자주 가서 많이 보는 것이 으뜸이라고 하더라고요. 자주 가다 보면 관심이 가는 작가가 발견되고, 그 작가에 대한 정보가 쌓이다 보면 관심 가는 작가가 한두 명씩 늘어나 그림 감상이 쉬워지고 흥미로워진다고 하네요.또한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의 하나는 그림에 표현된 것을 빠짐없이 살피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림에 표현되어야 하는데 빠진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해요. 〈행복을 그리는 화가, 르누아르' 〉展은 준비가 잘 된 기획 전시라 개인적으로 빠진 것은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그림에 문외한인지라 빠진 것을 찾기란 더욱 힘들었고요. 하지만 한 전시 공간에서 한꺼번에 그 많은 작품을 봤더라면 대충 감상하고 말았을 텐데, 7곳으로 나눠 전시되었기에 재미있게 감상했고 모르던 것을 차근차근 알아갈 수 있었습니다.
캔버스에 물감이 스며들듯 사부작사부작 행복감에 젖어들게 했던 전시였기에, 일상에 치여 바쁘시더라도 많은 분이 전시가 끝나는 2월 4일 (일)전에 방문하셔서 특별한 한때를 보내시길 추천합니다.
관람 시간: 11:00~18:00 (공주문화예술촌은 12:00~13:00은 점심시간으로 관람이 제한됩니다.)
휴관: 매주 월요일
※ 무료 관람입니다.
갤러리수리치
위치 : 충남 공주시 효심1길 7
갤러리쉬갈
위치 : 충남 공주시 봉황로 84 지하 1층
갤러리마주안
위치 :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6-6
대통길작은미술관
위치 : 충남 공주시 대통1길 50
이미정갤러리
위치 : 충남 공주시 감영길 12-1
민갤러리
위치 : 충남 공주시 웅진로 154-4
공주문화예술촌
위치 : 충남 공주시 봉황로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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