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좌절 뒤에 희망이 있어요! <희망, 5mm> 학산시민극단 ‘마냥’ 정기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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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연 희
“누구나 눈앞이 깜깜해지는 좌절의 순간을 겪는다.
칠흑 같은 어둠에서도 빛을 찾아가는 것은 좌절 뒤에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 연극 ‘희망, 5mm’ -
미추홀학산문화원과 인천광역시시각장애인복지관이 협력하여 운영해 온 시각장애인 마당예술동아리
‘마냥’이 학산생활문화센터-학산시민극단으로 첫선을 보이는 정기공연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10월 18일 저녁 7시, 해가 짧아져 더욱 깜깜해진 시간 공연을 즐기기 위해 많은 분들이
학산소극장을 찾아 주셨습니다.
이번 공연을 안내하는 리플렛의 시각장애인 극단 ‘마냥’과 <희망, 5mm>에 대한 소개가 자세히 되어 있어
어떤 공연을 보여줄지 더욱 기대되더라고요.
암흑과 적막 속에 이번 공연 출연진이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희망, 5mm>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습니다. 장애인 맞춤 여행사 ‘개명여행사’의 100만 고객 유치 기념
무료여행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들. 이들은 신청 사연도, 성격도 다르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시각장애인이라는 것이었죠.
나이 25세에 2년째 취업 준비 중인 박수정과 25세 시각장애인으로 소심하고 매사 자신이 없는 오미리.
서로 남남인 이들은 같은 곳에서 무료여행 이벤트 광고를 보게 됩니다.
여행사 아르바이트를 구하게 된 박수정을 부러워하는 오미리와 무료여행에 지원하려는 오미리를
부러워하는 박수정. 그렇게 서로가 가지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며 다음 장면으로 무대가 전환됐습니다.
20대 중반의 아들은 가진 나이 50세의 시각장애인 주점미와 허세가 심하고 저시력의 상황에 따라
시력이 변하는 중년의 시각장애인 민배남이 무료여행에 참여하며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여행을 통해 처음 만났지만, 시각장애인이라는 공통점으로 급격하게 친해진 넷은 사기 여행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설렘으로 극을 이끌었습니다.
작은 무대 위에서 펼치는 배우들의 열연에 흠뻑 빠져들었는데요.
시민극단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연기에 그간의 연습량을 짐작하게 했습니다.
긴 대사를 막힘없이 줄줄 읊을 때는 짜릿한 쾌감이 느껴지더라고요.
“예전엔 색깔도 형태도 보였는데, 점점 안 보이더니 이제 빛도 감지를 못해요.”,
“저도 정말 눈앞이 깜깜해요” 눈이 보이지 않는 오미리는 수정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었고,
수정은 오미리의 순진한 모습이 마음에 들어, 25살의 동갑내기 둘은 그렇게 친구가 됐습니다.
여행 사기단의 사기 행각은 기상천외했습니다.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걸 약점 삼아 감쪽같이 속이는 줄도 모르고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모습을
어찌나 유쾌하게 풀어냈나 몰라요.
무대의 규모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소극장이라 극적 연출을 더 잘 살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극에 설명을 덧붙이지 않아도 어떤 의도의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지더라고요.
여행을 핑계로 장애인들의 주머니를 노린 사기단은 어떻게 됐냐고요?
우리가 좋아하는 권! 선! 징! 악!
경찰에 검거되어 모두 잡혀갔고, 4인방은 일상으로 무사히 돌아갔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구나 좌절의 순간을 겪고, 눈앞이 깜깜해지는 경험을 합니다. 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마음속에 고이고이 간직하고 있다면, 좌절을 이겨내고 다시 빛 밖으로 나오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학산시민극단 ‘마냥’이 보여준 열연은 기대 이상의 감동을 주었습니다. 극단원들의
자전적인 이야기와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을 통해 관객과 소통하고 공감을 나누고 싶다는데요.
앞으로 보여 줄 다양한 작품 활동을 더욱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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