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고성여행 | 기분 좋은 몰입, 반짝이는 영감, 일하며 쉬는 공간_맹그로브 고성
참 이상하다.
출근하자마자 퇴근이 고프다.
좋은 성과를 내야 하는데, 업무 능률이 안 오른다.
해야 할 일은 쌓여 있는데, 자꾸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
이것은 직춘기(직장인 사춘기)?
아니면 직태기(직장 권태기)?
그렇다면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워케이션!
워케이션이란 일과 휴가(work + vacation)를
동시에 즐기는 새로운 근무 트렌드로,
답답한 사무실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장소와 원하는 시간대에
자유롭게 일하고 휴식하며
몸과 마음을 환기하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고성에 워케이션 하기 좋은 공간이
새로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질풍노도의 직춘기를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맹그로브 고성’을 찾았다.
꿈에 그리던 작업실과의 만남
매일매일 이렇게 일하고 싶어요!
‘맹그로브 고성은 여행, 휴식과 업무의 공존을 추구하는 공간이다.
궁금해서 검색해 보니, 코리빙(공유주거) 브랜드로 알려진
‘맹그로브’의 첫 번째 워크앤스테이(Work&Stay) 지점이라고 한다.
*맹그로브의 뜻 : 열대 지역 해안가에서 자라는 식물로, 다양한 동식물들의 보금자리가 되어주는 나무
교암항 남쪽, 작은 해변가에 위치한 4층 건물이
바로 ‘맹그로브 고성’의 본체이다.
1층은 공용 업무 공간과 공용 주방 등이 자리하고 있고,
2층부터 4층까지는 숙박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숙박 예약과 이용문의는 홈페이지를 참고
↓↓↓↓↓
오션뷰와 단독 테라스를 갖춘 숙박 공간에서
며칠 머무르며 일도 하고 쉬어갈 수 있지만,
나는 업무 특성상 장기간 투숙은 어려워서
1일 이용권으로 워크 라운지만 단독으로 이용하기로 했다.
건물 앞에는 대여용 자전거들이 여러 대 주차되어 있었다.
하얀 외벽에 달린 오렌지색 어닝이 산뜻하니 귀여운 느낌이다.
첫인상이 중요하다던데, 그 모습 하나에
이곳이 점점 마음에 들기 시작했다.
워크라운지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짐을 보관할 수 있는 라커!
짐이 많은 뚜벅이 여행자들이나
잠깐 외출이 필요한 이용자들이 귀중품을 보관할 때
유용해 보이는 편의시설이었다.
워크라운지 중문으로 들어서자 안내데스크와 함께
다양한 형태의 업무용 데스크들이 보였다.
파티션이 있는 좌석과 전후좌우로 탁 트인 테이블,
그리고 바다 경치를 보며 일할 수 있는
소파형 좌석 등이 마련되어 있었다.
개인 업무공간 외에 온라인 회의 및
전화 업무를 볼 수 있는 방음부스와
회의실과 같은 공간도 있었는데,
이는 따로 예약을 해야 이용할 수 있다.
현장에서 큐알 코드를 통해
30분 단위로 예약 가능하다.
여러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개인의 프라이버시도 존중하면서
각자의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공간 구성에 신경을 쓴 것 같았다.
자리에 앉기 전 워크라운지 일일 이용권 먼저 구입하기로 한다.
한쪽 구석에 마련된 수납장 위에 복합기와 함께
태블릿 PC, 카드단말기 등이 비치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셀프로 이용권을 구매하면 된다.
무선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 랩탑 스탠드 등
다양한 업무 보조기기도 대여가 된다.
심지어 자전거를 비롯해 돗자리,
캠핑의자, 요가매트까지 대여 가능하다.
없는 거 빼고 다 있잖아!
워크라운지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1분 1초가 아쉬우니 이제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고 해야 할 일들을 해보자.
창가 바로 앞자리를 꿈꿨지만,
그곳은 이미 다른 이용자들의 차지.
선착순이기에 아쉬워도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바다가 보이는 자리에 앉아 노트북을 펼쳐 본다.
사방이 벽으로 둘러싸인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이렇게 개방된 공간에서 일을 하니 왠지 아이디어도 더 샘솟는 듯.
손가락이 키보드 위에서 춤을 춘다, 타다타다닥~!
일하다가 머리를 식히고 싶다면?
독서, 물멍, 명상...다 할 수 있어!
업무의 효율을 높이려면, 쉬는 것도 잘해야 한다.
막힘없이 일을 해나가다가도 어느 순간 퓨즈가 끊어지듯
아무 생각이 안 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는 잠깐 하던 일을 접고 쉬어야 한다는 신호이다.
자리를 털고 일어나서 한쪽 벽을 채운 서가로 향한다.
로컬 색이 짙은 책부터 잡지, 인문·교양서 등
다양한 종류의 서적들이 비치되어 있어서
사고의 전환에 도움을 줄 것 같았다.
한 권 뽑아 들고서 창가에 자리한 안마의자로 가서 몸을 뉘어본다.
안마의자에 길게 누워서 책을 읽다가
바다를 바라보며 물멍도 하고,
일하느라 긴장된 몸을 풀어주다 보니
그동안 바쁘다는 이유로 나 자신을 케어하지 못하고
방치한 것 같아서 스스로에게 미안해진다.
이 공간, 이 시간만큼은 나에게 더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마의자가 자리한 공간의 한쪽 벽 너머에는
명상룸이 자리하고 있는데,
아늑한 공간에서 아무런 방해 없이
고요히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이다.
한번 이용해 볼까 고민하다가
그만 다른 사람이 들어가는 바람에 포기;;;
(인생은 타이밍이라니까.)
온몸이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안마를 즐기고
커피 생각이 간절해져서 공용 주방으로 이동!
이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식빵, 잼, 커피를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직접 재료를 준비해서 요리를 할 수도 있다.
단, 다음 사람을 위해서 설거지와 음식쓰레기 처리 등
위생과 청결은 필수
보관하고 싶은 음식은 공용 냉장고를 이용하면 된다.
커피 한 잔을 들고 주방 옆 공간에서
소소한 티타임을 가졌다.
한쪽 구석에 비치된 읽을거리 중
하나를 골라 창가 자리에 앉았다.
이곳의 모든 공간이 내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성심껏 도와주고 있는 느낌이다.
일을 할수록 소진되는 기분이 아니라 오히려 채워지는 이 기분!
보람찬 하루 일을 끝내고 즐기는 자유시간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산책
해야 할 일을 다하고 나니,
밖으로 나가 바람을 쐬고 싶어졌다.
루프탑에 올라가 볼까 생각도 했지만
바다를 가까이 두고 산책을 좀 즐기기로 했다.
건물 옆으로 이어진 좁은 통로를 따라 내려가면
곧장 산책로에 닿는다.
눈앞에 보이는 푸른 바다와 교암항의 풍경,
규칙적으로 귓가에 와닿는 파도 소리가
고요한 기쁨을 선사한다.
나는 얼마나 소란스럽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나?
언젠가 그리워질 고요함을 잘 기억해두기 위해
조금 오래 산책을 즐겼다.
‘Go deeper, Go wider’라는 맹그로브 고성의 모토처럼
나는 이곳에서 나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내면을 더 넓게 확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덕분에 아슬아슬한 나의 직춘기도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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