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를 대표하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공주 공산성

공산성은 공주시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일 뿐만 아니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된 우리들의 소중한 문화재다. 금강과 맞댄 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군사적 요충지로 공산성을 둘러싼 성곽은 온전히 남아있어 1시간이면 충분히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

공산성 회전교차로 연문광장에 늠름한 자태를 뽐내는 백제 무령왕릉 연문은 백제인의 기상을 고취시키는 웅장한 멋이 있다.

공산성 방향으로 손을 뻗은 무령왕 동상은 찬란한 백제 문화를 꽃피웠던 무령왕을 기리는 의미도 있다. 매주 토·일요일 11시에는 무령왕 동상 회전식이 공산성 앞 연문광장에서 열린다.

고구려 장수왕이 수도 한성을 공격하여 빼앗자 문주왕(475)은 한성에서 웅진(공주)으로 도읍을 옮겼고 삼근왕, 동성왕, 무령왕을 거쳐 성왕 16년(538)에 사비(부여)로 다시 도읍을 옮길 때까지 64년간 백제의 왕성 역할을 다한 공산성이다. 백제 때는 웅진성, 고려 시대는 공주산성, 조선시대 인조 이후에는 쌍수산성으로 불리었다. 백제 때는 급하게 도읍을 옮기느라 토성으로 쌓아 올렸는데 조선시대 인조, 선조 이후에는 이를 석성으로 개축하여 현재 동쪽의 735m를 제외하면 모두 석성인데 성의 길이가 총 2,660m(토성 735m, 석성 1,925m)에 달한다고 한다.

​도읍을 한성에서 웅진으로 다시 사비(부여)로 옮겼던 백제 후기는 문화, 경제, 군사적으로 찬란하고 화려하게 꽃피우던 절정기라서 유적을 돌아보는 의미는 매우 크다. 오전 9시부터 16시까지 매 정시마다 해설사분이 설명을 해주신다. 백제와 공산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기회이니 아래 사이트에서 확인하시길 바란다.

백제역사 유적지구는 대한민국 중·서부에 있는 백제의 왕도와 밀접하게 연관된 유적으로

주변국들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하여 문화적 발전이 절정에 이른 백제 후기(475~660)를 대표하는 유산이다.

백제는 기원전 18년부터 기원후 660년까지 약 700년간 이어진 한국의 고대 왕국 중 하나이다.

백제역사 유적지구는 2015년 7월 8일, 독일의 본에서 개최된 제39차 유네스코 세계유산 위원회에서 전 인류의 유산이 되었다.

유네스코는 백제역사 유적지구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인정하면서, 백제역사 유적지구를 통해

동아시아의 문명 형성에 이바지한 백제의 역할을 생생하게 확인할 수 있음을 높이 평가하였다.

공산성 금서루로 올라가는 입구엔 비석군이 세워져 있다. 주로 공주와 관련된 인물의 행적을 기리기 위해 만든 비석들로 공주시 곳곳에 흩어져 있던 비석들을 한군데 모아둔 것이 총 47기라고 한다. 그중 대다수는 인물의 공덕을 칭송하는 내용을 새긴 송덕비로 "영세불망비, 청간선정비, 거사비, 만세불망비, 유애불망비, 청덕선정비" 등의 글이 새겨져 있다. 우의정, 도순찰사, 관찰사, 암행어사, 목사, 판관, 군수, 우영장, 중군 등 주로 충청감영과 공주목 관아에 배치되었던 관리의 송덕비들이다. 나라의 녹을 먹은 인물들이라는 의미다.

공산성을 왕성으로 선택한 이유는 북쪽으로 금강이 흐르고 해발 110m 높이의 공산이 능선과 계곡을 따라 흐르는 천연 요새이기 때문이다. 급하게 도읍을 옮겨야 했으니 큰 보수를 들이지 않고 토성을 쌓아 예방하기에 최적화된 곳이기 때문이다. 적들로부터 왕성을 지키기에 지리적인 이점도 파악했을 것이다. 또한 성 안에서는 유의미한 유적이 발굴되었는데 백제시대로 추정되는 왕궁터와 임류각, 연지 등 왕궁 관련 유적을 비롯하여 4곳의 문지(금서루, 진남루, 공북루, 영동루), 쌍수정, 쌍수정사적비, 명국삼장비, 영은사, 연지 및 만하루 등 백제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를 아우른다. 그 결과 2015년 7월 8일, 백제역사 유적지구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공산성 성곽길엔 꽂힌 깃발에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는 설명인데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문양과 색상이 다르다. 금서루는 백호, 공복루는 현무, 영동루는 청룡, 진남루는 주작으로 이는 송산리 6호분 벽화에 있던 사신도를 재현한 것이라고 한다. 사신도란 동서남북의 방위를 나타내고 우주의 질서를 지키는 상징적인 동물로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공산성 금서루에서 공산정 방향으로 가는 길에서 본 모습이다. 높은 성곽 아래에서 적과 대치했을 경우 방어하기에 요새로써 충분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공산정으로 가는 길에 금강 방향으로 바라보면 국가등록문화재 제232호에 등록된 금강철교가 보인다. 폭 6.4m, 길이 513m로 1932년 1월 2일에 착공하여 1933년 10월 23일에 준공한 다리다. 1986년 공주대교가 건설되기 전까지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를 연결하던 유일한 교량이었다고 하는데 건설 당시엔 최첨단 공법으로 건설되어 교량 연구의 중요한 자료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공산정 정자에 오르면 금강과 공주시가 보이는 탁 트인 위치에 있어서 시원한 조망을 자랑한다. 금서루로부터 오르는 길에 잠시 숨을 쉬어갈 겸 공산정에서 바라보면 마음에 쌓인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기분이 든다.

지역 주민들도 공산정에 앉아 바라보는 금강의 낙조와 빼어난 야경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칭찬한다. 지금의 공산성은 1970년대에 새롭게 만든 것으로 이전에는 유신각 또는 전망대로 불렸다고 한다. '공산정'이란 이름도 2009년 시민 공모를 거쳐 지은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끊겨버려 흔적만 겨우 남은 배다리로 나룻배 2~30척으로 잇고 그 위에 널빤지를 깔아 폭 3m, 길이 150m로 배다리를 놓았다고 한다. 배다리가 온전히 복원된 곳은 세미원 세한정에서 두물머리 방향으로 이어져 있는 양평군에 가면 있다.

공산정에서 공북루 방향으로 본 모습인데 유유히 흐르는 금강과 그 뒤로 보이는 산등성이들이 평화롭기만 하다.

사신도를 재현하여 동서남북 방위마다 그림과 색이 다르다고 했는데 공북루는 현무 문양의 깃발이 세워져 있다.

공북루는 지대가 낮은 공산성의 북문으로 선조 36년(1603) 옛 망북루 터에 신축한 것이라고 한다. 조선시대 문루건축의 좋은 예로 강 사이를 왕래하는 남북통로의 관문이었다고 한다.

공북루 남쪽의 넓은 골짜기에서 백제시대의 수많은 왕궁 관련 유적들이 대대적으로 발굴되어 지금은 그 터만 남아있다. 현재 지표면에서 300~700m 아래에 475년 이후부터 만들어진 약 70여 동의 기와건물지와 도로, 축대, 배수로, 저수시설, 석축 연못, 철기 공방지 등 다양한 시설이 지어졌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아마 이 넓은 공터에선 왕궁에 기거하던 사람들이 생활할 수 있는 시설들로 가득 채워져 있을 것이다. 공산성 왕궁우적 연차별 발굴조사 현황도에 따르면 중심건물지, 부속건물지, 육각건물지, 저수시설, 목곽고, 연지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 공간 배치를 계획적으로 설계했음을 알 수 있다.

건물지에 대한 설명과 함께 지금은 형태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허허벌판을 보고 있으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언젠가 그 당시 건물로 복원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11년 10월 공산성 발굴 현장에서 '정관 19년'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백제시대 옻칠 갑옷이 나왔는데 이 갑옷은 645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그로부터 15년 후인 660년 당나라 군에 의해 공산성이 점령되면서 백제는 망하게 되는데 그때 군사들이 입었던 칠갑 옷이 발견되었으니 백제의 운명을 가르는 때에 치열하게 전개된 싸움터에서 입은 갑옷은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

다시 발길을 돌려 가까운 곳에 공산성 역사 체험장이 보인다.

공산성 유적을 발굴하면서 출토된 유물과 건물지 사진, 백제 사람들의 먹을거리와 저수시설에서 나온 유물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백제 사람들도 모시조개, 말조개, 밤, 탄화미, 조, 박, 복숭아 등을 먹었던 것으로 보인다.

공산성은 백제의 흥망성쇠뿐만 아니라 통일신라시대, 조선시대 등 수많은 유적들이 발굴된 곳이다. 우리가 역사를 기억하고 알려고 노력해야 이유도 잊히는 순간 미래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에 물려준 유산이 있다는 것은 미래 세대에게 남길 유구한 역사를 증언하고 다시 되새기며 우리의 존재 이유를 재확인하는 일이다. 공산성에 머무른 시간과는 별개로 역사적 가치와 보존해야 하는 이유를 일깨워준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시 들어왔던 금서루를 나서며 1,500년 전 번성했을 백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었다. 공산성에 올 기회가 있다면 곳곳을 누비며 트레킹 하듯 성곽길 전체를 둘러보는 것도 좋다. 생각보다 잘 다듬어진 성곽길이 가진 매력에 푹 빠지게 될 것이다.

공산성

위치 : 충남 공주시 금성동 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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