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국미술협회 증평지부展

4월 19일부터 5월 31일까지 독서왕 김득신 문학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제3회 한국미술협회 증평지부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참여작가님은 홍병학님 외 26명입니다. 저는 5월 18일 ~ 31일까지 이 전시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봉대숙 작가님의 ‘민화 다시, 봄’을 관람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민화(民話)는 조선시대 서민들이 즐겨 그렸던 그림으로, 전문 화가가 아닌 일반 백성들에 의해 그려진 생활 속 예술입니다. 민화는 궁중이나 양반층의 정형화된 회화와는 다른 자유롭고 소박하며 상징적인 표현이 특징입니다.

민화의 특징

화가

이름 없는 무명 화가나 장인이 그림

목적

감상보다는 장식, 풍수, 기원(복, 장수, 자손번창 등)을 위한 용도

화풍

사실적이기보다는 상징적, 장식적 표현이 많음

소재

해학적이고 익살스러운 표현도 자주 등장

민중의 생각

그림에 서민의 염원과 가치관이 담김

제 눈길을 끈 첫 번째 작품은 십장생도(十長生圖)입니다. 십장생도는 장생을 상징하는 열 가지 자연 경관과 동, 식물입니다. 십장생은 우리 조상들이 신선 사상(도가)와 민간신앙을 결합하여 만들어낸 독특한 도상이며 관념 체계입니다. 십장생도의 도상은 기본적으로 8곡 내지 10곡 병풍을 하나의 화면으로 삼아 험준하면서도 환상적인 산자락이 화면을 가득 메우고 아래쪽으로는 소나무와 천도복숭아가 줄지어 펼쳐지며 그 사이로 냇물과 사슴, 거북, 영지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마치 신선세계의 풍광 같습니다. 천도복숭아는 개인적으로 서유기에서 손오공이 생각나서 한참을 바라보았습니다.

두 번째로 같이 볼 작품은 책거리(冊巨里)입니다. 적색과 녹색의 색채 대비가 선명한 책거리로 벼루와 먹, 책장, 서안 등 사물의 묘사가 매우 정확합니다. 목가구의 목리문(나무의 결 무늬) 묘사에 신경을 썼으며, 중국제 채색도자기의 묘사도 사실적입니다. 거울에 비친 파초와 연밥을 쪼고 있는 새, 어항 속의 물고기등의 묘사가 사실적입니다. 작품을 감상할 때 항상 책거리를 비롯한 민화는 투시가 어색하다고 느끼는데, 따로 알아본바로는 서양식 원근법이 아닌 동양식 표현이고 사실성보다는 상징과 구성의 재미, 세부 묘사, 색감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 외에 민간에서 금실이 좋은 부부애를 나비로 나타내는 상징으로 그린 화접도, 자손의 번창을 상징하는 백접도, 꽃과 새를 그린 화조도 등이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번에 만나볼 작품은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입니다. 조선시대 왕의 권위와 나라의 상징을 담은 그림으로 해와 달 그리고 다섯 봉우리가 그려져 있는 상징적인 산수화입니다.

그림의 의미

좌측 상단, 왕권의 상징, 하늘과 왕 남성의 원리

우측 상단, 자연의 순환, 여성과 백성 대지의 원리

오봉(다섯 봉우리)

중앙의 다섯 개의 봉우리, 조선의 국토와 자연 질서의 안정 상징

소나무와 물

장수와 절개, 자연의 순환과 조화를 표현

보통 조선 왕조의 어좌 뒤에 놓인 병풍으로 사용되었고, 왕이 앉으면 왕을 중심으로 천지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듯한 구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궁궐인 경복궁 근정전, 창덕궁 인정전 등 궁궐에서 볼 수 있고, 정사(政事)뿐 아니라 제례, 즉위식, 외교 행사 등 공적인 자리에서 항상 등장하였습니다.

또 강렬한 원색을 사용한 것은 상징성과 권위를 강조한 것이고 대칭적으로 정중앙으로 구성한 것은 안정감을 의도한 것입니다. 표현적 특징으로 자연을 실제로 묘사한 것은 아닌데 이는 사실보다는 상징성이 우선이기 때문입니다.

민화는 서민의 삶과 정신을 보여주는 예술이었습니다. 지배층 중심의 기록물과는 달리 민화는 평범한 사람들의 꿈과 생각을 표현하였습니다.

또 풍속과 생활문화의 자료인데 당시의 가구, 의복, 믿음 그리고 동물관 등을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입니다. 마지막으로 현대 예술에도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오늘 본 전시처럼 현대 작가들이 민화의 색감, 구성, 상징을 재해석해 다양한 작품을 창작하는데도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전시회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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