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플러스 5월] 강릉시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후보지 지정 특별 인터뷰

지난 4월 19일 국가산업단지 실무협의체 구성·운영을 위한 산·학·연·관 업무 협약식. 왼쪽에서 세 번째가 장준연 분원장

강릉시가 천연물과 지역 청정자원을 활용한 바이오 특화 국가산업단지 후보지에 선정됐다. 앞으로 산업단지 기본계획수립과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늦어도 2025년 말까지는 강릉 천연물 바이오 산업단지가 정식으로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받도록 할 계획이다. 총 2,500억 원을 들여 조성되며 정부의 바이오헬스산업과 천연물 바이오 및 세라믹 산업 육성 계획에 부합하는 업종을 중심으로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강릉시는 올해 부지 매입 등 행정절차를 시작할 계획이다.

지역별 특색 있는 전략산업 육성 정책에 따라 강릉의 미래 산업이 될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중요한 역할을 할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 강릉분원 천연물 연구소 장준연 분원장을 만나 천연물 바이오산업의 가치에 대해 들었다.

글 최현숙(수필가) | 사진 김남길(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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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완다에서 온 연구원 니쿠마나 진 네포 씨와 함께 스마트팜 시스템을 확인하는 장준연 분원장

Q. 천연물이란 무엇인가요?

땅에서 나는 식물, 바다에서 나는 플랑크톤이나 미세조류 등을 포함하죠. 주로 식물을 대상으로 하는데요, 식물은 동물과 달리 움직일 수 없으므로 주어진 환경에서 생존하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가뭄이 오래되어 물이 없거나 이상고온 현상으로 생육환경이 급변하는 등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분비하는 2차 대사물은 인간에게는 약 또는 독이 됩니다.자연에서 얻는 인체에 유용한 성분은 부작용이 없고 건강에 좋습니다. 예를 들면 수분이 부족한 사막에서 사는 선인장으로부터 뽑아낸 성분으로 보습 효과가 높은 화장품을 만들고, 감나무 잎에서 안구건조증과 안압저하를 완화할 수 있는 물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Q. 천연물을 이용한 바이오산업의 핵심과 가치는 무언가요?

천연물 연구의 미래 이슈는 고령화 시대의 삶의 질 향상입니다.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건강하게 사는 건강수명이 더 중요하지요. 천연물 연구는 첫째는 피부 미백, 클린, 주름 완화 등 노화 개선 효능이 있는 향장제품, 둘째는 고령층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증상을 완화하는 건강기능식품, 셋째는 천연물에서 나오는 신물질을 이용한 난치병 또는 각종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천연물에서 추출한 성분은 장기복용해도 인체에 부작용이 없으며 합성의약에서 제공할 수 없는 기능을 대체하는 것입니다. 천연물에서 추출한 인체 유용 성분의 화학구조를 바이오 기술에 접목하면 경제적 가치를 수십 배 이상 높일 수 있습니다. 또한, 신장 질환 환자를 위해 저칼륨 상추를 개발하여 약 대신 음식으로 치료를 가능케 하는 의약 음식, 일명 ‘메디푸드’로도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 성장성이 어마어마한 미래 산업이죠.

Q. 앞으로 조성될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는 어떤 곳입니까?

바이오산업은 기술개발 없이는 제품이 나올 수 없습니다. 사람이 직접 피부에 바르거나 먹는 것이므로 기능성에 앞서 안전성이 최우선이지요. 그러므로 연구 개발이 매우 중요한 산업입니다. 강릉에는 저희 KIST 천연물 연구소뿐만 아니라 강릉원주대, 가톨릭관동대 그리고 생산기술연구원 강원본부 등 연구개발을 선도할 기관과 인재가 확보돼 있어 기업들이 집적하여 효율성과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기 좋은 곳이지요. 이런 입지가 가능한 것은 우선 강원도는 80% 이상이 산림이라 천연물 소재가 풍부합니다. 강릉은 거기에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해 바로 사업화로 잇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지요.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집단이니까 비용이 절감되고 판매가 잘 돼야 합니다. 국가산단에 입주하면 각종 세제 감면 혜택은 물론 관공서의 신속한 인허가 절차와 규제 완화로 인해 원가 절감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강릉은 옥계항을 대규모로 개발할 계획이고 양양공항도 인접해 있어 물류비용도 절감할 수 있는 우수한 입지를 갖춰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Q. 강릉에 어떤 미래를 가져올까요?

무엇보다 강릉은 청정자원을 활용한 제약·화장품 등 천연물 바이오산업의 최고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또, 로봇 산업 등 신산업을 지속해서 육성하는 동력도 얻게 될 겁니다. 강릉은 활력이 넘치고 삶의 질도 매우 높아질 거로 봅니다. 그동안 관광산업이 중심이었다면 우량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 지역 인재 흡수, 인구 유입이 기대됩니다. 원재료 확보를 위해 대기업이 일반 농장과 특정 작물 계약재배를 한다면 농가의 소득도 높아질 것입니다. 강릉시가 환동해 물류거점 도시로 도약할 발판도 마련됐습니다. 산업단지 발전이 완성되려면 물류·유통망 확보가 필요합니다. 강릉시가 옥계항을 컨테이너 물류 중심 항으로 육성하고, 장기적으로 국가 항으로 건설하려는 구상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Q. KIST 강릉분원 천연물 연구소는 어떤 일을 하는지요?

KIST 강릉분원은 천연물 연구에 관한 한 국내 최고의 연구소라 생각하면 됩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한반도 자생식물 거점은행으로 선정돼 지속해서 국내 고유 식물 종을 수집, 데이터화 해서 현재 약 1만 2,000종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연구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에는 자생식물을 비롯해 천연물 자원이 많아 강릉이 천연물 연구의 적지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KIST 천연물 연구소는 올해 개원 20주년을 맞이합니다.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와 연구력으로 10년 이내에 세계적으로 1천억 원 이상 연 매출을 기록할 수 있는 천연물 유래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공하면 세계적 바이오 기업을 유치하거나 직접 창업해서 큰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 겁니다.

Q. 마지막으로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앞으로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업단지는 삭막하고 획일적인 산업단지 형태에서 벗어나 매력적인 정주 여건은 물론 문화·휴양 수요까지 감당할 수 있는 곳으로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릉시 관련 부처와 시민들이 좀 더 열린 마음과 글로벌한 시각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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