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
유엔기념공원과 대연수목원에 홍매화와 매화가 봄을 알리고 있어요
아무리 춥던 날씨도 우수 경칩을 지나면 차츰 누그러진다는 말이 있듯이 요즘 햇빛이 나날이 따사로워지고 있습니다.
해마다 봄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다는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의 홍매화를 보고 왔어요. 양산 통도사 자장매가 봄을 먼저 알린다지만 유엔기념공원의 홍매화가 자장매보다 훨씬 빠르다네요. 따뜻한 해풍이 불어오는 남쪽이라 그런지 어느 지역보다 먼저 꽃이 피어 많은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홍매화 명소입니다.
부산 유엔기념공원 홍매화를 시작으로 대연수목원의 백매, 분홍매 등 봄꽃들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봄꽃들은 꽃만 예쁜 것이 아니라 향기까지 그윽하게 전하는 터라 시각, 후각까지 사로잡더군요.
유엔기념공원
주소: 부산 남구 유엔 평화로 93
매일 09:00~17:00(10월~4월)
입장료: 무료
주차: 승용차에 한 해 1시간 30분 무료(유엔기념공원 참배객에 한 해)
주차는 유엔기념공원 주차장에 하면 되는데 유엔기념공원 참배객, 그러니까 유엔기념공원에만 다녀오는 분에 한 해 1시간 30분 무료이거나 주변의 음식점을 다녀오면서 주차 도장을 받아오면 무료 주차할 수 있더군요.
먼저 홍매화를 보러 유엔기념공원부터 갔었어요. 아시다시피 유엔기념공원은 세계 유일의 유엔군 묘지잖아요. 세계 평화와 자유를 위해 생명을 바친 유엔군 전몰장병들이 잠들어 있는 곳이니 엄숙하게 입장해야 해요.
유엔기념공원 홍매화가 있는 곳은 정문에서 추모관이 있는 오른쪽으로 들어가면 화장실이 나와요. 이 화장실에서 좌회전해서 쭉 들어가면 중간쯤에 홍매화 나무가 2그루 있어요.
멀리서 봐도 붉게 핀 홍매화, 가슴 뛰게 하더군요. 어쩜 저렇게 붉게 피어나 향으로 색으로 봄을 알리는지.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잎보다 먼저 피어나 우리를 반기는 봄꽃들. 그 메마른 가지에서 어쩌면 저리도 곱고 어여쁜 꽃이 피어날까요. 강추위를 이겨낸 꽃이라 그런지 향기가 더 진동하더라구요.
그런데요, 올해는 홍매화 입구에 금줄을 쳐서 철저히 봉쇄하고 있었어요. 홍매화가 작년 태풍에 시달려 많이 아픈가 봐요. 부디 포토라인 밖에서 관람 부탁한다는 글귀가 안타까웠지만, 차마 금줄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먼 발치에서 바라봤어요. 아프다는데 지켜줘야죠.
좀 더 가까이 보고 싶어 계단으로 올라서서 줌인해 보기도 했는데 한계가 있더군요. 이 정도 거리에서도 향이 그윽하니 향기만으로 만족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어느 홍매화보다 색이 진하고 그윽한 향을 보내는 터라 위로가 되었어요.
돌아나오는 길에 잘 정돈된 유엔기념공원 내의 정원수들이 보였어요. 묘비들이 엄숙하게 도열되어 있어요. 이름표를 단 용사들이 곤히 잠들어 있는 곳이라 햇빛은 더 따스하게 비추더군요.
유엔기념공원과 맞닿아 있는 대연수목전시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어요. 대연수목전시원에는 다양한 종류의 꽃과 나무가 자라고 있으니까요. 홍매화를 비롯한 백매, 분홍매도 있어 매년 즐겨 찾는 매화 명소들이지요. 올해는 더 빨리 피어 우리를 반기는 것 같았어요.
대연수목원에도 홍매화가 피어 있었어요. 자세히 보니 유엔기념공원 홍매화와는 품종이 좀 다른가 봐요. 대연수목원 홍매화는 꽃잎이 많지 않은 반면 유엔기념공원 홍매화는 겹꽃처럼 꽃잎이라 더 탐스러웠어요.
사군자중에서 가장 먼저 핀다고 해서 맨 먼저 놓은 매난국죽. 학식과 인품, 덕이 높은 사람을 '군자'라고 불렀다고 해요. 매화는 서리와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언 땅에서 고운 꽃을 피워 향기를 낸다고 하여 선비의 곧은 지조와 절개에 비유했었어요.
대연수목원에는 복사꽃 같은 분홍색의 매화, 즉 분홍매화도 있어요. 백매도 나름 예쁘지만 분홍매도 여러 장의 꽃잎을 겹쳐달고 탐스럽더군요.
분홍매를 찍고 있는데 어디선가 새 한 마리 날아들어 얼른 찍어봤어요. 분홍매와 직박구리 한 마리. 달력에나 나올법한 사진 아닐까요. 직박구리는 매화를 잘 쪼아 먹더군요. 매화에 독이 없다는 것을 이미 아는 모양이에요.
꽃에 취해, 꽃향기에 취해 와~ 와~ 감탄사를 더터리며 폰에 매화를 담는 이들. 화사하니 보기 좋았습니다. 뒤에서 보고 있자니 마치 저의 꽃을 보여주는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저 매혹적인 꽃을 보고 그 누구들 외면할수 있을까요.
날씨가 따뜻해져서인지 산책 나온 사람들이 매화를 폰에 담는 이들이 많았어요. 누군들 저 어여뿐 매화를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요.
매화 옆의 산수유도 곧 꽃봉오리가 벌어질 것 같아요. 저 뭉턱한 봉오리에서 샛노란 꽃이 여러 송이 나오겠죠.
대연수목원과 이어져 있는 평화공원에 '납매화'도 피었더군요. 노란빛이 강렬해 황금 매화라고도 한다네요. 납매화가 매화와는 생김새가 약간 다르지만 향기는 매화 향 같았어요.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곁에서 먼저 봄소식을 알리는 꽃과 향기. 매화도 피고, 산수유도 피었으니 이제 정녕 봄은 봄인가 봅니다.
아직은 쌀쌀한 바람이지만 메타쉐콰이어길을 다정히 걸어가는 저 젊은 연인처럼, 우리들의 가슴에도 생기발랄한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도 부산 남구의 봄꽃을 보며 움츠렸던 기지개를 활짝 펴 보시길 추천합니다.
남구 SNS 서포터즈 5기 박능숙 취재 및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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