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물을 채우는 중입니다, 콸콸콸!

편안할 영(寧)과 넘을 월(越)

쏟아지는 빗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잠을 설쳤다. 드디어 시작인가, 장마. 계곡물소리가 불어난다. 처마 밑으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마치 잠자리를 쫓아 뛰어다니는 고양이들의 발소리 마냥 우다다다 요란하게 들린다. 이미 뉴스에서는 장마가 올라온다며 며칠째 난리였고, 덕분에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역시 실전을 다르다! 천둥이나 번개는 없었지만 와다다닥 떨어지는 빗소리가 얼마나 요란했는지 잠결이라 더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천장이 뚫리는 건 아닐까? 집이 떠내려가면 어떡하지? 사태가 나서 우리 집을 덮치는 건 아니겠지?부터 시작해서, 봄에 심어준 나무가 쓰러질까 돌이 굴러와 피해가 생길까 오만 걱정을 하며 밤을 보냈다.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확인했을 때는 안도했다. 빗줄기가 많이 약해져서 어느새 부슬부슬 흩날리는 부슬비만 내릴 뿐, 밤 사이에 천장이 뚫어져라 쏟아지는 장대비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집을 한 바퀴 돌아보며 어디 문제가 있나 살펴봤지만 딱히 문제가 될만한 곳도 없었다. 휴, 다행이다 이 정도만 내리는 비라면 다음 주까지 쭈욱 이어져 있는 비 오는 날들을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습관처럼 핸드폰을 열어 날씨를 확인했는데, 이게 웬걸. 어젯밤에 확인했을 때만 해도 오늘부터 비가 쭈욱 이어져 있었는데 오후에는 비 소식이 없는 게 아닌가. 심지어 잠깐이나마 해가 뜨는 시간대도 있었다. 뭐야, 이대로 장마가 끝난 건가? 그러면 곤란한데, 너무 많은 비가 쏟아져도 문제지만 한껏 시원하게 내려야 할 비가 내리지 않는 것도 문제기 때문이다. 요즘 집 앞 계곡에 물이 말라 돌바위만 뚱하니 채워져 있었는데 이대로 비가 그치면 곤란하다. 물론 내일부터 또 이어진 비 소식이 있었지만, 이렇게 예보가 순식간에 바뀌어 버리면 신뢰하기가 어렵다.

그나마 다행인 건 밤 사이 쏟아진 비 덕분인지 옆 계곡에 물 흐르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다는 점이다. 하루 사이에 뭐 계곡물이 얼마나 찼길래 이렇게 소리가 시원한가 싶어서 슬쩍 둘러봤다니, 세상에나 정말 전날과 달리 물이 꽤나 많이 차 있었다. 하루 만에 이렇게 물이 늘었으니 며칠만 더 비가 내려준다면 꽤나 풍경 좋은 계곡이 될 것 같다. 마침 부슬거리며 내리던 비도 어느새 그친 상태라 집 앞 계곡 상황은 어떨까 싶어 잠시 마실을 다녀왔다. 과연 어느새 계곡에는 눈에 띄게 물이 찼고, 물이 늘어난 만큼 깨끗해졌다. 봄철 가뭄으로 그간 힘을 제대로 쓰지 못해 비실비실했던 계곡이 반짝거리며 생기가 넘치는 모양을 띄기 시작한 셈이다.

다음 주까지 이어진 긴 장마가 끝이 나면 계곡은 완전히 회복해서 일상에 지친 사람들, 더위에 힘겨워하는 사람들을 치유해 주는 안식처가 될 것이다. 남은 장마 기간 동안 계곡이 살아나도록 비가 콸콸 내리기를 바라며, 또한 부디 무사히 아무도 아무 곳에서도 비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는 않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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