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3은(목은 이색,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에 대해서 아는 분들은 많을 것이지만,

고려 3대 충신이 누구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최영 장군에 대해서 모르는 분은 아마 없으시겠죠.

고려말 최영 장군을 모시고 탐라를 정벌하는 등 공을 세웠으나,

고려가 멸망하자 두 임금을 섬길 수 없다며 벼슬을 버리고,

이곳 세종시 전월산 아래로 내려와 멸망한 고려를 그리워하다 생을 마감했다는

임난수 장군이 정몽주, 길재와 함께 고려 3대 충신으로 추앙받고 있답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기 이전 연기군 남면에는 유난히 많은 부안임씨가 살고 있었습니다.

지금도 세종시 일원에서 활약하시는 분들 중에 임씨 성을 가진 분들이 꽤 많습니다.

임영수 연기향토박물관장, 임재한 문화해설사 회장 등이 대표적인데요,

이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부분 임난수 장군의 후손이라고 자랑을 하십니다.

세종시에는 임난수 장군과 관련된 유적지들이 많습니다.

그중에서 독락정과 임씨가묘, 독락정역사공원, 숭모각과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를 차례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독락정과 임씨가묘

세종시 금남교에서 바라다본 독락정과 임씨가묘의 모습입니다.

숲에 싸인 아름다운 정원으로 보입니다.

소나무 숲에 묻혀 잘 보이지 않는 곳에 금강을 내려다볼 수 있는 독락정이 있고 그 뒤에 아담한 임씨가묘가 있습니다.

독락정은 금강을 내려다보는 언덕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래된 소나무와 은행나무가 독락정을 호위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독락정은 1437년 임난수 장군의 아들인 부사공 임목이 아버지의 뜻을 기리기 위하여 지었다고 합니다.

임난수는 고려 후기 인물로, 공조전서(판서)라는 고위 관직을 거치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임난수 장군은 1374년 최영 장군과 함께 탐라 정벌에 참전하여 큰 공을 세웠습니다.

당시 탐라는 중국 원나라의 직영 목마장을 관리하던 몽골인 목호가 장악하고 있었습니다.

원나라 멸망 후에도 이들이 남아 고려 정부에 반발하자 최영의 진압군이 파견되었습니다.

치열한 탐라 전투에서 임난수는 한쪽 손을 잃자 잘린 손을 화살집에 넣고 계속 싸웠다고 합니다.

조선이 건국된 후 임난수는 두 임금을 모시지 않겠다며 지금의 세종시 나성동 금강 변으로 내려와 여생을 보냈습니다.

독락정에서 바라본 금강 변의 모습은 당시와는 사뭇 달라졌지만,

예나 지금이나 금강의 물은 도도히 흐르면서 독락정을 비추어주고 있습니다.

독락정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거북의 등을 타고 용이 꿈틀거리는 머리를 한 커다란 비석이 서 있는데 이 비석이 임난수 장군의 신도비라고 합니다.

신도비에는 임난수 장군의 행적이 빼곡히 적혀 있습니다. 이 비문은 1682년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도비 뒤 돌계단 위에는 솟을삼문이 자리하고 있으며 독특한 문양의 태극무늬가 그려져 있습니다.

담장으로 둘러싸인 뜰에는 임씨가묘[林氏家廟]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 건물이 있습니다.

가묘[ 家廟 ]는 집안에 조상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설치한 사당을 말합니다.

주로 조상 사대(고조, 증조, 조부모, 부모)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곳이지요.

사당과 가묘는 구분 없이 사용하기도 하지만, 사당은 먼 조상이나 성현을 제사 지내는 곳을 지칭하고 가묘는 조상을 제사 지내는 곳으로 사당이 좀 더 넓은 의미를 지닙니다.

임씨가묘는 원래는 가묘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임난수 장군 등을 모시는 사당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본래 4대가 넘는 조상의 신주는 사당에서 꺼내 묻어야 하지만 나라에

공훈이 있는 사람의 신위는 왕의 허락으로 옮기지 않아도 되는 불천지위(不遷之位)가 된다고 해요.

임난수 장군의 신주는 세종대왕의 명으로 불천지위가 되어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임씨가묘에서 언덕을 따라 더 올라가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을 볼 수 있습니다.

공사 안내판을 보니 ‘기호서사 재현 신축공사’를 하고 있다고 되어 있네요.

기호서사(岐湖書社)는 독락정 옆에 있었던 서원으로

부사 임목, 전서공 임난수, 서하 임춘을 배향하여 춘추로 제사를 지내고,

서생들을 모아서 유교경전을 가르쳤다고 합니다.

숙종 때인 1710년에 독락정 바로 옆에 창건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1740년 영조 때 한 차례 중수(重修)한 것으로 전하고 있습니다.

기호서사는 1871년 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으로 철폐되었습니다.

현재 세종시는 총면적 7,012㎡의 부지에 임씨가묘와 독락정을 최대한 살리면서 동재와 서재, 삼문, 누각, 강당 등을 포함한 기호서사를 복원하고 있습니다.


2. 독락정역사테마공원

독락정역사테마공원은 세종시 나성동에 조성하고 있는 역사테마 도시 근린공원입니다.

독락정과 임씨가묘, 기호서사를 중심으로 하고 부안임씨의 집성촌이 자리하던 지역의 문화유산 등을 이곳에 집중적으로 모았습니다.

이 근린공원에는 세종시에 산재하고 있던

효자비, 열녀각, 정려 등과 문인석, 고인돌 등 다양한 문화유산을 모으거나 재현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독락정역사공원에는 문이 두 개 있습니다.

하나는 불로문인데요, 이 문으로 들어가면 늙지 않는다고 합니다. 캬아~ :)

그리고 화려한 누각으로 들어가는 삼문이 있습니다. 문이 열려 있어서 누구든 들어가 볼 수 있으니 좋네요.

누각에 올라 아래를 내려다보니 공원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는군요.

작은 연못 옆에는 둥근 모양의 정자가 있습니다.

기와지붕 처마가 참 아름답게 꾸며져 있고 창살 무늬도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독락정역사공원은 아직 공사 중이며, 기호서사가 완공되면 정식으로 오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 천연기념물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와 숭모각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와 숭모각은 세종시 전월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곳은 아직도 도시 건설 공사 중이라서 들어가는 길이 다소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최근에 건설된 세종시불교문화체험관 입에 있는 건설장비 주차장으로 들어가면 천변을 따라 나 있는 좁은 옛길이 있습니다.

곳곳에 이정표가 있으니 찾기 어렵지 않습니다.

세종시에는 천연기념물이 두 개 지정되어 있습니다.

세종시 조치원읍 ‘봉산동 향나무’와 임난수 장군의 사당인 숭모각 앞에 서 있는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가 그것입니다.

세종 임난수 은행나무는 임난수 장군이 심었다고 하는데 수령이 650년이 넘는 암수 두 그루의 거목입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이곳의 나무를 베려고 했는데, 은행나무가 울어 결국 베지 못하였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그루는 근육이 탄탄한 남성미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650살이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아직도 싱싱합니다.

수그루는 가지가 옆으로 뻗어 나가는 데 반하여 암그루는 위로 얌전히 자라고 있네요.

은행나무는 암수딴그루 식물로서 암그루에만 은행이 열립니다.

암그루와 수그루 가지와 잎이 서로 이어질 듯 만나고 있습니다. 왼쪽 수그루 잎은 더 작고 성글며 암그루는 잎이 더 넓적하고 촘촘하게 매달려 있네요.

숭모각(崇慕閣)은 임난수 은행나무 옆에 만든 사당입니다.

1957년에 전국 부안임씨 총회에서 복원을 추진하여 1964년에 숭모각을 완공하였습니다.

지금은 부안임씨 시조 임발급, 전서공파 임난수 등 15인의 위패를 모시고 제향하고 있습니다.

숭모각 앞에는 솟을삼문이 굳게 잠겨 있습니다. 삼문의 가운데 문은 신이 드나드는 문이며,

사람은 동쪽 문으로 들어갔다가 서쪽 문으로 나오는 게 예법이라고 해요.

숭모각 사당은 정면 5칸, 측면 2칸으로 맞배지붕을 올린 건물입니다.

사방에 담을 두르고 솟을삼문을 세웠습니다. 내부에는 새로 그린 임난수 장군의 영정이 있습니다.

숭모각은 2014년 9월 30일 세종특별자치시 향토문화유산 제35호로 지정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가을 제사를 올리는 의식이 진행되며 은행나무에 목신제를 올리기도 합니다.

숭모각이 자리하고 있는 세종시 전월산(해발 260m)의 모습입니다.

전월산에는 상려바위라는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

임난수 장군은 멸망한 고려를 잊지 못하고 매일 전월산 상려바위에 올라서 고려 임금이 있는 곳을 향하여 절을 하였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습니다.

세종특별자치시가 출범하기 이전 연기군에는 임난수 장군의 후손들인 부안임씨가 집성촌을 이루게 되었으며, 수많은 인물이 배출되었습니다. 그 결과 이곳 세종시에는 임난수 장군과 그의 후손들의 유적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유적이 바로 독락정과 임씨가묘, 숭모각 등입니다. 이외에도 많은 유적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는데 이들을 한 데 모아 독락정역사테마공원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 공원이 완성되면 세종시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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