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일 전
5월의 향기 날리는 화천 분교 등나무
계절의 여왕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5월은 우리 인생의 여정에서
잠시만의 찬란함으로 다가오는
계절이기 바라는 마음 때문인지
여기저기 꽃 소식에
마음이 설레기까지도 한가운데
등나무의 보랏빛 향기도
5월을 빛내게 하는 길벗이 되는 곳이
있어서 다녀왔답니다.
내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고 간 곳은
화천 분교라고 알려진 작은 폐교였는데
학교라는 존재감이 없어서인지
처음 찾아가는 길이라서 그런지
헤매다가 맞다고 들어간 곳이
화천 민원센터(창원시 의창구 북면 천주로 483-7)
였는데 목적지가 부근으로 나와
잠시 주차를 하고 다녀오기로 했네요.
창원 화천 분교(폐교)
-주소: 경남 창원시 의창구 북면 천주로 477-14
(지번. 외감리 168-2)
목적지를 향해 가는 길이 또 헷갈리던 참에
마침 지나가시는 동네 어르신이 계셔서
길을 여쭸더니 아무것도 없는 학교에
뭐 하러 가냐고 하시면서도
친절하게 안내해 주신 대로 따라
도착한 곳에서 만나게 된 화천 분교와 등나무.
분교라고 해서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 더 작은 건물에
약간 실망은 했지만 학교였었던
흔적이 뭐라도 남아있을까 하여
건물을 돌아 뒤쪽으로 왔더니
교문처럼 보이는 두 기둥이 보였는데
밭일하러 나오신 아주머니께서
이곳은 후문이라고 하시며
정문은 없어졌다고 하시더라고요.
후문 근처의 밭에서는 또 다른
밭작물의 꽃이 피고 있어서 담아봤네요.
쑥갓, 유채,... 봄을 먹을 수도 있고
볼 수도 있는 여유와 부지런함이
밭에서 5월이 쑥쑥 자라며
사람의 손을 바쁘게 하고 있지만
그것도 풍요롭게 보이니 감사하더군요.
창원시 북면 화천리에 있는
북면 초등학교 화천 분교장은
현재 폐교되어 다른 시설로
꾸미고 있다고 하는데 폐교된 것치고는
건물의 외벽은 깨끗하게
손질이 되어 있어서 스산한 느낌은 없어서
돌아보기가 부담스럽지는 않았답니다.
이제 등나무를 담으러 가보실까요?
노란 계단이 있는 곳에 정문의 흔적은 없고
화단이었던 곳에는 국기 게양대가
무성한 잡초들 사이에서
등나무는 무성하게 줄기 줄기
꽃 줄기를 달아 내리고 있더라고요.
등(등나무, 참등)
ㆍ 꽃말: 환영, 사랑에 취하다
낙엽이 지는 덩굴성 갈잎나무로,
덩굴이 시계 방향으로 지지대를 감고 올라가
10미터 정도 자라는 등은 대체로
5월이 되면 잎겨드랑이에서
연보라색 꽃들이 피어나 주렁주렁
매달려 늘어지는데,
백 등, 붉은 등, 풍 등, 애기 등 등
여러 종이 있어서 각 종마다
다른 색깔의 꽃을 피우지요.
꽃은 포도와 비슷한 독특한 향기를
가지고 있으며 향도 향긋하고 진해서
등나무 근처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코가 등나무 꽃향기로 가득 차지 뭐예요.
늘어진 꽃들이 모여 있으면
몽환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주로 관상용으로 재배되는데,
화천 분교에는 인적이 없고
등나무만 남아 이곳의 시간과 공간 속으로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있는 것 같았답니다.
등나무와 칡덩굴을 예리하게
관찰한 일본인 현자들이 만들어낸 말로서
둘은 기둥이 되는 나무를 타고
올라갈 때 감는 방법이 다른데,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아 올라가고,
칡은 왼쪽으로 감아 올라간다고 하지요.
간혹 칡덩굴과 등나무가
같은 기둥 나무에 얽히면
감는 방향이 서로 다른 이 둘이 얽히면
모습이 매우 복잡해지고
생장에도 큰 지장을 준다고 하네요.
갈등상태에 놓인 칡과 등나무의 경쟁은
한 나무가 고사(枯死) 한 후에야
끝난다고 할 만큼 처절하다고 하지만
정작 두 나무가 만날 시간은 잘 없다고 해요.
밀원식물이기도 한 등꽃에
벌들이 유난히 많이 달려드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이는 아카시아처럼 꽃도
풍성하게 피는 등꽃은 잎이
어느 정도 나와 있을 때 꽃이 피는 것이
아카시아와 다른 점이지만
꿀을 따서 양봉할 수 있는
밀원식물인 것은 분명하답니다.
신라시대 한마을에
연년생(혹은 쌍둥이) 자매가 살고 있었는데
글쎄, 둘 다 이웃에 사는 한 화랑을
남몰래 짝사랑을 했대요.
화랑이 전쟁에 출정하게 되자,
언니와 동생이 각각 밤에 몰래
화랑을 만나러 갔다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그제야 둘이 한 사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대요.
사랑을 택하자니 서로에 대한
우애의 정이 두텁고, 자매의 정을 따르자니
연모하는 마음을 포기할 수 없고...
갈등을 겪던 자매는 결국
연못에 몸을 던져 죽었는데,
죽어서는 두 몸이 칭칭 얽힌
등나무가 되었다지요.
전쟁이 끝난 뒤 마을로 돌아온
화랑은 두 자매의 소식을 듣고는
너무도 슬퍼하여 자신도
그 연못에 몸을 던졌다고 해요.
그 뒤 연못가에 팽나무가 자라고
그 나무를 감싼 등나무 두 그루를 보면서
'사랑에 취하다'라고 하는
꽃말이 유래되었다고 하니
참 이루어지지 못한 청춘 남녀의
사랑이 애달프기도 하네요.
창문에 비친 등나무 반영 때문에
꽃그늘은 다소 부산스럽게
보이기도 하지만 향기가 너무 좋아
그 달콤함에 넋이 빠질 정도더라고요.
등나무에 열리는 꽃을 말려서
원앙 베개에다 넣으면 부부금실도 좋아지고,
등나무 잎을 삶은 물을 마시면
애정이 깊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대요.
식용뿐만 아니라 적은 양으로도
염색이 잘 되는 염료식물이라지요.
등줄기는 지팡이나 의자, 바구니 등
여러 가지 수공예품을 만드는 데 쓰이며,
등껍질은 매우 질겨 종이
원료가 되는 등나무는
약 15일간 꽃을 피운답니다.
꽃숭어리에서 떨어진 송이들이
등나무 아래 어지러이 놓인 상 위에서
창 틀에서 삶의 이야기를 향기 담아
풀어 놓고는 사그라지는 데
그것도 또한 예뻐서 놓칠 수가 없었네요.
4월 말에서 5월까지 걸쳐
봄날의 시간을 향기로 채워준
등나무의 보랏빛 연서가 고와서
허우룩한 시 한 편 남기며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랏빛 등꽃/조윤희
먼 데 높은 산꼭대기
겨우 보일락 말락
미세 먼지 뒤집어쓴 날에
뿌연 하늘 사이에서
몽글몽글 달콤한 구름처럼
술술 풀어내린 꽃 타래가
꽃그늘을 만들며 손짓을 해댄다
투명한 용기 속에 넣어둔
향기가 속살을 드러내면서
꼬여진 각질을 뒤집어쓴 채
얼마 만의 계절들을 겪어냈어도
화려하고 맑은 몸부림으로
보랏빛 입맞춤을 해대는 등꽃들이
봄을 더욱 깊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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