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처럼 평평한 세상을 꿈꾼 사람들을 기억하다

-진주박물관 형평운동 100주년 기념특별전

백정에 관한 인권 운동인 형평운동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인권 운동의 시작입니다.

진주에서는 형평사 창립 100주년 기념하여 2023년 5월 13일부터 7월 16일까지

국립진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공평과 애정의 연대, 형평운동>이 열립니다.

국립진주박물관 관람은 무료이지만 진주성 입장료는 유료입니다. 물론 진주시민은 무료입니다.

진주성에 들어서면 별천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싱그러움이 와락 안기기 때문입니다.

진주성의 아늑한 풍경이 주는 유혹을 뒤로하고 박물관으로

걸음을 재촉하자 전시 안내 걸개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동아시아 국제 전쟁(임진왜란) 특화 박물관인 국립진주박물관은

당시 전쟁을 살펴볼 수 있는 상설 전시실이 있습니다.

오늘 찾은 특별전은 왼쪽 기념품 판매대를 지나면 나옵니다.

들어서는 입구가 가까워지자, 전시실 주위 분위기는 그 당시로 시간여행하듯 우리를 이끕니다.

“사회적 관행으로 남아있는 차별은 끊임없는 문제 제기와 의식적인 개선 노력이 있을 때 점차 바뀌는 것입니다.

따라서 백정에 대한 사회적 차별 문제를 개선하려 한 형평운동은 우리 사회의 훌륭한 사회적 유산입니다.

형평운동의 정신을 계승하여 여러 차별에 대한 비판 의식을 갖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본격적으로 전시실에 들어서면

“공평은 사회의 근본이요, 애정은 인류의 본량이라.”

라는 형평사 창립문이 인권 운동의 현장으로 이끕니다.

한국사 주요 연표와 백정과 형평운동 역사 연대기가 차츰차츰 시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갑니다.

맞은편에는 저울이 있습니다. 저울대 형(衡), 평평할 평(平).

저울처럼 평평한 세상을 염원한 형평(衡平)의 세상으로 한 걸음 다가섭니다.

우선 형평운동의 일어난 배경인 조선시대 백정의 삶을 살펴볼 전시물이 펼쳐집니다.

백정은 고려 시대에 화척을 불리던 사람들로 유목과 수렵 생활을 한 거란인이나 여진인에 그 유래를 두었습니다.

이들은 천민의 대우를 받았으며, 일정한 거주지를 두지 않고 사냥하거나 유기를 만들어 팔면서 생업을 유지하였습니다.

<경상도 단성현 호적대장>을 통해 조선시대 백정의 구체적인 삶을 바라보게 합니다.

버들고리, 워낭, 코뚜레 등 백정이 만들거나 사용했던 물건들을 통해 백정들의 삶을 실감 나게 합니다.

조선왕조실록으로 본 백정의 삶에서 당시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사진으로 본 진주 시장과 우시장은 백정의 삶터이자 우리네 조상들의 삶을 엿보게 합니다.

진주, 고성의 백정 가옥과 작업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더욱 생생하게 이들의 삶을 짐작케 합니다.

천민으로 사람 대접도 받지 못하던 이들은 손을 맞잡고 형평사를 조직하여 형평운동을 펼쳐나갑니다.

창립 후 형평사는 민적부의 신분 표시를 없애고, 형평 사원을 위한 야학 개설,

자녀에 대한 학교 입학 권유 등 교육 활동에 힘썼습니다.

이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소고기 불매 운동을 벌이고

형평운동을 주동한 강상호 등을 모욕하며 형평사를 공격하기도 했습니다.

형평 사원 이복수가 강상호를 추도하는 글에서 형평운동에 나선 선각자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박경리 <토지>에서도 백정의 실상을 알 수 있습니다.

백정의 차별 철폐에서 시작한 형평운동은 아직도 유효합니다.

지구 곳곳에서 벌어지는 차별에 관한 사례가 많기 때문입니다.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로우며 그 존엄과 권리에 있어 동등하다.”

<세계인권선언> 제1조의 말이 그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치지 않아야 합니다.

우리의 다짐은 어느새 영상실로 이끕니다.

“사람들은 고기와 가죽은 필요했지만 짐승을 잡는 우리는 필요하지 않았다.”

<너와 내가 다르지 않음을 외치던 순간>이라는 짧은 영상은 다짐을 결의로 바뀌게 합니다.

영상실을 나서면 형평운동의 유산과 계승을 고민한 작품들이

우리의 눈길과 발길을 다시금 붙잡습니다.

기계식 인형인 오토마타(Automata)를 사용해 백정에 대한

다양한 차별을 형상화한 최수환의 설치작품이 눈길을 끕니다.

“오늘날에도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많은 불공정과 불평등 그리고 그에 따른 고통을 겪는 이들이 있습니다.

고로, 우리는 불평등을 멈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형평운동을 들여다보고 기억합니다.”

장지필, 이학찬, 천석구, 신현수, 강상호 그리고 수많은 형평사원.

말하기는 쉬워도 행하기는 어려운 일을 실천한 분들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다양한 차별에 대한 비판의식을 갖는 좋은 계기가 될

특별전 <공평과 애정의 연대, 형평운동>으로 오세요!

※ 본 포스팅은 SNS 서포터즈가 작성한 글로서 진주시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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