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물포역에서 도보로 10여분 거리,

인천 시민들의 오래된 휴식 공간인

수봉공원 산책 길 중간에는

동네의 고즈넉한 분위기만큼이나

얌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사찰이 있습니다.

바로 ‘부용사’인데요.

도심에서 쉽게 보기 힘든 도심 사찰이지요!

도심 속 사찰

'부용사'

부용사는 1930년 승려 만성이 지은

작은 암자로 시작된 인천 최초의 ‘비구니’ 선원이자

인천시 등록문화재 응진전이 있는

유서 깊은 곳일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 이후에는 전쟁으로 고아가 된 아이들을

돌보았던 아름다운 역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수봉공원 산책하며 들러도 좋을 거 같네요. :)

경내로 들어가면

마치 다른 세상으로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듭니다.

도심의 소음은 점차 멀어지고,

산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고요함을 더하며

도시에서 번잡했던 마음도 한결 차분해지는데요.

그러고 나면 사찰 곳곳에 담긴

보이지 않는 수고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갈하게 빗질된 대웅전 앞 잔디 마당

무언가 의미를 실어 다듬어냈음이 분명한 나무들,

잘 정리된 요사채 주변까지

누군가의 고단한 정성이 녹아 있음을 알게 합니다.

수봉공원을 산책하고 사찰을 들어와보니

눈이 더욱 정화되는 거 같네요. :)

또한 비록 우리 전통 양식과는 다른 일본풍이지만

적당히 오래된 듯한 석탑의 온화한 침묵

탑 위에 놓인 기도의 흔적들은

마치 이곳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함과

동시에 어쩐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줍니다. :)

그리고 부용사를 더욱 특별하게 하는 것은

인천시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응진전입니다.

현재 인천 도심 내에 보존된

가장 오래된 사찰 목조건물

인천시민 126인의 후원으로

1958년 건립되었습니다.

응진전은 현재의 대웅전이 지어지기 전까지

주불전으로 사용되었다고 하는데요.

건물을 보면 일본식 교창

여닫이문에 유리를 부착한 독특한 모습을 볼 수 있죠.

일본식 교창은 일제강점기 일본건축의 영향으로서

당시의 건축적 상황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역사 속 상황을 상징하니 더욱 뜻 깊은 거 같네요. :)

비록 전통 건축 양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한국전쟁 직후 부족한 물자와 경제적 여건 속에서도

불구하고 전통을 계승하려 했던

흔적이 보인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대성과 역사성

응진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이겠지요.

요즘같이 갈등과 혼돈이 뒤섞인 세상에

마음 다스리기엔 삶의 여백을 마주할 수 있는

사찰만큼 좋은 곳은 없을 것 같습니다. :)

꼭 불자가 아니더라도

수봉공원을 산책하며

도시 생활에서 묻은 번민의 먼지를 털고

마음 한 자락 내려놓고 싶을 때

옆 동네 마실 가듯 찾아가면

잊고 있었던 봄꽃처럼 부용사가 지척에 있습니다.

수봉공원 부근이니 산책하며 꼭 들러보세요!

<부용사>

※ 본 게시글은 제13기 인천시 SNS 서포터즈 최용석 님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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