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로

2년 전

거제문화예술회관 이동연 초대전 아바타

거제시 소셜미디어 서포터즈 여정순

경남 거제시 장승로 145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이동연 초대전 아바타

1월에 장승포에 위치한 거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토끼맞이 전'을 잘 보고 왔었어요.

좋은 시설에서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서 작년부터 자주 가고 있는데요, 2월 8일에 오픈한 이동연 초대전 아바타 소식에 첫날부터 발 빠르게 다녀왔답니다.

그럼 저와 같이 작품 구경하러 떠나 보실까요? ^^

2023. 2.8.-3.8. 거제문화예술회관 전시실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서 내려 본관동 내 전시실로 오시면 됩니다.

그럼 오른쪽 사진처럼 전시실 바로 앞에 큰 현수막이 걸려 있어요.

전시실 안으로 들어가니 TV 화면에 작품들이 나오고, 그 아래에 팸플릿과 전시 활동지 스티커들이 꽂혀 있었어요.

무료지만 1인당 1개씩 가져가 주세요.

이동연 초대전

아바타

다르지만 같은 우리 모두의 자화상

만월 : 꿈은 이루어진다

현대 미인도

내 작업의 주제인 미인도는 소외, 고독, 결핍과 같은 상실의 정서로부터 비롯되었다.

'젊고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 부러움, 시샘을 빌미로 꾸며진 가상의 공간이다. 테크놀로지의 산물인 SNS를 통한 대화가 소통이라 믿는 불편한 믿음, 초현실도 아닌 비현실의 허상 공간을 비행하는 의미 없는 단어들 허구의 의미들이 결국 채워지지 않는 소외감과 상실감으로 남겨져있다. 혹 '실체의 나'를 감추고 최첨단 사진 기술의 미화된 이미지로 포장, 위선으로 무장한 SNS에서의 '가짜인 나'는 가상의 판타지의 세계를 떠돌며 결핍된 욕구를 채우려 허우적거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내 작업에는 이런 나의 모습이 주제 형식으로 등장한다.

(이동연 작가노트 중에서)

왼) 골드 로드 2022

가느다란 모필의 먹선으로 구획된 인물 형상의 내부를 한국의 전통 채색으로 채우는 표현 방식이 조선시대의 미인도를 떠올리게 하지만, 미인은 지금의 공간에서 현대의 테크놀로지 문명의 이기를 아낌없이 즐기고 있다. 그 공간에서 나는 시간의 경계로 허락되지 않았던 인식의 간격을 해체하는 통시적 비현실의 세계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나의 상상은 이질적으로 다가왔던 주변의 일상들을 그리고 타자의 일상들을 채집하고 재조립해서 하나로 끌어다 놓기도 한다.

그리고 나는 넌지시 웃음을 지으며 그 공간을 배회한다.

때로는 깨어 있는 눈으로 아니면 그 옛날 장자가 꾸었던 나비의 꿈과 같이 깨어 있는 현실의 공간과 깊은 수면의 늪 사이를 소요한다.

-이동연

오) 몽유 2-바라보다 2013

고은 한복을 입고 달을 바라보는 여성의 오른쪽 손에는 휴대폰이 쥐어져 있네요.

밤의 산책 Night Walk 2019

한복을 입은 여성들은 저마다 휴대폰, 텀블러, 태블릿, 촬영을 위한 카메라 등 현대 문명의 기기들을 손에 들고 있고, 마지막 여성은 누구보다 캐주얼하게 운동화와 야구모자 차림에 기타도 메고 있네요.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내 그림 속의 미인은 그냥 어느 도시의 한가운데 호화로운 상점의 진열대 주변에 아니면 주변의 골목 여기저기에 오롯이 서있다. 그동안 소원했던 세상과 조우하듯이 말이다.

-이동연-

인생 2막 3장 : 다시 피다

고운 한복을 입고 하이힐에,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쇼핑백을 양손에 든 여성이 곱게 핀 꽃 위를 지나가는 그림이네요.

같이 이동연 초대전 아바타를 보러 간 지인 언니가 자기 닮지 않았냐고.

'미인'인 게 닮았다고 했어요 ^^

왼) 혁명 the player 2018, 오) 21세기 신 미인도 2018

왼쪽의 여성은 드론을 날리고 있고, 오른쪽의 여성은 마스크를 한 채 휴대폰을 보고 있네요.

그녀는 그곳에 없다 2018

A Woman Who Wasn't There

VS-대결구도 2018

신 미인도 2018

보자마자 '참 단아하다'라며 감탄한 미인도.

어디서 본 것 같은 얼굴인데... 그러다 떠오른 배우, '한효주' 맞나요?

작품 설명이 적힌 팸플릿을 다 읽어보니 배우 '한효주'가 맞는 것 같더라구요.

이동연 작가는 마릴린 먼로 뿐만이아니라 블랙핑크, BTS 등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여러 스타들을 화폭에 담아왔다. 한국화라는 소재로 한복을 입은 스타의 모습은 한편으로는 사랑스럽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에게 인물의 내면으로 향하도록 한다. 이동연 작가는 작품을 통해 대중 스타의 이미지에 매몰되어 하나의 아이콘으로 변해버린 개인성을 되돌려주고 있다.

왼) Smart Beauty "좋아요', 오) Smart Beauty "공감"

드라마 '그 해 우리는', 영화 '마녀'에 나온 주인공인 '김다미'라는 배우가 떠오른 그림이네요.

상선약수 2020

자연물을 통한 심상 표현

작가는 작품 속에서 소통의 문제를 다뤄오면서 인간과 자연은 궁극적 본질에서는 하나라는 정신을 강조해왔다. 전통 인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며 다양한 현대 인물 군상을 표현해 오던 작가의 작품 속에서 자연물은 혜원 신윤복의 인물화에서 자연물이 그러했듯이 인물의 심상을 투사하는 장치로 기능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작가는 인물에서 자연의 힘을 중심에 둔 작품으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다.

상선약수는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말로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말은 흔히 물과 같이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것이 도덕적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화 단절된 에고 Ego가 아닌 세계 속에서 소통하는 자아로서 무위자연의 사상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는 이동연 작가의 작품 속에서 지속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자아와 타자의 문제와도 연결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동연 작가의 작품 《상선약수》의 평면 작품과 함께 미디어 작품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를 본 뒤 관람객은 작품 앞에 앉아 가만히 명상을 하며 나 자신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