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시간 전
'붓으로 만드는 세상'이 만들어 가는 붓·만·세 이야기
#벽화의고장 익산
익산은 벽화의 고장이다.
익산의 도시 곳곳에 그려진 벽화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수많은 말을 걸어온다.
그리곤 속삭인다.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곳이죠?“
익산의 벽화 중 기자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다.
익산역 동부 역 광장 주차장 벽에 그려진 벽화다.
익산에서 런던까지 세계 철도의 출발역 익산을 상징하는 벽화를 보면 자존감이 뿜뿜해 진다.
통일 한국에서 익산의 미래역량을 가늠할 수 있는 희망 메시지가 주는 힘이다.
벽화의 고장 익산이 도시 곳곳을 벽화로 치장하여 시민들에게 위안과 기쁨을 줄 수 있는 까닭은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이 있어서였을 게다.
#붓만세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은 시민이 참여한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활동 단체로 2025년 현재 22년째 활동 중이다.
그들이 그린 벽화는 익산시를 비롯해 전북특별자치도 전역 186곳이나 된다고 한다.
그간 그린 벽화에 동원된 인원만도 무려 2만 명( 2023년 말 통계)이나 된다고 한다.
#송산마을 벽화작업
기자는 지난 4월 26일, 두 번째 용안면 송산마을을 찾았다.
송산마을의 벽화 작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첫 방문 때, 기자가 걸어본 송산마을 골목은 아주 길었다.
이 긴 골목길에 과연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어떻게 다 채울지 기대 반, 걱정 반이었던 송산마을의 벽화는
5월 24일 완성을 목표로 차곡차곡 채워지고 있었다.
'앗! 벽화의 찐 매력은 이런 거였어?'
미완의 벽화 위에 핀 사람꽃을 보면서 벽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완성된 그림이 아니라
그 그림을 그려가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꽂혔다.
기자는 좀 부끄러운 고백을 하나 해야겠다.
그간 여행 중 벽화마을의 벽화를 많이 봐 왔다.
벽화 마을의 그림을 보면서 그림에 담긴 스토리를 읽어 내려 애썼을 뿐 어떤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벽화를 그렸는지에 대해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아마 송선 마을의 벽화작업 현장을 보지 못했더라면 앞으로도 그랬을지 모를 일이다.
송선 마을 벽화작업을 통해 비로소 벽화에 담긴 또 다른 가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
▶논산에서 온 중학생들이다. 중간고사를 마친 주말에 익산으로 벽화 자원봉사를 나왔단다."너희가 왜 여기서 나와?" 기자가 익살스럽게 물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더니 친구 따라 벽화 그리기 봉사에 참여하게 되었단다. 친구의 엄마는 벽화 그리기 봉사에 아이를 데리고 수년간 참여했다고 한다. 그날은 친구의 엄마가 꼬마대장을
자처한 셈이다. 굴뚝에서 피어난 연기가 번져나가는 모습처럼 봉사도 자연스레 번져나갔다. 놀이처럼 시작한 아이들의 봉사 활동이 아이들의 인생길에
어떤 이정표가 될지 지금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들은 분명 작은 조약돌 하나는 얹어 놓았을 게다.
인터뷰를 자처한 그녀는 그녀의 말을 하고 싶어서 먼저 말을 걸어온 것이 아니었다.
이번 벽화작업에 데려온 아이들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다.
그녀와 함께 온 아이들은 보육 시설에서 생활하는 청소년들이라 했다.
그들의 참여 소감을 전해 들으며 정말 대견스러웠다.
평소 지역사회 후원과 이웃의 도움으로 살았어요.
우리도 내가 받았던 도움을 누군가에게 다시 돌려주고 싶었어요.
벽화봉사를 통해 비로소 실천할 수 있어서 무척 좋았어요.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송산마을에 다시 가서 우리가 그린 그림을 꼭 다시 한번 보고 싶어요.
그녀는 아이들의 멘토로 활동 중이라 했다.
그녀도 좋은 멘토지만 아이들도 아주 훌륭한 멘티였다.
인사를 건네는 기자에게 센스쟁이 캘리 작가님이 마을 사람과 한바탕 웃은 그림이 있는데
그림을 보고 와서 생각을 말해달라 제안했다.
'고양이 그림이라,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궁금증을 안고 고양이 그림을 보러 갔다.
아이쿠!
글씨를 보는 순간 웃음이 빵 터지고 말았다.
글씨가 벽화의 요소들을 다 흐트러 놓은 느낌이다.
작가의 의도가 궁금해서 다시 작가에게 돌아가야 했다.
"글씨가 고양이에게 누명을 씌웠어요.
고양이가 뭔가를 흐트러 놓은 느낌이 들었어요.
화분을 넘어뜨렸다는 느낌?"
잘 봤단다.
마을 사람도 그리 말했다니 작가의 의도대로 작품이 완성된 게다.
작가의 의도를 간파했으니 관객의 안목도 인정을 받은 셈이다.
그래서 두 사람의 웃음이 세 사람의 웃음이 되었다.
정말 한바탕 크게 웃었다.
중·고등학교 재학 중인 청소년들,
붓을 빠는 손놀림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벽화봉사활동에 참여한 지 얼마나 됐는지 넌지시 물었다.
"음! 한 13~4년쯤 됐을걸요."
" 응? 몇 살인데?"
생각보다 긴 경력에 깜짝 놀라 물었더니 아기 때부터 부모님 손잡고 참여했단다.
아기 때부터라니 경력 인정!
오고 싶지 않을 때도 있지 않았느냐는 유도 질문에도 꿋꿋했다.
그런 적 없었단다. 벽화봉사 참여가 항상 즐거웠단다.
몸에 밴 모양이다. 봉사는 그렇게 몸에 익혀지는 習이다.
셋이서 친구 하나를 더 데려왔으니 눈덩이를 굴리면 커지듯
봉사도 세월을 둥굴리면 점점 커지나 보다.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은 이렇게 다양한 사람이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운영진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이 22년간이나 유지될 수 있는 동력이 궁금했다.
참여한 모두가 희망연대 회원도 아니고, 어떤 특별한 인연이 있어서
긴 세월 한결같이 이어질 연결 고리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 답은 벽화봉사단장을 맡고 있는 희망연대 오*열 팀장에게 들었다.
"벽화봉사단 '붓만세'가 전문가들이 모인 동호회가 아닌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대중 참여형으로 활동하다 보니,
봉사단을 짜임새 있게 운영할 조직이 필요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운영진'입니다.
운영진은 말 그대로 '붓만세' 운영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계획부터 실행,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그래서 할 일이 아주 많습니다.
매년 장소 답사를 다니며 마을이나 대상을 선정하고,
도안 준비, 물품 준비, 봉사자 운영, 안내, 지도 등
사소한 거 하나하나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자원활동을 할 때는 참여한 시민들의 심부름꾼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운영진에서 활동하는 회원들이 22명이나 된단다.
이렇게 든든한 지원단이 뒤에서 버텨 줬기에 지속성장 가능한 사업이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에서 20년간 활동하고 있는 송*민 선생님을 만났다.
그는 벽화의 매력을 이렇게 말했다.
"빨주노초파남보 7개 모둠으로 나누어
많은 벽화봉사 참여자들과 각자 맡은 공간의 벽화를
그리고 나면 마지막에는 결국 하나의 작품이 되곤 했어요.
큰 벽화를 보면 뿌듯합니다. "
그는 조각이 모여 완성된 큰 그림 앞에서 느낄 수 있는 기쁨을 '보람'이라 말했다.
희망연대 벽화봉사단에서 운영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신*순 선생님을 만났다.
그녀가 하는 일은 벽화 작업 현장을 희망연대 회원들과 시민에게
사진과 글로 알리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녀 역시 초등학교 1학년짜리 딸을 데리고 벽화 봉사단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그 딸이 이제 대학교 3학년이 되었단다.
그녀의 벽화봉사단 사랑은 그녀가 들려주는 벽화봉사단의 긴 역사 속 이모저모를 듣고 있으면
'붓으로 만드는 세상'에 대한 그녀의 사랑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벽화봉사단 단장 오*열 선생님은 마을 주민들의 밉지 않은 투정으로 주민들의 소박한 인심을 전했다.
"왜 우리 집은 안 칠해줘?"
하지만 그들이 챙겨주는 이런저런 걱정으로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있다.
"더운디 고상 허시네!"
"밥은 먹고 하는겨?"
기자는 이 그림 앞에 서서 혼자 건물 벽에 쓴 짧은 글을 조용히 읊조렸다.
고마워…
아무 이유 없이… 조건 없이…
바라는 거 없이
묵묵하게 내 곁에
기자가 희망연대 벽화봉사단 '붓으로 만드는 세상'에 참여하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운영진 여러분께 올려 드리고 싶은 글이다.
'붓으로 만드는 세상'엔 나눔과 배려,
감사와 따뜻함이 담겨있다.
그래서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살맛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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