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낮에는 타일공 밤에는 화가 최희순 5회 개인전 공간&흐름
흐름은 삶의 시간
눈이 시리게 파란 가을 하늘이 마냥 멍 때리게 하는 이른 아침에 찾은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입니다.
나를 오롯이 마주할 수 있는 그 무엇을 찾아 긴긴 세월 돌고 돌아 이제야 안착한 어느 화가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데요, 한편의 애틋한 휴먼 드라마를 보는 듯 짧은 인터뷰로는 헤아릴 수 없는 가슴 뭉클함이 산이 되고 바다가 돼 수행 같았던 지난 시간을 돌이켜 화폭에 꾹꾹 눌러 담은 최희순 작가의 다섯 번째 개인전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최 희순 5th 개인전
공간 & 흐름
2023. 10.20(금) ~ 10. 27(금)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 1층 전시실
최희순 작가와 인터뷰 시간입니다.
초면이지만 엊그제 만난 구면 같은 따스함과 푸근함은 잠깐 인터뷰로도 전해져 온기를 느끼게 합니다.
이웃님들은 혹시 낯선 누군가를 따뜻하게 안아준 적 있으신가요?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자연스레 두 팔 벌려 마음을 다해 안아주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생각하곤 했는데 오늘 처음 마주한 최희순 작가의 큰 품은 오랫동안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줄 것 같습니다.
손이 야무진 엄마의 소망 같은 전시회를 응원하는 따님의 분홍 꽃 한 아름이 애틋합니다.
학원 선생님으로 화가로 엄마로 바쁜 나날을 보내다 이제는 아빠 일을 도와 타일도 곧잘 붙이는 숙련공으로 웃음이 따뜻한 최희순 5th 개인전 공간 & 흐름 속으로 스며들 시간입니다.
눈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파란 하늘 같은 바다가 인생의 여정이 되어 멈출 듯 멈추지 않고 큰 바다가 되고 큰 나무가 되어 시간을 가늠하게 합니다.
국민학교(초등학교) 시절 엄하지만 내 안의 잠재력을 끌어내준 선생님의 한 마디가 지금의 작가 최희순을 있게 한 것 같아서 잊을 수가 없다고 하니 말 한마디의 무거움을 안다면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 수 없겠구나 싶습니다.
최희순 / 흐름 속으로
<최희순 작가의 작품에서 수평적 직선의 의미>
작가에게 있어 '흐름' 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직선 개념의 시간들의 모임이라고 합니다. 돌이킬 수 없이 한 번 지나가면 끝인 시간, 많은 희로애락을 느낄 때도 소리 없이 지나가는 시간은 원하는 무언가를 하고자 할 때에도 그 시간 안에서 많은 노력을 해야만 하는데요, 그래서 흐름은 삶의 시간들이었다고 합니다.
최희순 /무제
지나간 찰나가 모여서 이루어진 삶인 것인데요, 지나간 시간은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고 우리들의 빛깔(Color)로 누군가에겐 기억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최희순 / 운동화
수평적 직선은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도구라고 합니다. 작은 선들의 '공간 띄우기' 작업은 바쁜 일상에서 소외되거나 외로움, 괴로움을 느끼는 아픈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자 하는 표현으로써 공간이 된다고 합니다.
최희순 / 나무, 시간을 담다 |
작업을 할 때 작은 선을 그리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합니다.
마치 찰나의 시간을 화폭에 옮겨 놓듯 조용히 마음 비우기가 시작되는데요, 살아가면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내 삶의 시간을 내어놓아야 하듯, 인생의 시간을 내어놓아야 하는 고통을 감내하는 시간의 흐름 안에서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합니다.
최희순 / 나무, 시간을 담다 ||
이런 삶 속에서 시간은 무심한 듯 지나가는데요, 찰나의 시간을 모아놓은 공간 속에서 '마음 비우기 작업' 은 현대인의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의도가 가미되었다고 합니다.
최희순 / 나무가.....
최희순 작가는 숙명여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 조형예술학 석사입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 커서 화가가 되겠다는 꿈을 늘 가졌는데요, 주변에서 대학은 홍익대학교를 가라고 했지만, 가정 형편으로 학업을 등한시한 바람에 성적이 되지 못해 숙명여대를 갔다고 합니다.
최희순 / 공간 & 흐름 ||
미술이 좋았지만, 학원비 낼 돈이 없어 고민하다 이리여고를 졸업하고 무작정 서울 언니 회사 내 공장에 취직해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그림을 공부하기를 몇 년째 늦깎이로 숙명여대 미대에 진학했지만, 등록금만 부모님께 의지하고 학비는 모두 아르바이트를 하며 냈다고 합니다. 공부하다 말고 아르바이트를 나갔고 등록금 마련이 안돼 휴학을 반복하다 서른 즈음에 가까스로 졸업을 했다고 합니다.
최희순 / 공간 & 흐름 |||
졸업하자마자 고향 익산으로 돌아와 미술 학원을 열었고 꽤 인지도 높은 미술학원장이 되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전업작가로서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미술 학원을 정리하고 화실을 운영하며 작업과 일반인 상대 미술교육도 진행했다고 합니다.
최희순 / 공간 & 흐름 | - 1, 공간 & 흐름 | - 2
이제 막 화실이 안정이 될 무렵 10여 년 전 자궁수술과 석회성 건염으로 어깨를 수술하는 등 몸이 망가질 대로 망가졌지만, 붓을 놓지는 않았다고 합니다.
최희순 / 공간 & 바다 ||
그림에 대한 열망으로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되자 2013년 첫 개인전(익산 현대 갤러리)을 가졌고 2014년 대학원에 입학해 이제는 화가와 그림을 연구하는 학자의 길도 함께 걷고 있습니다.
최희순 / 흐름 속으로, 연(蓮)
대학원 입학 때 설비 일을 하는 남편의 도움이 컸다고 하는데요, 현재도 그림을 그리는 전업 작가에 그림 작업이 끝나면 남편 설비 일을 도와 공사현장에서 타일을 까는 타일 숙련공으로 그리고 엄마의 일까지 세 가지 일을 여전히 함께 하고 있습니다.
최희순 / 나무, 흐름 속으로
이번 솜리문화예술회관 전시가 다섯 번째 개인전인데요, (사) 한국미술협회 회원 (사) 환경미술협회 회원, We Now 회원으로 단체전에도 다수 참여한 중진작가가 되었습니다.
최희순 / 공간 & 바다 |
최희순 / 흐름 속으로, 바다
최희순 / 횡단보도, 10초
헤아릴 수 없는 바다의 중심에서 큰 그늘을 드리운 거목이 서 있는 듯 마음 비우기로 가벼워진 지금, 꽃보다 아름다운 작가님을 인터뷰할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힘에 부쳤던 오랜 시간이 오늘부터는 꽃길만 걷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서양화가 최희순
전북 익산시 하나로 11길 24-4
E-mail : chs8229@hanmail.net
익산이 더 궁금하다면 Click↘↙
#익산전시 #익산솜리문화회관 #최희순작가 #익산개인전 #2023익산방문의해
- #익산전시
- #익산솜리문화회관
- #최희순작가
- #익산개인전
- #2023익산방문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