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시간 전
전북 6월 축제 -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즐기기
달빛, 별빛과
함께하는 국가유산야행
8야(夜)로 알아보는
고창의 국가유산
국가무형유산 줄타기 이수자 MZ세대 3인방의 신기의 줄타기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이 "달빛 동행 모양성 구경가세, 별빛 야행"을 주제로 6월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국가유산 사적 고창읍성 일원에서 열렸습니다.
첫날은 비가 많이 내려 개막 기념식도 실내인 동리 국악당에서 열렸고 나머지 실외행사도 거의 대부분 다음날로 연기되었는데요, 2020년 제4회 고창문화재야행을 끝으로 코로나19로 4년간 쉰 뒤 5년 만에 다시 열린 국가유산야행이어서 의미가 남다릅니다. 고창군은 아시다시피 국내 유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7관왕이라는 타이틀을 보유한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도시입니다.
세계문화유산(고창 고인돌), 세계인류무형문화유산(고창농악, 고창 판소리), 세계자연유산(고창갯벌), 유네스코생물권보존지역(고창군 전 지역), 세계지질공원(고창 병바위 일원), 세계기록유산(무장포고문) 등 6개 분야에서 7개인데요, 우리나라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모두 아우르는 유네스코 국제 기준에 맞춰 '문화재'라는 용어를 2024년 5월 17일부터 '유산'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제는 문화재라는 용어 대신 문화유산, 무형유산, 자연유산 등으로 부르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데요, 예전 문화재 분류인 국보나 보물 등은 국가문화유산이고 시도유형문화재 등은 시도 문화유산으로 불러야 한다는 점 착오 없으시기 바랍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은 국가유산 고창읍성을 중심으로 대동마당, 모양성마당, 장터마당, 모양성 빛 공원 등 4개 지역에서 야경(夜景), 야로(夜路), 야사(夜史), 야화(夜畵), 야설(夜說), 야시(夜市), 야식(夜食), 야숙(夜宿) 등 8야(夜)를 주제로 구성되었는데요.
대상 국가유산은 '국가문화유산 고창읍성', '국가자연유산 교촌리 멀구슬나무', '국가민속유산 신재효고택', '국가민속유산 중앙당산', '국가민속유산 중거리당산', '국가민속유산 하거리당산', '국가등록유산 구 고창고등보통학교 강당', '도무형유산 자수장', '도유형유산 취석정', '도문화유산자료 어사각', '도문화유산자료 고창향교 대성전', '도무형유산 고창농악', '도무형유산 고창오거리당산제'입니다.
모두 고창읍성 반경 1km 이내에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다른 지역과 달리 고창은 고창읍성 주변에 국가유산이 밀집했다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모두 걸어서 다닐만한 곳인데요, 비록 축제장은 고창읍성 주변에 몰려 있지만, 나중에 고창읍성 주변 국가유산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하면 좋을 듯합니다.
첫날은 비가 많이 내려 야외에서 열리는 행사는 거의 대부분 다음날로 연기되었습니다.
둘째 날은 토요일에다가 점심 무렵부터 비가 그쳐 뜨거운 햇빛이 쏟아졌는데요, 야외행사하기 딱 좋은 날로 하루 만에 바뀌어 축제장도 종일 들썩거렸습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고창 오거리 당산제
6월의 대보름 길굿으로 2025고창국가유산야행 둘째 날을 시작합니다. 대보름 당산제를 고창 국가유산야행에 맞춰 재현한 프로그램인데요, 고창군청에서 출발해 대동마당 잔디광장까지 행렬하며 고창국가유산야행의 시작을 알립니다.
고창 오거리 당산제는 도유형유산으로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민간신앙과 마을의 허(虛) 한 부분을 메우는 비보(裨補) 풍수가 결합된 독특한 당산제입니다. 원래부터 다섯 개 당산이 있어 오거리 당산이었지만, 조선 후기 홍수로 교촌리와 상거리 당산만 남고 중리, 중거리, 하거리 당산은 쓸려갔다고 합니다.
1803년 고을 아전들이 다시 당산을 세워 현재 고창 오거리 당산은 동서남북에 각각 하나씩 그리고 고창읍성 주차장 부근에 중앙당산 등 5개 당산으로 구성되었습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야설(夜說) 프로그램
밤에 감상하는 공연 야설(夜說) 프로그램은 공식 기념행사인 '묵화, 6월 밤을 그리다'를 시작으로 고창 청소년들의 달맞이 오케스트라 공연, 퓨전국악공연, 장구춤, 줄타기 등으로 이어졌습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MZ세대의 줄타기 한 판
다른 지역 국가유산야행을 그동안 많이 봤었지만, 이번 고창국가유산야행에서는 국가무형유산 김대균 명인을 잇는 MZ 청년 셋이 보여주는 줄타기 한 판이 인기를 독차지했는데요, 감상해 보겠습니다.
줄타기는 3m 허공 위 외줄에서 아슬아슬하게 걷고 구르고 뛰고 눕는 등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고난도 기술인데요, 해금, 피리, 대금, 장구, 북 등 삼현육각과 어릿광대 재담이 함께 합니다.
줄타기에 앞서 고사는 지내는데요, 줄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이 무너지지 않게 제를 지내고 막걸리를 뿌리고 나눈 막걸리와 안주는 관람객들과 음복합니다.
국가무형유산 줄타기는 유일한 보유자가 김대균 명인인데요, 후계자가 없어 2016년부터 6년간 소멸 위험에 처한 전통 유산에 내려지는 조치인 긴급보호 종목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20대 젊은 이수자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2021년에 신재웅 씨와 우정운 씨가 이수자가 되었고 2023년에는 한산하 씨가 이수자가 돼 지금은 MZ 세대 3명이 줄타기를 공연하고 있습니다.
고사를 지낸 뒤 먼저 막내 한산하 씨가 줄을 오릅니다. 초등학생 시절인 10살 때부터 10년간 거의 매일 줄을 탔다고 하는데요, 줄만 타는 것이 아니라 줄 위에서 어릿광대와 대담하고 소리도 하고 춤도 쳐야 해서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훈련해 최소 1시간 정도 줄타기 공연을 할 수 있어야 비로소 이수자 시험을 치를 수 있다고 합니다.
줄타기는 그냥 걷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노래도 부르고 재담도 곁들여 줄을 타는 사람과 구경꾼의 흥을 돋우는 어릿광대 그리고 삼현육각 공연이 한데 어우러져야 비로소 국가유산 줄타기라고 하겠는데요, 이렇게 삼박자가 어우러지는 줄타기는 우리나라가 유일할 듯합니다.
이제 줄타기 이수자 신재웅 씨가 어릿광대 우정운 씨와 대담하며 줄을 오릅니다. 어릿광대도 역시 줄타기 이수자인데요, 줄을 탈 줄 알아야 어릿광대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실례로 한국 민속촌에 가면 국가무형유산 줄타기 보유자 김대균 선생이 어릿광대를 보고 오늘 어릿광대인 우정운 씨가 줄타기 하는 영상도 볼 수 있습니다.
무릎으로 걷고 뛰어오르고 앉고 눕고 한 바퀴 돌고 날아오르고 등등 현란한 줄타기 기술을 보여줍니다.
한 가지 동작을 익히기까지 최소 1만 번은 반복해야 한다는데요, 광주중앙고등학교 시절 풍물 특기생으로 활동했고 졸업 후 모교에서 풍물 보조교사로 활동하다 전통 줄타기 특강에 참여한 것이 계기가 돼 스승인 김대균 명인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어릿광대 우정운 씨 역시 고등학생 시절 풍물 동아리 활동을 하다 김대균 명인의 줄타기 특강ㄹ을 듣고 본격적으로 줄타기를 배웠으며 한국예종 전통예술원 연희과에 입학해 현재는 줄타기와 다양한 예술 분야를 배우고 있습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행사장 전경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둘째 날도 저물어 갑니다. 이틀의 일정 중 하루는 비가 내려 수많은 공연과 행사가 마지막 날 하루에 모두 치러지다 보니 다 쫓아다니기 힘들 정도입니다.
그래도 별빛이 쏟아지는 밤 두둥실 떠오른 보름달을 보면서 고창의 국가유산을 돌아보고 체험을 통해 국가유산의 소중함도 알아보는 시간이 즐겁기만 합니다.
이제 공연장을 나와 고창읍성을 둘러보는 시간입니다. 모양성 이야기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야로(夜路)인데요, 신재효 고택과 공북루, 관청, 작청, 맹종죽림 등 5곳에서 주민들로 구성된 배우들이 들려주는 고창과 모양성 이야기입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고창읍성 야경 둘러보기
고창읍성은 정확한 축성 연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동국여지승람 등 기록에 의하면 조선 초기에 축성한 걸로 추정합니다.
고려 말 고창군 일대는 왜구 침입이 빈번한 곳이어서 고창현과 무장현, 흥덕현에 각각 읍성을 축조했다는데요, 현재는 고창읍성과 무장읍성만 온전히 남아 있습니다.
날도 맑고 선선해 야행하기 참 좋은 날인데요, 이틀에 걸쳐 올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려 고창읍성 주변은 꽤 북적였습니다.
2025 고창국가유산야행
와글와글 고창 야시(夜市)
지역업체와 상생하는 고창야행 플리마켓 와글와글 고창 야시(夜市)가 흥하고 별이 빛나는 밤에 DJ와 함께 먹거리 장터에서 신청곡을 들어보는 야설(夜說)에서는 고창의 맛을 즐기는 고창야행의 야식당에서 야식(夜食)도 즐깁니다.
라이팅 육각큐브를 활용해 고창의 세계유산을 알아보는 야간 전시프로그램을 통해 야화(夜畵)도 보고 체험마당과 모양성 쌓기 체험 등 야사(夜史)도 볼 수 있었는데요, 고창의 국가유산을 통해 선조들의 얼과 지혜를 느껴보는 특별한 축제 여행이 되었습니다.
올해 10월에는 고창 고인돌 유적지와 고창 갯벌 일원에서 고창세계유산축전도 열리는데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7관왕에 빛나는 고창에서 고창의 국가유산과 세계유산의 가치를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향유했으면 합니다.
글, 사진 = 심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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