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쿠에서 만나는 유쾌한 전시,

'조현서 작가 초대전'

올해 들어 가장 덥게 느껴지는 여름, 가장 따뜻한 전시를 만났습니다. 대전광역시 유성구 조이마루 6층 '아트센터 쿠'에서 열린 조현서 초대전 <La vie est belle, 인생은 아름다워>에 다녀왔습니다.

전시 소식을 듣고 달려간 이 공간은 잠시, 나를 동심으로 되돌려 놓았습니다. 그물망처럼 얽힌 관계로 이루어진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의 실체에 대한 질문을 통해 인간의 본질과 속성에 접근해 보고자 한 작가의 의도가 공감으로 다가온 시간이었습니다.

머신 드로잉(Machine Drawing), 조현서 작가의 이번 전시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표현입니다. 붓도 펜도 아닌 실과 천, 그리고 재봉틀이 만들어내는 선들이 마치 기계가 천 위에 반복적으로 선을 긋듯이 그 안에는 작가의 손끝과 의도가 고스란히 녹아 있었습니다.

직선도 곡선도 아닌 감성의 선, 조현서 작가는 이 섬세한 기법을 통해 감정을 품은 조형물, 표정을 지닌 인형들, 그리고 공간과 감정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단순한 작품 감상이라기보다 전시장 안으로 발을 딛는 순간, 전시의 관람객이 아닌 마치 연극 무대 속의 등장인물이 되는 듯했습니다. 줄무늬 옷을 입은 익살스러운 인형, 도자기처럼 빛나는 천 조각의 레이어, 벽면 가득히 쌓인 의자들, 모두가 조현서 작가의 작품 세계로 빠져들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작품 하나하나를 보는 데 머물지 않고, 공간 전체에서 움직이고 머무는 동안 예술의 기운이 온몸을 감싸는 듯했답니다. 사진과 같이 작품과 함께 사진 촬영할 수 있도록 배려된 공간이 있었는데, 이는 작가의 의도가 느껴지기도 해서 조금 더 특별하게 느껴진 공간이었습니다. 저 아이는 누구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일까 하는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La vie est belle' 인생은 정말 아름다운 걸일까, 프랑스어로 쓰인 이번 전시의 이름처럼 조현서 작가의 작품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지금 당신의 인생은 아름다운가요?' 답은 작품 안에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 답은 전시장 어딘가에서 마주친 자신만의 기억, 처음 접해보는 낯설지만, 다정한 조형물과의 시선 교환, 그리고 작품 사이로 스며드는 내면의 세계에서 서서히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아트센터 쿠가 운영을 마무리하기 전 준비한 올해 상반기 마지막 전시입니다. 이제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이 공간은 공연의 장이 된다고 합니다.

작품을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 살며시 드리운 조명, 실과 천으로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듯한 인형들의 다양한 표정과 몸짓, 잔잔하게 흐르는 음악과 관람객의 숨결이 어우러져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에 대한 주제를 직관적으로 느끼며 “괜찮아, 인생은 아름다워.” 속삭이는 듯하였습니다.

더운 여름날, 쾌적한 공간에서 사람 간의 관계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조현서 작가의 작품들을 감상하며, 과연 내가 속한 인생은 아름답게 꾸며지고 있는지 돌이켜 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추천합니다.

조현서 초대전 <La vie est belle, 인생은 아름다워>

장대전광역시 유성구 엑스포로97번길 40, 골프존 조이마루 6층 아트센터 쿠

2025년 7월 9일 ~ 8월 8일

관람시간: 10시반 ~ 18시 (입장 마감 17시)

정기휴관 : 매주 월요일, 공휴일


제15기 유성구 블로그 기자단 '안성진 기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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