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고성여행-고갯마루에서 만난 특별한 미술관 '진부령미술관'
“예술은 당신이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모든 것이다.”라고
팝아트의 전설인 앤디 워홀은 말했다.
낯선 느낌에 기대어 지루한 일상을 견디게 하는
동력이 예술에 깃들어 있다는 말일까?
그런 의미에서 여행과 예술은 닮아있다.
낯선 지역에서, 새로운 영감을 충전하는 것.
여행을 가면, 꼭 그 지역의 미술관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만큼 일상을 벗어나는 최고의 방법이 또 있을까?
그것도 매우 특별한 미술관에서라면
더할 나위 없는 즐거움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 고갯마루에 자리한
특별한 미술관을 만나보자.
진부령 정상에서 만난 미술관
방문 날짜 : 2023년 11월 8일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한
미술관으로도 불리는 진부령미술관은 인제군 북면 용대리와
고성군 간성읍이 인접한 진부령 정상에 자리하고 있다.
현재 고성군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고성읍 출장사무소 건물을 개조해
진부령문화스튜디오로 개관한 후,
2005년에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4개 전시관을 갖춘 현재의
미술관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한다.
미술관으로 들어서기 전, 주의사항부터 체크해 보았다.
반려동물 동반 NO! (안내견, 도우미견은 OK.)
물과 음료(빈 병이라고 해도) 반입 NO!
음식물 반입 NO!
입안에 껌과 사탕도 NO!
음주 후 입장은 절대 NO!
까다로워 보이긴 해도 소중한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곳이니만큼 지켜야 할 약속이다.
다양한 작품들이 한자리에
드디어 미술관 안으로 입성!
무료입장이라서 티케팅 없이
바로 1층 전시실로 들어가 보았다.
1층 전시관에는 항아리, 트로피, 함지박 등
일상의 오브제들에 의미를 담아 예술로 재탄생시킨
작품들이 많았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항아리를 형상화한 작품!
설명을 읽어보니 6만 번의 두드림으로
완성한 작품이라고 한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정성과 노력이 담기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트로피를 형상화한 작품에는
이 작품을 보는 사람들이 마음속에
승리의 트로피를 안아가길 바란다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어 큰 감동을 주었다.
1층 전시관 벽면에는 옛날 영화 포스터와
영화배우들의 사진으로 채워져 있었다.
너무 오래된 작품들이라서 생소했지만,
뭔가 그 시대의 예술가들이 품었던
영화에 대한 열정 같은 것이 느껴졌다.
세월의 뒤안길로 사라졌어도 전설이라고 불리는
존재들이 미술관을 채우고 있었다.
진부령미술관에서는 연중 진행하는 상설 전시와
다양한 기획 전시가 번갈아 이루어지고 있었다.
11월 8일까지 28일까지는
<고성군 지역작가 그룹전Ⅰ>을 볼 수 있다.
(많.관.부~~)
2층 제1전시실에서는 김소정×엄경환, 문미정, 박혜정,
조경희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짧은 감상평을 남기자면...
김소정×엄경환 작가의 작품은
자연물이 가진 형이상학적 문양을 표현한 작품이
신비로운 느낌을 주었다.
문미정 작가의 작품은
동양적인 느낌의 화훼도로 마치 그림에서
향기가 느껴질 것처럼 세밀하게 묘사되었다.
박혜정 작가는 강원도 지역의 풍경을
정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특히, 고성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들도 있어 반가웠다.
조경희 작가는 색감이 화려한 구룡도로
우리 민화의 매력에 깊이 빠져드는 시간을 만들어 주었다.
제2전시실로 발걸음을 옮겨 보았다.
이곳에서는 크기가 각각 다른 액자에
사진 두 개를 겹쳐놓은 듯한 이미지가 담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이런 기법을 디지털 콜라주라고 한단다.
몽환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에
한 작품 앞에 오래 머무르며 바라보게 되었다.
‘키와림’이라는 이름으로 2명의 작가가
작업한 결과물이었는데,
함께 걸린 액자들도 그냥 소품이 아니라
작품을 돋보이게 하는 오브제로서
직접 수집한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빈티지한 액자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여러 작가들의
다양한 작품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행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마다 다른 세계관을 가진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천재화가 이중섭의 모든 것
3층 제3전시실은 진부령 미술관의 자랑인
이중섭 특별전이 연중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의 작품이 원본을 복제한 영인본으로
레플리카전 형식을 띠고 있지만,
이중섭 화백의 정서가 그대로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작품뿐만 아니라 이중섭 화백과 관련된
기사와 자료들이 함께 전시되어 있어
한 예술가의 삶을 고스란히 들여다볼 수 있다.
이중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작품은 단연 ‘황소’!
한쪽 벽면을 커다랗게 채운 황소 그림을 보고 있자니
마음 깊숙한 곳에서 북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중섭 화백의 왕성히 활동했던 1940년 전후는
우리나라가 일제로부터 탄압을 받던 시기이다 보니
그의 작품들은 비장미가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난관을 극복하려는 강렬한 의지도 엿보인다.
미술관을 떠나기 전 올라가 본 전망대
미술관을 떠나기 전 한 번쯤 꼭 들러야 할 곳이 있다.
바로 진부령 전망대이다.
미술관 건물 바로 옆 길목을 따라 들어가면
곧바로 전망대로 이어진다.
진부령이라고 큼지막하게 새겨 놓은 표지석과
향로봉지구 전투 전적비가 보였다.
한구석에는 간단한 운동기구들이 비치되어 있었다.
동네 주민들도 자주 찾는 공간인 것 같았다.
큰 나무 아래 벤치가 놓인 곳에 이르니
시선 아래에 진부령을 가로지르는 46번 국도가 보였다.
얼마 전까지 화려한 가을의 빛깔을 덮고 있던 산세는
낙엽을 떨구고 겨울을 기다리고 있었다.
미술관에서 예술 여행을 마치고 나니
가을과 겨울 사이의 이 미묘한 감성도
멋진 작품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앤디 워홀의 말이 맞았다.
이번 예술여행 덕분에
나는 익숙한 일상을 새로운 시선을 바라보게 되었다.
<비하인드 스토리>
미술관 관람기를 정리하면서
일부러 작품 사진은 많이 담지 않으려고 했다.
가능하면 더 많은 사람이 직접 방문해서
작품을 만나보았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예술의 완성은 그걸 지켜봐 주는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니까.
- #고성여행
- #고성가볼만한곳
- #고성문화예술공간
- #진부령미술관
- #진부령정상
- #미술관관람
- #이중섭특별전
- #고성군지역작가그룹전
- #예술이있는여행
- #강원고성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