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익산 자전거 타기 좋은 곳, 대간선수로 익산천에서 만경강문화관 구간
대간선수로 물길 따라 달리며 익산의 농업유산 가치를 생각하다
대간선수로
태풍이 올라오면서 더위가 잠시 주춤거리는 사이 자전거를 타고 대간선수로 답사에 나섰습니다.
대간선수로는 완주 고산면 어우리에서 시작해서 익산을 거쳐
군산 옥구저수지까지 가는 63km나 되는 긴 수로입니다.
농업용으로 만든 수로이지만 익산시 신흥정수장에서는
이 수로에서 물을 취수해서 정수를 한 후에 시내권 상수도로 사용하기도 합니다.
익산시민 입장에서 대간선수로는 소중한 생명의 물길인 셈입니다.
대간선수로를 돌아보면서 그 가치를 알아보고 싶었습니다.
대간선수로는 고산 어우보에서 군산 옥구저수지까지 전체 구간을 통칭해서 부르기도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고산 어우보에서 삼례 독주항까지를 제1도수로라고 하고,
독주항에서 옥구저수지까지를 대간선수로라고 구분하기도 합니다.
고산 어우보에서 취수한 물길은 봉동읍을 지나 삼례 입구에서 석탑천과 합류되어 삼례 독주항으로 향합니다.
1922년 대간선수로를 정비해서 사용할 때는 익산 동산동까지 가는 중간에는 이 물을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대간선수로를 관할하는 수리조합 관리 구역에만 물을 공급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중간중간 분수문을 통해서 주변 농지에 물을 공급하기도 하고,
주변 농지 배수로를 통해 흘러나온 물이 대간선수로에 합수되기도 합니다.
삼례 찰방교를 지난 물길은 두 개의 제수문으로 조절됩니다.
하나는 만경강으로 바로 흘러나갈 수 있도록 하고,
다른 하나는 독주항을 거쳐 익산 방향으로 흐르도록 하고 있습니다.
삼례역을 지나 삼례 어전리 들판을 건너온 대간선수로는 잠관을 통해 익산천을 건넙니다.
잠관은 두 개의 물길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합수되지 않고 지날 수 있도록
다른 하천 아래로 관을 통해 물이 흐를 수 있도록 만든 시설입니다.
익산천 출발~
이곳 익산천 잠관에서 대간선수로 자전거 답사를 시작했습니다.
잠관 입구에서 보면 물이 힘차게 익산천 방향으로 흘러들어가지만 익산천은 아무런 반응이 없습니다.
익산천 아래로 지나는 관을 통해서 대간선수로 물길이 지나기 때문입니다.
익산천을 가로질러 놓인 다리를 건너 익산시 춘포면 화정마을 앞으로 갔습니다.
화정마을은 봉개산(49m)에 기대어 있는 마을입니다.
현재의 춘포면 소재지가 발달되기 이전에는 이곳이 춘포의 중심이었습니다.
익산천 물줄기가 현재 위치로 된 것도 일제강점기 1925년부터 진행된 만경강 직강화 일환이었습니다.
익산천 이름도 그때 얻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물길이 봉개산 북쪽으로 흘렀습니다.
화정마을 앞에서 제방길을 따라 잠관이 지나는 곳으로 가면 잠관 출구가 보입니다.
잠관을 통해 익산천을 건너온 대간선수로 물길은 왕지평야를 향해 힘차게 흐릅니다.
대간선수로 옆길을 따라가다 다리를 건너 잠시 도로를 이용해 달렸습니다.
일부 구간은 제방길이 없습니다. 조금 가다 보면 다시 도로에서 대간선수로 제방길로 연결됩니다.
이 부근에서 서쪽으로 향하던 물길이 동산동 방향으로 꺾여 흐릅니다.
거침없이 쭉 뻗은 물길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다시 한번 잠관이 나옵니다. 이번에는 반대입니다.
대간선수로 물길은 그대로 지나는데 반해서 교차되는 물길이 잠관을 통해서 대간선수로 밑으로 흐릅니다.
본래는 대간선수로가 잠관을 통해서 이동했는데 현재는 역할이 바뀌었습니다.
본래 익산천 물길은 만경강 개수공사 이전에는 이곳으로 흘렀습니다.
옛 지도를 보면 수로 폭이 넓은 곳은 100m가 넘을 정도로 규모가 컸습니다.
옛날에는 왕궁면 도평(섬드리)마을 앞으로 배가 드나들었다고 전해지는데
하천의 규모로 보아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익산천이 현재 위치에 만들어지면서 기존에 있던 큰 물길이 작아지고, 잠관도 서로 바뀌었습니다.
물길은 교차로를 거침없이 통과해서 목천포천과 다시 교차합니다. 이번에는 잠관을 통해서 지납니다.
잠관 입구에는 휘호석(功利周及)이 걸려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익산에서 대농장을 소유했던 박기순의 아들 박영철이 1922년 전라북도 참여관 시절에 쓴 휘호입니다. 박영철은 일제강점기 익산군수와 전라북도 참여관을 지낸 친일 관료였습니다.
목천포천 잠관을 지나면 원석암마을이 나옵니다. 마을 앞 모정에서 자전거를 멈추고 잠시 쉬었습니다.
모정 안에는 경우정(耕友亭)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한옥 구조로 지은 모정 천정은 흙으로 마무리되어 있고, 서까래가 가지런히 드러나 보입니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모정입니다. 마을 언덕에는 팔의정(八宜亭) 정자도 있습니다.
광산이씨 집안에서 1935년 세운 정자입니다.
팔의정은 ‘형 되기 마땅하고 아우 되기 마땅하다(의형의제, 宜兄宜弟)’는 시경 구절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팔의정에 올라 왕지평야를 바라보았습니다.
멀리 모악산이 보이고 가까이에는 봉개산이 들판 위에 살짝 도드라져 보입니다.
탁 트인 넓은 들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아름다운 농촌 풍경이 바로 이런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팔의정에서 내려와 다시 대간선수로를 따라 자전거를 달렸습니다.
얼마 가지 않아 신흥제수문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대간선수로에서 황등저수지 방향으로 가는 물길이 갈라집니다.
이곳에서 황등저수지로 가는 물길을 제2도수로라고 부릅니다.
이 물길이 어양동 방향으로 흐르기 위해 만들 터널이 있는 곳이 터질목입니다.
신흥제수문에서 조금 더 가면 대간선수로 옆으로 새로운 물길이 하나 더 생깁니다.
예전에는 대간선수로에서 물길이 갈라져 황등저수지 개간지로 물을 보냈지만
지금은 그 물길을 사용해서 금강에서 취수한 물을 받아 김제로 보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금강에서 흘러온 물은 대간선수로와 분리되어 나란히 가다가 동산제수문 부근에서 김제 방향으로 갈라집니다.
대간선수로와 금강에서 흘러온 물줄기가 나란히 신흥정수장 앞으로 지납니다.
정수장 앞에서 상수도용으로 사용할 물을 대간선수로에서 펌프를 이용해서 취수합니다.
취수한 물은 수원지로 들어가 침전해서 정수장으로 옮겨져 정수 과정을 거쳐 각 가정에 공급됩니다.
금강 물길은 그대로 신흥정수장을 패스해서 지납니다. 김제지역 농업용으로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신흥정수장을 지난 물길은 동산동 방향으로 흐릅니다.
어느 구간 수로 제방에는 맥문동꽃이 단정하게 피어 있고, 한참을 가다 보면 수로에 늘어진 개나리도 보입니다.
봄철 개나리꽃이 노랗게 핀 대간선수로 풍경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물길은 동산동 유천생태습지 옆으로 지납니다. 폐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을 활용해서 만든 생태습지공원입니다.
공원과 연계되어 제방길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 다른 구간과는 분위기가 완전히 달랐습니다.
대간선수로를 달리고 있는 역할을 잠시 잊고 공원에 산책 나온 사람이 되어 휘파람을 불며 물길을 따라 달렸습니다.
유천생태습지공원 입구부터 달라진 분위기는 동산동 은하수로에서 절정을 이루었습니다.
대간선수로에는 수초가 자라고 있어 자연스러움이 회복되었고,
물길을 따라 데크길을 만들어 멋진 산책로가 되었습니다.
데크길 반대편 제방에는 해바라기가 줄지어 꽃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대간선수로를 어떻게 친수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입니다.
대간선수로는 동산동 은하수로를 지나 도로를 건너 동산제수문을 거쳐 흘러갑니다.
예전에는 이곳에서 물길(산수지선)이 갈라졌지만
지금은 작은 물길은 없어지고 석축 흔적만 희미하게 남았습니다.
동산제수문의 역할도 축소되면서 새로 만들어진 제수문 규모도 작아졌습니다.
물길은 옛 농촌진흥원이 있던 산을 감싸고돌아 동춘교와 메타누리길을 지나 나루터 방향으로 흐릅니다.
나루터로 가는 구간은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지 않아서 그런지 답사 구간 중에서 가장 거칠었습니다.
중간중간 만나는 물웅덩이가 신경을 거슬렸습니다. 나루터 가는 중간쯤에 만정양수장이 있습니다.
대간선수로 물이 부족할 때 만경강 물을 옛 강을 통해 받아서 공급해 주던 시설입니다.
낡은 건물을 보면 이제는 그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간선수로는 나루터를 지납니다. 만경강 개수공사를 하기 전에는 나루터 앞으로 강물이 흘렀습니다.
지금도 대간선수로 옆으로 옛 강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나루터 지명은 사람들 기억 속에서 잊히고 있지만 국숫집 간판에 새겨져 있어 다행입니다.
나루터를 지난 물길은 계속 흘러 평화동 버스터미널 근처에서 육교를 지납니다.
이곳 구간은 우회해서 가야 건너편 물길로 갈 수 있습니다.
만경강문화관 방향으로 가다가 중간에 도로를 건넜습니다.
대간선수로를 만나 거슬러 올라가 조금 전에 지나온 육교 근처로 갔습니다.
육교를 지나온 물길은 방향을 남쪽으로 틀어 도로를 따라 반듯하게 물길을 이루었습니다.
이곳 역시 물길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해서 숲길을 만들었습니다.
훌륭한 자전거 길이 되고 멋진 산책로가 되었습니다.
시내 외곽 대간선수로 물길 주변은 이렇게 정비해서 작은 공원으로 만들어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대간선수로 서쪽으로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 있습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경지정리가 진행된 곳입니다.
일제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에서는 가로 세로 2km 정도의 땅을 매입해서 경지정리를 했습니다.
경지 정리한 들판에는 6개 동척마을이 들어서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만경강 방향으로 흐르던 대간선수로는 전군가도 동자교를 지나면서 물길을 군산 방향으로 틀었습니다.
이곳부터는 한동안 전군가도와 나란히 옥구저수지를 향해 흐르게 됩니다.
이번 대간선수로 답사는 동자교에서 마무리했습니다.
답사를 통해서 대간선수로가 익산의 소중한 농업 유산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었고,
대간선수로를 친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도 보았습니다.
만경강문화관을 중심으로 만경강 자전거길과 연계한 멋진 자전거 코스라는 것을 직접 경험해 보았습니다.
글, 사진 = 김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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