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갑사 오리숲길 갑사계곡에서 계룡산 깃대종 호반새를 만난 날
여름 철새, 호반새를 만날 수 있는
공주 갑사 오리숲길
갑사에 갈 때마다 한번 만나보고 싶은 게 있었습니다. 바로 계룡산 깃대종으로 지정된 호반새인데요, 드디어 그 모습을 갑사계곡에서 보게 된 운수 좋은 날이었습니다. 그동안 갑사계곡에서 물총새의 사냥 모습도 보았고, 구슬피 우는 소쩍새의 매서운 눈초리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호반새를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갑사자연관찰로 입구에는 계룡산국립공원 깃대종을 알려주는 알림마당이 세워져 있습니다. 깃대종은 영어로 Flagship Species이며 특정 지역의 생태, 지리, 문화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인 야생 동식물을 말한다고 쓰여 있네요. 간단히 말해서 그 지역을 대표할만한 동식물로 보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것을 선정하여 깃대종으로 지정하고 있는 거죠. 계룡산국립공원에서는 호반새와 깽깽이풀을 깃대종으로 지정하였군요. 깽깽이풀은 이른 봄에 피는 꽃으로, 이곳 말고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볼 수 있으며 재배도 많이 하고 있어 그리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습니다. 깽깽이풀이라는 이름은 깽깽이(깨금발)로 뛰어간 것처럼 띄엄띄엄 자라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네요.
호반새는 울창한 숲에서 번식하는 여름철새라고 안내를 하고 있군요. 호반새는 물총새과에 속한 조류로 온몸이 붉은색을 띠어 불새라고도 불린다고 해요. 우리 나라에서는 5월 초순~9월 하순까지 관찰할 수 있지만 워낙 깊은 숲속에 서식하는 경우가 많고, 개체수도 적은 편이라 관찰하기가 어려운 희귀조류입니다.
비가 자주 내려서 갑사계곡에 물이 가득합니다. 시원한 물소리와 새소리 매미 소리가 어울려 더위를 잊게 하는군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곳은 문화재관람료를 받던 곳인데 지금은 갑사 불교문화유산 안내소라는 간판을 걸고 무료입장을 시키고 있군요. 이젠 부담 없이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관람할 수 있어 좋습니다.
연일 폭우가 쏟아지지만, 오랫동안 깊게 뿌리를 박고 자라는 갑사 오리숲길의 나무들은 더욱 싱싱하기만 합니다. 그래서 '뿌리깊은 나무'인가 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호롱호롱 아름다운 새소리가 들립니다.
아! 깊은 숲속에서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오는 게 있었습니다. 깊은 초록 숲속에 황홀한 빛이 반짝거립니다. 보자마자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새, 호반새라는 것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작네요. 늘 장착하고 다니는 줌렌즈로는 더 이상 크게 볼 수 없네요.
기다란 부리와 꼬리 부분이 더 붉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주황색이며 꼬리 부분에 파란색이 눈에 뜨입니다. 개구리 등 양서류와 작은 물고기· 곤충 등을 먹는데, 계곡이나 냇가에서 잡은 먹이를 나뭇가지에 부딪혀서 죽인 뒤 먹는다고 해요. 한참 동안 앉아서 두리번거리고 똥도 싸더니 이내 숲속으로 자취를 감추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영상으로 보시지요.
호반새가 어디로 날아가버렸을까? 아쉬움을 남기며 갑사를 돌아봅니다. 계룡산 갑사는 삼국시대에 창건된 절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주 갑사 대웅전은 17세기에 지어져 17세기 이전과 이후의 건축 특징을 모두 보여주는 건축물로 건축사적 가치가 높아서 보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갑사 뒤로 계룡산 줄기가 펼쳐지고 파란 하늘에 떠 있는 뭉게구름이 한 장의 그림을 만들어냅니다.
삼성각 앞에는 아직도 수국이 한창이군요.
갑사 석조약사여래 입상 옆 계곡에는 거센 물살이 물보라를 일으키며 사방으로 흩어지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이 모습을 장노출로 담았더니 비단결처럼 부드러워졌습니다. 정말 너무나 다른 모습을 보여주네요.
보물로 지정된 월인석보목판이 저장되어 있는 건물 주변에는 봄에 노란 꽃을 피우는 황매화가 드문드문 보입니다.
간성장 옆으로 흐르는 계류도 참 아름답습니다.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물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대적전 앞의 배롱나무도 8월이면 활짝 꽃을 피우겠지요.
계룡산국립공원에는 갑사, 동학사, 신원사 등 천년고찰이 많습니다. 공주시에서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키 위해 신원사에서 갑사, 동학사를 왕복 운행하는 이른바 ‘신갑동’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습니다. 계룡산을 찾은 관광객들이 신원사, 갑사, 동학사의 각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관광과 등반을 한 뒤 되돌아갈 마땅한 대중교통 수단이 적어 불편했던 교통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 백제문화제 기간 1일 왕복 3회 운행하고 있습니다.
신관동 육교에서 오전 8시30분 첫차로 운행을 시작해 동학사에서 9시, 오후 12시30분, 오후 3시20분 출발하며, 하루 3회 운행합니다.
이용권은 1일 동안 이용 가능한 보통권 1500원과 할인권(경로, 학생, 장애인, 국가유공자) 1000원 등 2종이 있습니다. ‘신갑동’ 셔틀버스를 타고 와서 동학사나 갑사, 신원사에서 계룡산을 오른 후 다른 방향으로 내려가 다시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자가용 승용차보다 더욱 편리할 것 같습니다.
호반새를 다시 볼 수 있을까 하여 갑사계곡 주변을 샅샅이 돌아보았지만, 더 이상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잠시의 만남이었지만 새록새록 머릿속에 떠오릅니다. 계룡산 갑사의 맑은 물속에서 먹이도 많이 구하고 짝도 만나서 번식도 잘하고 다음에는 더욱 가까이에서 자주 만날 수 있기를 빌어봅니다. 오늘은 귀한 계룡산 깃대종 호반새를 만난 운수 좋은 날이었습니다.
갑사
위치 : 충남 공주시 계룡면 갑사면 567-3
문의전화 : 041-857-89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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