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전
철쭉이 물든 소백산, 절정의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온 산을 물들인 철쭉 향연! 소백산 철쭉 완전 정복
소백산 철쭉은 부끄러운 분홍이다. 누군가 툭 던진 말에 완전히 공감했어요. 오늘 만난 소백산 철쭉은 연한 분홍빛으로 부끄러움 많은 소녀 같았거든요. 여기저기 화사하게 피어 소백산을 찾는 사람들을 환하게 맞아주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차를 죽령 주차장에 세우고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왜냐면 연화봉에서 비로봉으로 이르는 길에 특히 철쭉이 아름답다는 소식을 들었거든요. 또 제가 가장 관심 있어 하는 야생화도 많다고 해서, 연화봉에서 비로봉을 거쳐 비로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역시 우리의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에는 철쭉이 많지 않았지만 연화봉을 지나 비로봉으로 가려고 하니 그때부터 활짝 핀 철쭉이 환하게 두 팔을 벌리더라고요. 줄줄 흐르던 땀이 깜짝 놀라 숨어버릴 만큼 예뻤습니다. 연분홍 꽃잎이 얼마나 예쁜지, 혹시 만지기라도 하면 금방 으스러져버릴 듯 연약해 보였어요. 멀리 천문대가 보입니다.
역시 소백산은 야생화 천국입니다. 꽃들이 발목을 잡아 걸을 수가 없습니다. 앵초, 금강애기나리, 산괘불주머니, 벌개덩굴. 풀솜대, 연령초, 은방울꽃... 일일이 나열하기 어려울 만큼 많은 야생화들이 길섶에서 자꾸만 붙잡았어요. 위로는 철쭉이, 아래로는 야생화가 붙잡는 천상의 꽃 화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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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령 주차장에서 연화봉으로 오르는 길의 힘들었던 마음이 연화봉에서 죽령에 이르는 길은 힐링의 길로 내주더라고요. 청아하고 돌올한 새들의 소리가 산 아래에서는 들어보지 못한 새 같았어요. 살랑살랑 바람도 불어주니 시원했고요. 멀리는 겹겹 산등성이가 보이고, 그 사이 수놓듯 연분홍 철쭉이 해사하게 피었고, 좀 더 멀리는 삼가동 저수지가 보여요. 맑은 공기는 공짜에 얹어주는 덤이었어요.
자세히 보니 철쭉이 도도해 보이기도 해요. 긴 꽃술이 마치 치켜든 콧대 같아 보였거든요. 카멜레온 같은 철쭉이라 부를까요? 같이 갔던 언니는 아주 매력 있는 꽃이라며 감탄을 백 번쯤은 했을걸요? 여기저기 둘러보는 곳마다 연분홍 철쭉이라 참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비로봉 근처에 오니 산장이 있네요. 그곳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하늘에서 천둥이 울었거든요. 우르르 쾅! 하고 위협을 했어요. 구름도 잔뜩 몰려왔고요. 소나기 예보가 있어 우선 산장에서 점심을 먹은 후 날씨를 봐서 비옷을 챙겨 입기도 해야 했고요.
산장 앞 데크길에 앉아 김밥과 과일을 먹으니 이 세상 천국이 따로 없었어요. 저기 멀리 우리의 목적지인 비로봉도 가까이 있었거든요. 그 주변으로 비로봉의 꽃인 주목들이 싱싱하게 자라있었어요. 정말 아름다웠어요.
드디어 비로봉에 도착했습니다. 소백산에서 가장 높은 곳이겠지요? 그런 만큼 사방이 뻥 뚫어져 다 보입니다. 겹겹 산등성이 하며 먼 풍경들, 구름이 맛이 없어서 좀 아쉽긴 했지만 다 충족할 수는 없으니까요. 정상에 오른 사람들의 표정은 힘겹지만 행복해 보입니다. 소백산에 오르는 사람들은 다 그렇습니다. 특히 5월, 철쭉이 활짝 피었을 때는 더 설레거든요. 🌸
비로봉에서 비로사 주차장으로 내려오는 길에 철쭉이 많이 피긴 했는데 며칠 있으면 더 활짝 필 것 같아요. 철쭉제 하는 날과 잘 맞을 것 같기도 해요. 6월 6일에 늦더라도 다시 오자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저도 다시 한번 용기를 더 내 볼까요?
내려오면서 재미있게 본 바위와 소나무를 소개합니다. 늘씬한 소나무와 양반이 가부좌를 튼 모양 같다는 양반바위입니다. 저 바위에 앉아 쉼을 하면 더 편할 것 같아요. 오늘 저는 순번에 밀려 못 앉았지만요.
내려오는 길 달밭골에서 만난 돌담길에 마치 소백산행을 마무리하는 우리를 맞아주는 듯 정겨웠어요. 😉
화사하게 철쭉 핀 소백산, 수많은 야생화를 품고 있는 소백산, 비로봉의 꽃인 주목이 있는 소백산,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도 더 귀해 보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소백산을 소개했습니다.
5월 31일부터 6월 1일까지 소백산 철쭉제를 한다고 하니 많이들 오셔서 보세요. 소백산 철쭉에 반하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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