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한국어 교육’은 외국인 주민들의 행복을 그리는 밑그림이다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 ‘2023년 외국인 주민을 위한 한국어 교육’ 2학기 개강
한 나라의 언어를 배우는 것은 단순한 문자의 습득을 넘어서는 행위다. 그 나라 문화의 중심으로 들어가고, 언어 습득을 통해 사회 적응력을 키운다.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 주민들의 경우에는 산업안전과 체류 연장, 귀화와 정주 자격 획득을 위한 수단으로 한국어 능력이 활용되기도 한다.
지난 8월 13일 일요일,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2023년 2학기 한국어 교육이 시작되었다. 수업 시작 한참 전인데도 센터 로비는 외국인 주민들로 북적였다. 교재 구입과 교육 안내 등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센터는 배움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의 한국어 교육은 주말 교육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용자 대부분이 이주노동자로 주중에는 교육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은 토요일 저녁, 일요일 오전, 일요일 오후, 일요일 저녁반까지 총 10개 반으로 구분되어 있다. 한국어 수준별 반 편성과 한국어능력시험(TOPIK) 반 운영을 통해 교육의 효과와 참여를 높이고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 권상미 교육팀장은 “요즘 한국어 교육 신청자가 부쩍 많아졌다. 기존에는 언어 소통이 목적이었다면, 요즘은 장기 체류자격을 부여받거나 귀화 준비 등 교육 목적이 명확해졌다. 특히 이주노동자 정책이 단기 체류에서 장기 체류로 전환되면서 한국어 교육의 수요가 더 늘어났다. 이번 학기에 1개 반을 증설했음에도 교육신청자가 초과해 어쩔 수 없이 교육 대기자로 분류해 놓는 실정이다. 대기자들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면 교육담당자로서 안타까움이 크다. 내년에는 교육반을 더 증설할 방안을 마련하려고 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날 센터에는 한국어 교육 접수 마감을 공지했음에도 교육을 신청하러 온 외국인 주민들이 많았다. 대기 교육생들이 너무 많다 보니 대기 등록을 해도 이번 학기에는 교육받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안내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워 보였다. 우선 교재라도 구입해 미리 공부하고 있겠다며 자리가 나면 연락해달라고 부탁하는 여성 이주노동자가 있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Q. 한국어 공부 신청을 못 하게 되어 많이 아쉽겠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고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저는 네팔에서 왔습니다. 이름은 ‘스치’라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5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강천면에 있는 콩나물 공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옆의 친구는 이천시 부발읍 버섯농장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친구들과 함께 한국어 공부를 하려고 왔는데 자리가 없어서 공부를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많이 아쉽지만, 공부할 자리가 생길 때까지 기다리려고 대기 신청을 했습니다.
Q. 한국어 공부를 하려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한국에서 일한 지 5년이 되었지만, 아직 한국어를 잘 못합니다. 네팔에서 한국어를 조금 배웠지만 한국에 와서는 공부를 하지 못했습니다. 한국어를 못하면 공장에서 일할 때 말이 통하지 않아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한국어 공부를 잘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비자를 바꿔서 한국에서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자격도 얻고 싶습니다. 한국어 공부를 잘하면 비자 변경을 할 때 좋습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토픽 시험 높은 단계도 합격하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더 오랫동안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9(비전문 취업) 비자에서 E-7-4(숙련기능인력) 비자로 변경 시 한국어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E-7-4 비자의 경우 체류 기간 연장은 물론 가족 동반 체류가 가능해 E-9 체류자의 경우 비자 변경 욕구가 크다.
Q. 한국에서 5년 동안 일을 했는데 더 오랫동안 일을 하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돈을 많이 벌어서 네팔에 있는 가족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한국에서 일해서 여동생과 딸을 대학까지 보냈습니다. 네팔에서는 대학교에 다니려면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동생과 딸이 대학교를 졸업하려면 제가 더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동생과 딸이 대학을 졸업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한국에서 일하는 이유이고 저의 가장 큰 기쁨입니다.
낯선 이국땅에서 이주노동자의 삶을 선택한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가족의 행복을 만들겠다는 바람은 모두가 동일하게 가지고 있었다. 그러기에 잔업과 주말 근무를 자청하고 생활비를 줄여서 가족의 행복을 설계한다.
이들의 행복을 위한 여정에서 한국어가 필수적 요소가 되었다. 한국어는 안전한 산업환경을 만들고 원활한 소통을 통해 사회 적응력을 높인다. 또한 장기 체류자격을 획득함으로써 코리안 드림을 완성하는 수단이 된다. 이뿐 아니라 한국의 문화와 규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귀화를 통해 정주를 가능케 하기도 한다. 그래서 한국어 교육을 외국인 주민이 그려가는 행복 설계의 밑그림이라고 부른다.
여주시외국인복지센터에서 진행하는 2023년 2학기 한국어 교육이 외국인 주민들의 행복을 위한 디딤돌로 작용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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