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따스해지면서 금강을 찾았던 겨울철새들이 각자 자신들의 고향으로 날아갈 준비를 하고 있을 듯하여 더 늦기 전에 금강을 찾았습니다.

작년에 처음으로 금강에서 백조라고도 불리는 큰고니를 만나 본 후 감동의 여운이 남아 있었는데 올해는 아직 대면하지 못했습니다. 작년에 만났던 곳으로 몇 번 가보았지만, 허탕만 치곤 했습니다.

오늘은 나타났을까? 양화 정수장에 주차하고 어울링 자전거로 미호강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정 부근으로 향했습니다.

숲은 벌써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갯버들(버드나무)이 하얀 솜털을 드러내며 꽃이삭을 키워가고 있었습니다.

< 멸종위기종 큰기러기 >

강변에 다가가니 반가운 겨울철새가 고개를 잔뜩 치켜세우며 경계를 합니다.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큰기러기'입니다. 큰기러기는 기러기 종류 중에서 쇠기러기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히 볼 수 있습니다.

10월 하순에 찾아온 기러기는 3월 하순이면 유라시아 대륙 북부의 툰드라 저지대까지 날아가 번식합니다.

인기척에 놀란 큰기러기들이 힘찬 날갯짓을 하며 일시에 날아오르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그동안 하늘 높이 나는 기러기만 많이 보았지 이렇게 가까이에서 본 것은 처음입니다.

< 황오리 >

몸 전체가 갈색을 띤 황오리도 여럿 보입니다. 황오리는 10월부터 이듬해 3월 초까지 우리나라에 머무는 겨울 철새로서 고양이 울음과 비슷한 소리를 내며 이동합니다.

황오리가 앉아 있을 때는 암수 모두 전체적으로 황갈색을 띠ㅣ지만, 수컷의 목에 검은색 띠가 있어 구별됩니다.

날아갈 때는 날개 끝이 검은색이며 나머지 날개는 흰색에 가깝게 보입니다.

< 흰죽지 >

물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새는 흰죽지로 보입니다.

흰죽지의 머리와 목은 붉은 갈색이고 가슴은 검은색, 날개와 몸통은 밝은 회색입니다.

온몸이 온통 까만 물닭이 헤엄을 치며 멀어져 갑니다.

물살이 양쪽으로 갈라지는 모습이 조각배가 지나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흰죽지는 인기척에 더 급하게 반응을 하며 날아오릅니다.

< 백로 >

하얀 백로가 하늘을 날지만, 큰고니 백조는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건너편에 하얀 새들이 자맥질을 하는 모습이 눈에 뜨입니다. 급히 제자리로 돌아와 금강의 남쪽 강기슭 SJ야구장 부근으로 향하였습니다.

청둥오리들이 떼를 지어 웅크리고 있고, 양화 취수장 물막이 바위 위에 백로와 왜가리가 앉아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 큰고니 >

그리고 그렇게도 찾아 헤매던 큰고니 떼를 만났습니다. 얼마나 반갑던지~~

날갯짓을 하고 있는 큰고니들! 큰고니는 고니와 함께 우리는 백조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곳곳에 백조의 무리가 보입니다. 큰고니는 주로 수생식물을 먹이로 하며, 긴 목을 거꾸로 자맥질하여 깊은 물 속의 식물을 뜯어 먹습니다.

큰고니 중에서 회색빛을 띤 것들이 보이는데 다른 종이 아니고 아직 1년이 안 된 어린 새라고 해요.

큰고니와 고니는 북녘의 캄차카 호반에서 몽골, 러시아 동북부 시베리아에 걸친 툰드라 지대에서 번식한 후 가을쯤 우리나라의 서해안을 따라 남하하여 겨울을 납니다. 큰고니와 고니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큰고니와 고니는 가족 간에 강한 유대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대부분 가족 단위를 기본으로 무리를 이룬다고 합니다.

큰고니를 자세히 보기 위하여 확대해 보았습니다. 옅은 회색빛을 띤 게 어린 새로 부리의 색깔도 약간 덜 노랗게 보이는군요.

큰고니와 고니는 몸통이 온통 하얀색이라 구분이 힘들지만, 부리의 노란색 부분이 앞으로 뾰족하게 나와 있으면 큰고니이고, 좁고 둥글면 고니로 구분합니다.

큰고니 가족들이 인기척을 느낀 듯 점점 멀어져 갑니다. 주변에는 청둥오리들이 노닙니다.

큰고니는 몸집이 커서 그런지 좀처럼 날지 않습니다. 이 사진은 작년에 담은 것으로 물을 박차고 오르는 모습이 참 아름답습니다.

목을 길게 빼고 큰 날개를 위아래로 펄럭이며 나는 큰고니! 오래지 않아 고향으로 날아가고 겨울이 오면 짧은 시간 금강을 찾을 것입니다. 아마도 지금이 큰고니가 금강을 거쳐 점차 북쪽으로 날아가고 있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큰고니는 직선거리로 2천km를 날아가기도 한나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산으로 해가 기울면서 금강이 고운 비단강이 되었습니다. 물새들도 비단옷을 입었습니다.

큰고니도 비단 물결 속에서 노닙니다.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금강을 찾은 큰고니와 겨울 철새들이 너무나 반가운 하루였습니다. 세종시를 남과 북으로 나누며 유유히 흐르는 금강에 차츰 겨울철새들이 작별 인사를 하고 여름철새들이 그 자리를 대신하겠지요.

부디 안전하게 고향 방문하고 내년에 새 식구들 데리고 다시 오기를 기다립니다.


{"title":"금강의 백조, 큰고니를 찾아서! - 더 늦기전에 찾은 금강의 겨울철새들","source":"https://blog.naver.com/sejong_story/223037402050","blogName":"세종특별자..","blogId":"sejong_story","domainIdOrBlogId":"sejong_story","logNo":223037402050,"smartEditorVersion":4,"meDisplay":true,"lineDisplay":true,"outsideDisplay":true,"cafeDisplay":true,"blogDisplay":tru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