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남한강을 통해 살아가는 많은 생명의 삶터를 지켜내는 일
여주시민기자단│진재필 기자
관찰하고 기록하고 변화를 분석하는 시민들을 만나다
여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와 여주환경운동연합의 금당천 생태모니터링
여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여주지속협)와 여주환경운동연합(이하 여주환경연)에서 진행하는 남한강 생태모니터링에 다녀왔다. 금당천변 가득 봄이 한창이었다. 봄 쑥과 냉이가 지천이고 버드나무엔 노란 꽃이 한가득 피어있었다.
‘금당천 생태모니터링’은 남한강의 지류인 금당천 일대에서 진행되었다. 여주지속협과 여주환경연에서는 금당천을 4구간으로 나눠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해왔다. 모니터링은 수질오염과 식생 구조 파악으로 구분해 진행되었다.
수질오염은 여주지속협 박민혁 사무국장과 모니터링 요원이 참여했고, 구간별 DO(용존 산소량)와 PH(수질의 산성 정도 파악) 농도, 수온 측정을 통해 수질의 변화를 측정하였다. 식생 구조 파악은 여주환경연 김춘희 국장과 모니터링 요원들이 금당천변 식물군들을 파악해 식생 형태를 모니터링하였다.
금당천 생태모니터링은 2022년 3월부터 시작되었다. 남한강의 지류 중 금당천을 선택하게 된 것은 북내면 소재지를 관통하는 하천의 특성으로 도시와 하천 관계를 파악하기 용이했기 때문이다. 또한 산지와 농지 그리고 거주지의 형태가 여주지역의 일반적 형태를 따르는 곳이라서 보편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의 대표 생물종 발굴과 생태계 보전이라는 목적을 수행하기에 금당천은 안성맞춤인 장소였다.
금당천 모니터링의 시작은 제4구간인 북내면 석우리 앞 천변에서 진행되었다. 물막이가 세워져 물의 유속이 느리기 때문에 수질 파악이 용이한 곳이었다. 하지만 봄 가뭄 탓인지 물막이가 세워졌음에도 담수량이 적었다. 수량이 줄어든 탓인지, 다른 환경요인이 개입된 탓인지 DO 수치가 기존 측정량보다 적게 나왔다. 수질을 측정하던 여주지속협 박민혁 국장의 얼굴이 심각했다.
천변 식생조사에서는 사철쑥이 광범위하게 군락을 형성하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민들레, 꽃마리, 꽃다지, 개망초, 좁쌀냉이, 소루쟁이, 달맞이꽃들도 봄기운을 받아 기세 좋게 오르고 있었다. 생태계 교란 생물인 환삼덩굴도 천변 곳곳에 터를 잡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금당천 모니터링 제3구간은 북내면 외룡리천에서 이뤄졌다. 이곳은 시험가동을 시작한 SK발전소의 온배수가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시작점이다. 그래서 이곳 3구간 모니터링 과정은 더욱 신중히 이뤄졌다. 수온 체크와 산소 용존량과 PH 농도 모니터링과 함께 저서생물에 대한 관찰도 밀도 있게 이뤄졌다.
또한 발전소에서 발생할 안개 유입에 대비해 지층 식물종들의 변화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다. 식생 모니터링 요원들이 꼼꼼하게 식물종들을 파악하고 기록했다. 남한강을 통해 살아가는 많은 생명들의 미래를 지켜내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
금당천 모니터링 제2구간은 금당천과 인간의 만남이 본격화되는 북내면 체육공원 뒤편이었다. 이전에 이곳에 왔을 때는 갈대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어서 자연 하천의 위용을 뽐내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번 모니터링 활동 차 들른 이곳엔 갈대밭이 사라지고 황폐한 모래톱만 남아있었다. 홍수 대비와 하상 정비를 이유로 갈대숲을 없앤 탓이었다.
하지만 자연의 힘은 인간의 바람대로 호락호락하게 굴복하지 않는다. 이미 상류에서 인입된 모래톱들이 이전의 형태로 복원되어 있었다. 다만 그곳에 터를 잡고 살던 갈대숲만 파괴된 상황이었다. 모래톱에는 폐사된 조개껍데기들이 군데군데 보였다. 갈대숲을 들어내기보다는 갈대를 베어내는 방식으로 정비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일었다.
금당천 모니터링 제1구간은 남한강과 금당천이 만나는 가정리 앞 버드나무 군락지였다. 연둣빛 버드나무 잎새가 반영으로 비친 물그림자 위로 청둥오리, 백로가 한가롭게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다. 피라미와 송사리도 겨울을 털어내고 한껏 지느러미를 놀리고 있었다.
금당천 하류의 모니터링을 하면서 특이했던 점은 상류 지점보다 산소 용존량을 포함한 수질 상황이 개선되어 나타난다는 것이었다. 북내면 소재지를 통과하는데도 불구하고 수질이 개선되는 것은 직강 하천 구조를 가지고 있음에도 모래톱과 갈대밭이 자연 하천의 형태로 복원되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 하천이 갖는 정화력으로 인해 오히려 상류보다 개선된 수질 상태로 남한강에 유입되는 것이다. 인간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이 인간과 많은 생명들의 안전과 평화를 지켜주는 것이라는 증거 중 하나다.
다만 가정리 앞 천변의 쓰레기 투기와 유입에 대해서는 대책이 필요해 보였다. 아무래도 하류다 보니 홍수 때 유입된 쓰레기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다 보니 생활 쓰레기와 함께 납으로 만든 낚시용품들도 곳곳에 버려져 있었다. 낚시를 통제하거나 인근 마을의 노인일자리 사업 등과 연계하여 천변 정화 활동을 진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모니터링을 하며 만난 금당천과 남한강은 아름다웠다. 새봄을 맞은 하천은 많은 생명들의 생동감으로 가득했다. 이 아름다운 생명들의 삶터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관찰하고 기록하고 변화를 분석해 대안을 마련하는 수고로움이 필요하다. 오늘 여주지속협과 여주환경연의 모니터링 활동이 갖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다.
이번 모니터링에 참여한 요원들은 일반 시민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외부 전문가 대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모니터링단을 구성한다고 했다. 아무래도 시민단체의 재정적 한계가 원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시민역량을 강화해서 환경전문가로 성장시키고, 환경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시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의미 있는 성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시민들이 앞장서 지역의 환경을 지켜내고 많은 생명들과 공존의 대안을 마련하는 현장. 여주지속협과 여주환경연의 남한강 금당천 모니터링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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