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오산시 여름꽃 2.] 오산천에서 만나는 아름다운 여름꽃들
사시사철 물이 흐르는 오산천에는 주로 물을 좋아하는 풀, 꽃들이 많이 있다. 무더위가 깊어지는 7월에는 유독 오산천을 중심으로 독특한 생김새를 지닌 여름꽃을 만날 수 있는 시기이다. 오산천변을 걸으며 한 번쯤 반갑게 눈인사를 해 보았을 식물들. 생김새는 친근하고 익숙하지만 이름은 다소 낯설게 느껴지는 오산의 아름다운 여름꽃을 소개한다.
오산천에서 만난 첫 번째 꽃
분홍색 깃털을 가진
‘꼬리조팝나무꽃’과 ‘자귀나무꽃’
오산천에는 주로 물을 좋아하는 풀, 꽃들이 많이 있는데 유독 7월에는 분홍색 꽃이 핀 꼬리조팝나무꽃과 자귀나무꽃이 눈에 보인다. 꼬리조팝나무도 정원수나 울타리로 심기도 하고, 오산천에는 주로 뚝방 언덕이나 경사진 곳에 심어져 있어서 멀리서 보면 진한 분홍색 꽃이 수국처럼 한 떨기 커다란 꽃으로 보여 길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어서 넋을 놓고 보게 되는 참 아름다운 꽃이다.
꼬리조팝나무는 장미과로 조팝나무, 공조팝, 겹조팝나무들은 주로 봄에 피고, 일본조팝과 꼬리조팝나무는 여름에 핀다. 일본이 원산지인 일본조팝나무는 꼬리조팝나무에 비해서 1미터 이하로 키가 작고, 꽃도 작은 편이다. 주로 공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는 떨기나무로 6월에 연한 분홍색이나 붉은색으로 피거나 드물게 흰색도 보인다. 오산천에 일본조팝은 오산대와 남촌을 잇는 오산천 아치 다리 양쪽에 능소화와 함께 심어져 있으니 직접 가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반면 꼬리조팝나무는 물을 좋아하여 습기가 많은 산지나 물이 흐르는 주변 골짜기에서 잘 자라고, 우리나라에선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과 들에서 볼 수 있는 떨기나무 중 하나로 오산천에도 가끔 볼 수 있다.
꽃은 6월~8월에 피고, 마치 나무수국처럼 한 떨기 꽃이 원추형으로 생겼고, 가까이 가서 보면 수 많은 꽃들이 아주 작게 피어있다. 그리고 꽃들을 살펴보면 붉은 수술이 꽃잎 5장보다 더 길게 나와 있고, 조팝나무 중에서 가장 진한 분홍색이며, 2미터 정도까지 자라서 일본조팝나무에 비해서 키가 큰 편이라 구분하기 쉽다.
주로 오산천 도로변에 심어있는 자귀나무는 한여름에 피는 꽃으로 꽃이 비단처럼 부드러워 실크트리(Silk tree)라고 부르는데 오산천에는 벚나무와 함께 심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주로 잠수교 쪽 테크 다리 쪽에 몇 그루가 심어져 있고, 오산천에서 오산역으로 가는 계단 쪽 횡단보도 주변에도 몇 그루가 심어져 있어 6~7월에 피고 지는 자귀나무꽃을 볼 수 있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분홍색 깃털을 품고 있는 자귀나무꽃은 마치 수많은 작은 공작새들이 나무에 앉아 있는 모습 같기도 하고 불꽃놀이할 대 폭죽처럼 퍼지는 불꽃을 연상하게 되는데 외국에서는 자귀나무꽃을 비단꽃(Silk flower)이라 부르기도 한다.
직접 자귀나무꽃술을 만져보면 왜 그렇게 부르는지 느낌이 온다. 가까이 가보면 잎들도 새의 깃털처럼 양쪽으로 가지런히 나와 있는데 잎자루 밑에 엽침이 빛의 강약을 조절하는 능력이 있어 주로 낮에는 잎이 양쪽 옆으로 펴져 있지만 해가 지면 잎이 양쪽으로 오므라져 회화나무처럼 양쪽 잎이 겹쳐지면서 수면운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자귀나무의 수면운동 하는 모습을 보고 부부의 금슬을 상징하는 나무로 ‘합환수’라 불리기도 하는데 식물들도 양분을 아끼고 저장하고 생존하기 위해 이렇게 날마다 애를 쓰고 있는 모습이 참 신기하고 지혜롭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동물들만 잠을 자는 게 아니라 식물들도 때로는 휴식도 필요하고 밤에는 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면 좋을 듯하다.
오산천에서 만난 두 번째 꽃
오산천 아치다리에 핀
‘일본조팝나무’와 ‘능소화’
오산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무지개다리가 남촌과 오산대를 이어주고 있는데 이곳에 바로 키가 작은 일본조팝나무와 화려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는 능소화가 한창 피어있어 더욱 아름답게 느껴진다.
멀리서 봐도 둥글게 생겨서 걷고 싶게 하는데 직접 올라가서 걸어보면 양쪽에 일본조팝나무와 능소화가 함께 어우러져 장관을 이루고 있다. 보통 다리를 오르내리면 무섭게 느껴지는데 이 무지개다리는 꽃들이 지켜주고 있어서 무섭기는커녕 오히려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다. 또한 다리 맨 위쪽에 이르면 시야가 확 트여서 양쪽으로 흐르고 있는 오산천의 일대를 한 번에 다 볼 수 있어 아주 상쾌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곳에는 사람들만 걸을 수 있어 바퀴 달린 차는 들어올 수 없게 통제를 하고 있어 더욱 안심하고 잘 걸을 수 있다. 정확히 길이가 몇 미터인지는 몰라도 50~60미터는 되는데 그 길에 아주 예쁜 일본조팝나무와 콩과 식물인 능소화를 보면서 걷는 기분도 참 즐겁게 한다. 오산천에서 아주 맘에 들고 잘 만든 곳이기도 하다.
이 다리에 피어있는 일본조팝나무와 꼬리조팝나무를 비교하면서 관찰해도 좋고, 이 곳에 붉은 꽃으로 피어있는 능소화를 보면서 걸어가는 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능소화는 ‘하늘을 능가하는 꽃’으로 중국에서 들어왔지만 주로 우리나라 양반들이 좋아한 꽃이라 ‘양반꽃’이라고도 불린다. 능소화는 덩굴나무로 주황색 꽃으로 관악기 트럼펫 모양으로 꽃이 핀다.
한번 피기 시작하면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반복하며 피고 지며, 추위에 약하여 주로 남부 지방에서 자랐는데 요즘은 전국에서 다 볼 수 있을 정도로 공원, 공공장소 등 관상용을 많이 심으면서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꽃이다. 이와 비슷한 미국 능소화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일반 능소화에 비해 꽃이 작고 붉은 빛을 더 띠고 있어서 구분할 수 있다.
오산천에서 만난 세 번째 꽃
오산천 연못에서 만나는 연꽃
큰가시연꽃·노랑어리연꽃
오산천을 걷다 보면 여름에 만나는 꽃들이 참 수두룩하게 많다. 그중에 눈에 띄는 꽃이 바로 오산천 연못에서 만나는 큰가시연꽃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연꽃과 수련을 잘 구분하기 어려워하는데 연꽃도 수련과 식물로 주로 물 위로 줄기가 30cm 이상 올라와 꽃과 잎이 모두 수면 위로 올라온다. 반면 수련의 꽃과 잎은 수면 위에 동동 떠 있어서 알고 나면 구분하기 쉽다.
요즘 오산천 연못에서 가장 인기 있는 꽃은 큰가시연꽃인데 수련과 중에서 가장 거대한 꽃과 잎을 갖추고 있으며 주로 브라질이나 아마존 유역에서 자생하는 수생식물이라 볼수록 정말 크고 무섭기까지 하다. 큰가시연잎 한 장의 지름 크기가 1~2미터 정도가 되니 사람이 앉아도 될 만큼 크다. 직접 와서 보면 다들 입이 쩍 벌어지며 이 무슨 식물인지 대부분 궁금해하기도 한다.
큰가시연은 크기도 크지만 잎 뒷면 가장자리 주변과 뒤쪽에 커다란 가시가 가득 차 있어서 눈에 확 띈다. 그런 가시연잎 주변에서 아주 하얗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이 피고 해가 질 때는 분홍색으로 왕관 모양으로 시들어가며 지기 때문에 대부분 그 모습에 신기해서 해가 지는 줄 모르고 감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사진 찍는 이들에게 이 장소가 유명해졌는지 몇 년 전부터 서로 아름다운 사진을 찍으려고 야광 조명까지 대동하기도 하고 자리싸움을 하기도 한다.
아침에는 커다란 가시를 덥고 있는 가시연잎 사이에서 흰꽃으로 피어나서 저녁에는 분홍색으로 지는데 여왕의 왕관 모양으로 진다고 해서 큰가시연꽃을 빅토이라꽃이라 부른다. 비록 잎과 줄기, 꽃받침에도 가시로 둘러 싸여 있어도 한 떨기 꽃으로 피어나는 큰가시연꽃은 신비함 그 자체이다.
그런데도 큰가시연꽃밭 주변에는 여러 아름다운 수련들과 백련, 홍련이 가득하다. 백련 보러 왔다가 운 좋게 홍련도 보고, 따로 마련한 큰가시연꽃밭에서 큰가시연꽃을 보고, 주변 물 위로 떠오른 각양각색의 수련꽃들도 함께 보기를 바란다.
주로 연꽃은 새벽에 동틀 때 봐야 제대로 태양을 머금은 아름다운 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비 오는 날에 동그란 연잎에 떨어지는 물방울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보석이 굴러가는 것처럼 반짝거리며 또르르 굴러가는 한 방울 한 방울이 모여 큰 물방울이 되는 연잎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오산천 연못을 벗어나 생태탐방길로 걷다 보면 왼쪽에 흐르는 하천에 노랑어리연도 볼 수 있다. 아주 작은 연이지만 노랗게 무리 지어 피어 있어 아름다운 노랑어리연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요즘처럼 비가 많이 오면 급류에 휩쓸려 가기 때문에 못 볼 수도 있다. 그래도 내년이 있으니 1년을 기다리면 자연의 변화와 더불어 더 많은 노랑어리연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오산천은 곳곳을 보는 재미와 아름다움이 있어 산책하면서 여름꽃을 감상하면 좋을 것이다. 한여름에는 아주 대낮이 아니라면 이른 아침이나 늦은 오후에 가면 백련의 향이 가득한 오산천을 만날 것이다.
오산천에서 만난 네 번째 꽃
시름을 잊게 해주는 꽃
‘원추리’와 ‘비비추’
오산천을 걷다 보면 자전거길과 인도 사이 화단에 피어있는 노란 원추리를 6월부터 걸을 때마다 꽃과 잎들이 흔들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리고 지금 한창 비가 와도 피어있는 연한 자주색 비비추꽃도 만날 수 있다. 둘 다 백합과라 뿌리식물이기도 하고, 여름에 피는 꽃이라 한 번에 볼 수 있어서 서로 비교하며 감상하는 것도 좋다.
원추리와 비비추는 우리 꽃이라 꽃 이름부터 참 이쁘고 소박하다. 먼저 원추리는 한국, 중국, 일본에 퍼져있지만 우리나라 토종 야생화로 꽃이 피기 전에 어린 새순을 국을 끓여 먹기도 하고, 나물을 무쳐서 먹을 수 있는 식용이 가능한 식물이다.
원추리의 새순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넘나물이라고 하고, 정월 대보름날에 끓여 먹기도 했다니 옛날에도 인기가 좋았나 보다. 원추리꽃은 작은 백합꽃처럼 예쁘고 아름답다. 그런 귀한 원추리꽃들이 오산천에 가면 지천에 깔려 있으니 참 반가운 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실 원추리는 전국 산과 들에 군락을 이루고 피어있는 야생화로 등산하다가 깊은 산속에 안개가 피어오르는 습한 곳에서 봤을 때 정말 위안감을 주어 힐링이 된 적이 있는데 오산천 걸을 때 만나는 원추리를 보고 있으면 역시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노란 원추리꽃에 비해 붉은 색을 띤 백합처럼 생긴 붉은 꽃은 왕원추리인데 오산천에서 종종 많이 볼 수 있으니 잘 살펴보기를 바란다.
한편 비비추 역시 원추리처럼 백합과 여러해살이 식물로 산지나 냇가 등 어디에서든 잘 자라며 ‘새 싹이 나올 때 비틀면서 나는 풀’이라고 하여 비비추라고 부르기도 한다. 주로 연보라색 꽃을 피고 있으며, 하얗게 피는 중국에서 온 옥잠화와 비슷하다. 오산천에 비비추는 생태탐방길을 나와 에코리움 아래쪽에서 자전거도로와 인도로 나뉘는 경계지점에 피어있고, 옥잠화꽃은 맑음터공원 정원지원센터 쪽으로 오르는 길에 만날 수 있다.
비비추 역시 봄나물로 먹을 수 있는 식용 뿌리식물이다. 비비추꽃을 자세히 보면 6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로 이루어져 있으며 꽃잎 밖으로 길게 나온 것이 암술이다. 꽃 속을 잘 들여다보면 암술과 수술, 그리고 꽃밥이 보이는데 꽃 잎 속에 숨어 있어서 잘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곤충들이 꽃의 향기나 색깔을 보고 잘 찾아오기 때문에 열매도 열리고 다음 해에도 다시 볼 수 있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식물들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는 건 곤충들을 불러오는 매력이 있어서이다. 그래서 식물뿐만 아니라 곤충이나 동물들도 모두 소중한 것이다. 오산천의 생태계뿐만 아니라 오산 시민들이 산책을 하면서 꽃도 보면서 곤충도 관찰하고 자연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으면 더욱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오산천이 건강해야 식물들도 건강해지고 곤충들도 마찬가지로 건강해야 동물인 사람들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비비추의 한살이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실려있어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학부모들은 눈여겨 볼만하다. 직접 오산천에 와서 비비추꽃이 지기 전에 실제 꽃을 보여주면 좋은 체험이 될 것이다. 비비추는 물향기수목원 곳곳에 많이 피어있어 오히려 관찰하기는 더 좋은 환경을 지니고 있다. 오산천을 둘러 보고 물향기수목원도 가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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