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울산 시각장애인복지관 : 기억을 찍는 후천적 시각장애인 사진작가들
울산시각장애인복지관 :
기억을 찍는 후천적 시각장애인 사진작가들
안녕하세요? 울산누리 기자 김순점입니다.
5월의 두 번째 기사로는 독자님들의 마음을 휘감을 이야기를 기획해 봤습니다.
마음을 휘감을 이야기는 바로 시각장애인이 찍은 사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올 초에 사진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오랫동안 기사를 쓰다 보니 자연스레 사진도 자주 찍게 되어 글을 쓰는 실력과 동시에 사진 실력도 좀 늘게 되었어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임에 가면 저절로 사진을 찍어주고 지인들로부터 "사진 좀 찍네"라는 강화를 받게 됩니다.
그래서 올해는 욕심을 내보았죠.
그러한 욕심은 중구 진흥 상가에 있는 박영희 선생님과 연이 닿게 해 사진을 배우게 되었는데요.
사진에 관한 전반적인 생소한 명칭과 익숙하지 않은 카메라와의 접근 방식의 수업을 받던 어느 날, 선생님이 택배 푸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다가 아~하는 탄성을 터트리게 됩니다.
그 택배에는 액자화한 사진이 여러 점 쏟아졌거든요.
사진 속 풍경이며 색감이며 구도가 아직 잘 모르는 제 눈에도 엄청 멋있어 보였어요.
선생님께 하소연하듯 칭얼거렸습니다.
"아이 나는 언제쯤 이렇게 찍게 될까요~~"
그런데 선생님 대답이 너무 상상 밖입니다.
"이 사진들 근사하죠? 근데 찍은 사람들이 더 멋있답니다"
나는 뭐 사진 배우는 일반인들이 옷차림이 좋은 뭐 그런 분인가 보다 했었어요.
선생님의 다음 말씀에 저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에 빠지고 말았어요.
" 이사진~ 모두 시각장애인분들이 찍은 거예요"
독자님들은 얼른 납득이 되시나요?
저는 순간 도저히 상상이 안되어 어버버거렸답니다.
시각장애인의 사진 수업은 이렇게 진행된다고 합니다.
주관 : 울산광역시 시각장애인복지관
진행 : 울산시청자 미디어 센터에서 진행하는 2025년 찾아가는 미디어교육 프로그램
기간 : 3월 13일부터 6월 19일 매주 목요일 10시~12시
※ 10차시 진행
제가 배움이 좀 느려서 박영희 선생님이 고생하시는데요.
비장애인인 저를 가르치는데도 힘들 텐데 그분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것이 가능할까 싶어서 물었어요.
"선생님~ 사진 수업을 받는 그분들도 배우기가 쉽지 않겠지만 비장애인들에게 가르치는 방법으로도 가능한가요?"
선생님은 빙그레 웃습니다.
"살짝 다르긴 해요~ 그래도 워낙 열정적이어서 가르치는 저도 힘이 막 난답니다"
교육목표
저속 셔터로 시간의 흐름을 한 장의 사진으로 표현할 수 있다.
사진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그러시면서 그분들과의 사진 수업의 한 꼭지를 말씀해 주십니다.
"우리는 눈에 의지해 구도를 잡고 색감을 조정하고 셔터를 누를 생각을 합니다만, 그분들은 청각과 옛 기억에 의지해 사진을 찍습니다.
제가 그분들에게 이렇게 말해드리죠. 앞에 등대가 있는데 등대 뒤로 조그만 등대가 또 한 개 있고 이제 노을이 막 붉어지려는 참이며 하늘은 무척 푸르다. 그리고 등대 앞에는 관람객들이 5~6명이 걸어가고 있다.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그러면 그분들은 청각을 동원해서 사람들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와 카메라 속 알람에 의해 초점이 선명해짐을 알게 됩니다. 한번 찍어서 제게 보여주면 제가 수평이 어떠한지 구도를 조금 조정하면 좋겠다 정도를 말씀드리는 정도이죠."
다시 말해 박영희 선생님은 후천적 시각장애인인 학생들이 옛날에 보았던 기억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하십니다.
사고나 질병을 만나기 전 보았던 생생한 기억들이 지금의 사진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죠.
한 감각을 잃으면 다른 감각이 평소의 기능 이상으로 발달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눈앞에 놓인 사진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찍은 사진은 울산 시각장애인복지관이 매년 진행하는 '오픈 하우스로의 초대'라는 행사를 통해 전시를 한다고 했습니다.
제 욕심으로는 사진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취재를 기획했었는데 아쉽게도 연이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관계자 허락하에 전시된 사진도 찍고 작가님의 프로필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작가 : 유복종
작품 : 「울기등대」- 등 굽은 소나무가 거센 파도에도 지켜온 울기등대
작가 : 김도예
작품명 : 「주전 북방파제등대」- 날도 흐린데 네가 있어 잠시 쉬어가련다.
작가 : 신상훈
작품명 : 「나사등대」- 구름을 찍어내는 등대다. 제법 많이 해본 솜씨다.
작가 : 정재선
작품명 : 「귀신고래 등대」- 바다를 향한 그리움에 먼저 바다로 떠나는 친구의 뒷모습을 상상하며 셔터를 눌러본다.
작가 : 김수원
작품명 : 「방어진 등대」- 가만히 있으니 고래의 배속에서 메아리가 울린다.
작가 : 이지현
작품명 : 「간절곶 등대」 - 간절곶에서 바다를 지키는 친구인 태양의 신을 봤다.
한편 사진전 내부에는 시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는 약시를 위한 안경이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복지관에서 행해지는 여러 행사들을 체험하러 온 아이들이 써보고 아이들 따라 엄마들도 써보기도 합니다.
"울산 시각장애인복지관 : 기억을 찍는 후천적 시각장애인 사진작가들"
시각장애인 복지관은 해마다 행사를 진행하는데요.
미리 알려드렸으면 좋겠지만 제가 선 체험 후 기사 주의여서 미리 글쓰기가 힘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시는 독자님들은 마음에 새겼다가 내년에 한 번 찾아보심을 권해드립니다.
이만 시각장애인의 한계를 넘어선 자기 극복의 사진전을 다룬 5월 기사 마칩니다.
독자님들도 제 글이 아닌 시각장애인이 찍은 사진이라는 그 자체로 마음에 감동이라는 파문이 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 마지막 사진에 관한 당부도 기억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시각장애인을 만나면 복지관에 연락해 주세요.
✅ 복지관 : (☎052-256-5244)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울산시각장애인복지관
- #시각장애인사진전
-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
- #찾아가는미디어교육
- #울산누리기자김순점
- #시각장애인사진
- #박영희사진선생님
- #시각장애인이찍은사진전
- #김순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