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4일 전
공주에 유독 곰 조형물이 많은 이유를 아시나요?
공주의 곰 이야기!
백제의 고도(古都)인 공주시를 다니다 보면 걸음을 떼기가 무섭게 곰(熊)과 관련한 조형물, 상호, 상품 등이 눈에 띕니다. 공주의 옛 지명인 '웅진(熊津)'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오늘은 공주에서 만나는 곰(고마) 조형물을 통해 공주를 자세히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함께 가보실까요?
공주의 곰 이야기
고마나루
충남 공주시 웅진동
제일 먼저 소개할 곳은 고마나루입니다. 고마나루는 곰나루라고도 불렸으며, 한자어로는 웅진(熊津)이라고 합니다. 고마나루는 주요한 교통로이자 군사 요충지였으며, 현재는 공주10경이자 금강 8경에 들 만큼 금강과 솔밭이 어우러진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고마나루 솔밭에는 곰사당(熊神壇)이 조성돼 있습니다. 사당 안에는 1972년 공주시 웅진동 곰내골에서 출토된 돌곰상(모형)이 모셔져 있습니다. 고마나루에는 애틋한 전설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인근 연미산(燕尾山)에 암곰이 짝 없이 살다가 길 잃은 나무꾼을 만나 아이까지 낳고 1년 가까이 살았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꾼이 아내와 아이들만 남겨 두고 연미산을 떠나자, 암곰은 아이들과 함께 고마나루(금강)에 뛰어들어 빠져 죽었다는 슬픈 이야기입니다. 곰사당은 금강에 빠져 죽은 암곰과 새끼 곰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제를 지내던 사당이라고 하며, 고마나루 전설은 사당 내 웅신단비(熊神壇碑)에 적혀 있습니다.
곰 사당 뒤편에는 네 점의 곰 조각상이 전시돼 있습니다. 4인의 작가가 참여하여 조각상에 고마나루 전설을 담아 내고 있으니, 고마나루를 방문하게 되면 조각상을 감상하며 구전되는 슬픈 전설도 읽어 보시길 바랍니다.
1. 연미산에 살고 있는 외로운 곰이 님을 찾아 산속을 거닐고 있다. <산책길>
2. 나무꾼과 정을 나눈 곰은 두 마리 새끼와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행복한 오후>
3. 어미곰과 새끼들이 떠난 님을 애절한 마음으로 그리워 하고 있다. <그리움을 향한 마음>
4. 돌아오라는 애원을 외면하고 강을 건넌 님에 절망한 곰은 강물에 몸을 던졌다. <기다림>
고마나루에서는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국가 주관으로 금강의 수신(水神)에게 제사를 올리던 (웅진단)터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웅진단 제사는 곰에 대한 제사에서 성격이 변했다고 합니다.
공주의 곰 이야기
웅진탑공원
충남 공주시 금성동
다음으로 소개할 곳은 웅진탑(熊津塔)공원입니다. 지역에서는 흔히 '곰탑공원'으로 불립니다. (금강의) 강북 지역에서 금강교를 건너자마자 왼편으로 보이는 작은 공원입니다. 공원으로 조성되기 전에는 잡목과 잡풀이 자라던 곳이었습니다. 만, 공주(원도심)의 관문에 해당하는 포인트 지점인지라 공주관광안내소가 있던 곳입니다.
금강교를 건너면 중앙부에 밑동 굵은 벚나무 한 그루가 서 있는 공간이 나타납니다. 벚나무 뒤로는 작은 야외 공연장이 조성돼 있는데, 그곳에 서서 위쪽을 올려다보면 공산성 북서쪽 성곽길이 눈에 들어옵니다.
벚나무 우측으로는 곰 조형물이 보입니다. 한자로 웅진탑(熊津塔; 곰탑)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웅진탑 후면에는 조형물 건립 배경이 적혀 있습니다. 1978년 3월 9일, 공주에 라이온스클럽이 창립된 지 10주년에 이르러 이를 기념하기 위해 공주라이온스클럽에서 웅진탑을 건립했다고 합니다. 옆면에는 곰나루전설이 전해지는 공주(웅진-웅천-웅주)의 얼을 되찾고 고장을 새롭게 가꾸기 위해 곰을 공주의 상징으로 받들어 웅진탑을 세운다는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웅진탑공원이라는 이름은 이 탑이 건립되면서 붙여진 듯합니다.웅진탑(곰탑)
웅진탑 오른편에는 2006년에 세운 시비 한 기가 보입니다. 시비에는 고운(孤雲) 최치원의 한시가 적혀 있습니다. 웅진탑에 적힌 대로 향토문화의 꽃을 길이 피우기 위한 귀감의 일환이 아닐까 싶습니다.
공주의 곰 이야기
비석공원
충남 공주시 신관동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은 비석공원입니다. 금강을 기준으로 하여 북쪽에 있습니다. 공주 원도심에서 공주대교를 건너면 강북교차로가 나오는데요, 인근에 공주시 마스코트인 고마곰과 공주 조형물이 서 있습니다. 비석공원은 고마곰과 공주 조형물 뒤편에 조성돼 있습니다.
고마곰과 공주 마스코트 후면에는 세 그루의 고목이 서 있습니다. 보호수로 지정돼 있지 않지만, 중앙에 있는 느티나무는 족히 200~300년 이상의 수령은 돼 보입니다. 한 번도 마을 사람들이 제(祭) 올리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밑동에 왼새끼가 감긴 것으로 보아 마을을 지키는 당산나무로 여겨집니다.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8기의 비석을 볼 수 있습니다. 영세불망비나 공덕비가 대부분입니다. 중앙부에 6기의 비석이 있고, 뒤편 좌우로 각각 1기의 비석이 서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 있는 비석은 1981년 세워진 것으로 마을 이장을 역임한 분의 공덕비입니다.
비석공원 안에서 가장 늦게 세워진 것은 '초아의 봉사'라는 문구가 보이는 조형물일 듯합니다. 2021년 7월 29일, 초아의 봉사정신을 실천한 3680지구 로타리안들이 '백만불 달성 기념 30년 타임캡슐'을 묻은 곳이라고 합니다. 로타리안들의 사랑, 희망, 추억을 담았다는 타임캡슐은 2051년 7월 29일에 열리게 된다고 하고요.
비석공원의 쉼터비석공원은 올해로 탄생 10주년을 맞은 공주시의 마스코트인 '고마곰과 공주' 조형물이 가장 사람들 눈에 잘 띄는 곳에 조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만이 이곳의 명칭을 알고 있어서 안타깝게 생각됩니다. 공원 이름과 이곳에 세워진 비석 및 당산나무, 조형물 등에 대한 정보를 적은 안내판을 세워 정확한 이름으로 불리길 바랍니다.
웅진기 백제의 도읍지였던 공주는 곰(熊)으로 상징되는 고장입니다. 단군신화에서 곰은 인내심이 강한 동물로 나타납니다. 고서에서 곰은 상서로운 동물 또는 신령스러운 동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오늘에 이르러서는 귀엽고 친숙한 이미지까지 더해진 듯합니다. 오늘은 곰 조형물이 있는 공주 명소 세 곳을 소개해 봤는데요, 2025년 긍정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더 많은 공주의 곰들과 꼭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고마나루
위치 : 충남 공주시 웅진동
웅진탑공원
위치 : 충남 공주시 금성동
비석공원
위치 : 충남 공주시 신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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