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년 전
[기회기자단] 알쏭달쏭 궁금해! 비 온 후 지렁이는 왜 도로 위로 올라올까?
최근 폭우와 폭염이 반복되면서 남양주시 다산동에 있는 다산중앙공원 수풀 주변 인도 위에 죽은 지렁이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평소에 잘 볼 수 없던 지렁이들은 비가 온 후에는 왜? 단체로 뜨거운 도로 위에 올라와 말라 죽는 것일까? 이러한 궁금증에서 이번 취재가 시작되었다.
지렁이는 대표적인 환형동물(環形動物)인데, 환형동물은 척추가 없고, 속이 빈 원통모양으로 생긴 동물을 뜻한다. 머리와 몸통이 구별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지렁이는 흙 속의 청소부로, 토양을 정화하며 땅속에 공기 흐름이 잘 일어나도록 도와주는 고마운 생명체이다.
지렁이라는 단어는 숙종 16년(1690년) 사역원(司譯院)에서 출판된 한자어와 우리말 어휘집인 ‘역어유해‘에 디룡이라고 나올 만큼 우리에게 오래되고 친숙한 존재이다. 하지만, 지렁이를 평소에 보기 어렵다. 지렁이는 햇빛을 싫어하는 동물이기 때문에 평소에는 흙 속에서 피부로 호흡하므로 특히 낮에는 보기 어렵다.
이러한 지렁이는 비가 오면 땅속에 물이 가득 해져 숨을 쉬기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흙을 탈출하여 지상으로 나오게 되는 것이다.
지렁이는 눈이 없고, 앞으로만 전진하기 때문에 지나온 길을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래서 습기가 있는 땅을 찾다가 뜨거운 태양 아래 데워진 인도 위에서 서서히 말라 죽게 된다.
결국 도시의 지렁이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인공 구조물인 도로에 의해 죽게 되는 것이다.
비가 많이 온 다음날 아침 길가를 헤메고 있는 지렁이를 보면 징그러워하지 말고, 땅으로 돌아 갈 수 있게 도와준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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