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술을 즐기는 방식이 예전과는 달라졌습니다. 많이 마시는 것이 중요하던 문화에서 내 취향의 여러 술을 알아가는 문화로 차츰 바뀌게 되었는데요. 그 과정에서 수제 맥주 또는 수제 막걸리와 같이 수제 주류들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러한 수제 술, 예전에는 없었을까요? 당연히 우리 조상님들에게도 이런 술들이 있었습니다. 대한민국 모주의 고장 전주에서 전통주들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전주전통술박물관에 다녀왔습니다.


전주전통술박물관

조상님들의 전통 가양주의 맥을 이은

전주전통술박물관!

한옥마을에 자리한 전주전통술박물관은 가양주 빚기 및 홍보, 체험, 전통주 발굴, 계승하는 문화시설로 전통주 관련 유물 전시, 향음 주례를 재현하고 유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은 집마다 술을 빚어 제사를 지내며 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대접하던 우리 조상님들의 전통 가양주의 맥을 이어서 현대에 재현하고자 개관했다고 합니다.

전주전통술박물관 앞에는 몇 개의 현수막이 있었습니다. 우선 인스타그램에도 올리기 좋은 시가 있었는데 ’날씨야 네가 아무리 추워 봐라, 내가 옷 사 입나 술 사 먹지.’라는 말이 너무 귀여웠습니다. 또한 옆의 현수막을 보니 전주의 자랑인 전통 모주 만들기를 비롯해 BTS가 체험했던 그대로를 경험할 수 있는 BTS 패키지도 있었습니다. 저는 오늘 체험보다는 전시가 목표였기 때문에 ’누룩으로 빚은 우리 할머니의 가양주’와 ’우리 할머니의 주방문‘ 전시를 보러 갔습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에 들어가기 전에 입구에 무료 충전 표지판을 보았습니다. 긴급한 여행자들에게 정말 유용할 것 같다고 생각하며 들어서니, 벽 한편에는 전시 팸플릿들이 있고 길쭉한 복도를 더 따라 들어가 보니 마당과 함께 예쁜 한옥 건축물들이 눈에 보였습니다.

곳곳에, 전시에 대한 설명을 나타내는 안내판들이 있어서 보기가 편했으며, 바닥에는 전시 방향도 표시되어 있어서 이동 방향을 한눈에 알아보기 좋았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특이했던 건 증강현실인 AR 전시가 가능한 점이었습니다. ‘아티바이브’ 앱을 설치하여 AR로 화면을 입체적으로 볼 수 있었는데요, 전시를 보러 가시는 분들은 미리 앱을 설치하여 준비하시면 조금 더 편하실 것 같았습니다.

조선의 가양주 문화는 일제의 주세법(1909)에 의해서 맥이 끊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가양주가 번성했던 시절부터, 단절과 부활까지에 걸쳐 술에 관한 역사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꽃처럼 향기롭게 이롭게 마시라.

여러 전시 중 벽 한쪽에 너무 예쁜 꽃잎들이 전시되어 있길래 가까이서 보니 이 모든 것들이 술의 재료가 된다고 하길래 놀랐습니다. ‘꽃처럼 향기롭게 이롭게 마시라.’고 적혀있는 글귀도 있었는데, 우리 선조들은 제철에 나는 열매뿐 아니라 꽃도 모두 술로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목련꽃이나 여뀌꽃 술이라니, 대체 어떤 향을 가졌을지 제일 궁금한 술이었습니다.

다른 곳에선 전주의 자랑인 모주만 모아놓은 곳들도 있었고, 전시체험 프로그램들의 일정들을 전부 안내해 주는 알림판도 있었습니다. 대부분의 체험이 예약받고 진행하고 있으므로, 체험을 조금 더 원하시는 분들은 꼭 사전 예약을 하시는 게 좋을듯 합니다.

누룩 전시를 지켜보는데, 누룩이라는 것이 제 생각보다 종류가 더 많아서 신기했습니다. 그냥 쌀가루를 빚으면 끝이 아닌가 했는데 비슷하지만 약간씩 다른 재료들을 서로 다른 비율로 섞어 제각각의 누룩을 만들어내는 것을 새롭게 알아갔습니다.

전시가 끝난 뒤에는 다시 양화당에서 나갔는데, 구불구불한 돌이 있길래 다가가서 보니 ‘유상곡수연’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선비 옷을 입고 여기에 술잔을 띄우면서 체험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나가는 방향으로 복도 왼쪽에 잘 보시면 방이 하나 있습니다. 뮤지엄샾으로, 여태 전시에서 본 전통주를 판매하는 곳입니다. 사장님께서 직접 만든 모주도 판매하는데 제가 간 날은 추워서 그런지 따뜻하게 데운 모주를 시음해 보라며 주셨습니다. 데운 모주는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서 저도 한 병 사 가게 되었습니다.

전주전통술박물관을 나서며 다시 한번 건축물을 돌아보자, 그제야 제 앞에 보이는 귀여운 글귀를 발견했습니다.

‘세상이 요지경 속이라 어찌 곡차를 마다할 수 있겠는가.’

사실 전시장 벽에 술과 관련된 선조들의 기록들이 무수히 많이 있는데, 그게 전부 어떤 이유를 대서라도 술을 마시고 싶어 하는 것이 느껴져서 귀엽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했습니다. 많은 사람과 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고, 소수의 친구와 한잔씩 걸치는 게 좋은 사람들이 있고, 혼자서 편히 마시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술도 그에 맞춰 독한 술이나 달콤한 술에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우리 조상님들도 마찬가지였다고 생각이 드는 재미난 전시였습니다.

추운 겨울 따뜻한 모주한잔 걸치는건 어떠신가요? 오늘 소개해드린 전주전통술박물관에 꼭 한번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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