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전
[경남/통영]사진으로 만나는 통영의 순간들, 통영시민문화회관 사진전
2025년 경상남도 뉴미디어 프렌즈 김근
경남 통영은 ‘예술의 도시’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는 지역입니다. 푸른 바다와 섬, 그리고 다채로운 문화가 어우러진 이곳에는 지역 예술을 품어 안는 문화 공간이 있습니다. 바로 통영시민문화회관입니다. 이번에는 그 문화회관에서 열린 특별한 사진전, <통영, 그 바람의 선율>의 현장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통영시민문화회관은 통영시 동호동에 위치한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시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열려 있는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시설입니다. 대공연장과 소공연장, 전시실 등을 고루 갖추고 있으며, 각종 연극·공연·전시가 계절마다 다채롭게 펼쳐지는 곳입니다.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보이는 바다 풍경은 또 하나의 감동을 전해줍니다. 수면 위에 떠 있는 배들과 반짝이는 햇살이 어우러져 통영만의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시민문화회관 주변 그늘진 벤치에는 잠시 걸음을 멈춘 시민들이 바다와 시내를 바라보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조용히 앉아 풍경을 감상하거나, 가족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통영의 일상이 지닌 따뜻한 정서를 느끼게 합니다.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전시를 감상한 후에는 바로 옆에 위치한 디피랑(DPIRANG)도 함께 들러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남망산 일대에 조성된 디피랑은 약 1.5km의 산책로를 따라 빛과 영상이 어우러진 미디어아트를 감상할 수 있는 야간 테마파크입니다.
밤이 되면 숲길 곳곳이 다양한 조명과 설치미술로 물들며, 마치 빛의 정원을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산책 중간에는 통영국제음악당이 내려다보이는 전망 포인트도 있어 야경 명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통영, 그 바람의 선율> 전시는 지난 6월 3일, 통영시민문화회관 대전시실에서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전시는 통영에서 40년 이상 활동한 중견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구성되었으며, 한 도시를 오랜 시간 애정으로 담아온 기록의 깊이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진전이 열리고 있는 통영시민문화회관 대전시실 내부는 조용하면서도 차분한 분위기였습니다. 전시장 안을 거니는 관람객들은 누구 하나 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조용히 발걸음을 옮기며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하얗게 정돈된 벽면 위에 걸린 작품 앞에서 사람들은 각자의 속도로 통영의 사계절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어떤 관람객은 한 장의 사진 앞에서 오랜 시간 시선을 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봄날의 동피랑 골목길 사진 앞에서 그는 가만히 눈을 감고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아마도 사진 속 풍경이 자신의 추억과 겹쳐졌던 모양입니다. 작품은 그저 보여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는 이의 기억과 감정을 끌어내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끼게 했습니다.
가족 단위로 방문한 관람객들도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는 “저기, 이거 우리 전에 갔던 곳 아니야?”라며 사진 속 풍경을 함께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사진 속 배경을 가리키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질문을 던졌고, 부모는 웃으며 답을 건넸습니다. 작품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이들의 대화는 사진전이 단순한 감상을 넘어 세대 간 소통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전시장 한쪽 구석, 바다를 담은 작품 앞에 한 관람객이 조용히 서 있었습니다. 모자를 눌러쓴 채 곧은 자세로 사진을 바라보던 그는, 마치 오래전 기억을 되짚는 듯한 표정이었습니다. 바다 위로 부드럽게 번지는 석양과 정박한 어선들이 담긴 그 장면 앞에서 한참 동안 움직이지 않고 서 있었습니다.
이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은 세대와 취향이 서로 달랐지만, 모두 자신만의 방식으로 작품을 감상하며 통영의 풍경에 몰입하고 있었습니다. 어떤 이는 한 장의 사진 앞에 오래 머물렀고, 또 어떤 이는 가족과 함께 작품 속 장소를 떠올리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연령대에 따라 시선과 감상이 달랐지만, 그 차이가 전시의 분위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습니다.
정적인 공간 속에서 가장 생생하게 다가왔던 것은 바로 관람객들의 표정과 눈빛이었습니다. 사진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 잠시 멈춘 숨결, 그리고 마음속에 피어오른 추억의 조각들이 고요한 전시장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작품 속 통영의 풍경은 관람객들의 기억을 조용히 건드리며,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 여운을 남겨주었습니다.
이번 <통영, 그 바람의 선율> 사진전은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는 경험을 선사했습니다. 오랜 시간 통영을 담아온 사진가의 시선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풍경을 다시 보게 했고, 그 안에 스며든 계절의 감정과 도시의 숨결을 깨닫게 했습니다.
통영시민문화회관은 예술과 일상이 만나는 공간입니다. 전시가 끝난 후에도, 이곳은 언제나 새로운 문화와 만남을 기다리는 중입니다. 통영을 여행하신다면, 디피랑과 통영국제음악당뿐 아니라 이곳 시민문화회관도 꼭 들러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예술 속 통영은 또 다른 감동으로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통영시민문화회관
✅주소 : 경상남도 통영시 남망공원길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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