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28일 전
4호선 전철타고 안산여행(고잔역, 와스타디움, 안산산업역사박물관)
비요일의 안산
일기예보를 통해 우산을 미리 준비하고 4호선을 탔는데 열차가 금정역 지상 구간으로 운행을 이어가자 예정보다 일찍 비는 내리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돌풍을 동반하는 날씨는 아닌 것 같아 고잔역에 도착한 나는 주말 산책을 이어나갔습니다.
고잔역 철도고가의 아치 모양은 퇴역한 무궁화호 열차의 뒷모습과 비슷하여 더욱 어울리는 문화예술플랫폼 스테이션-A입니다. 고잔역 2번 출입구와 바로 연결되는 곳입니다.
내리는 비에 역 주변의 색은 더욱 선명해지고, 가라앉은 열기에 차분하게 산책을 이어갈 수 있는 이곳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1,435mm 간격의 표준궤와 762mm 간격의 협궤가 나란히 놓여 있습니다.
운행이 종료된 협궤열차(1937년~1995년)가 같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그런 아쉬움을 달래주는 무궁화호 디젤동차(RDC)가 있습니다. 개양귀비 꽃이 유난히 선명하게 보이는 5월 마지막 주말에 꽃잎은 무궁화호 객차의 외부 도색과 어울려서 보기 좋았습니다.
경부, 호남, 전라, 경전, 대구선(대구-포항) 구간을 20~25년 정도 달렸던 3량의 철도차량은 퇴역 후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에서 새로운 임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운전실이 있는 9049호 디젤동차는 열차 카페로 운영되어 객차 내부에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고잔역 주변의 꽃밭을 감상할 수 있고, 나머지 두 량은 코바늘과 손뜨개 중심의 공예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안산역 방향의 전동열차를 이용할 경우) 봄과 가을에는 고잔역 도착을 앞두고 진행 방향 좌측에서 개화 상황을 살펴보는 관심이 많았습니다. 특히 가을 구절초 멋들어지게 가득 핀 모습은 보기 좋아서 안산 고잔역은 계절 환승역과 같은 존재입니다.
4호선 철도고가 주변에는 옛 수인선 역명판 옆에서 운행을 멈춘 협궤열차를 기다리는 피노키오가 있고, 계절을 잊은 채 쿨쿨 잠을 자는 토끼도 있습니다. 토끼 주변에 장식하고 전시한 것은 거북이가 아닌 돼지입니다.
협궤의 폭만큼의 좁은 화차는 석탄 대신 예쁜 꽃을 싣고 끌어줄 기관차를 기다리는 모습니다. 고잔역 구간에서 횡단보도를 한 번 건너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건너편 녹지 구간은) 추억 속으로 초대하는 식물터널은 매년 6월에는 활짝 핀 장미가 있어 아름답습니다.
수인선 넝쿨테마식물터널
고잔역 1번 출구를 기준으로 160미터 정도 떨어진 화정천.
고잔역 주변에서 개양귀비 꽃과 화정교에서 비올라, 팬지의 풍성한 모습을 보았으니 이번에는 우산도 접고 전시도 볼 겸 해서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을 향해 걸었습니다.
입장료도 무료, 체험료도 무료
지역 산업의 발전은 안산의 역사와도 맞물려 왔으니 의미가 있는 박물관입니다. 아이와 함께 입장한 아빠, 엄마는 유년 시절에 익숙했던 몇몇 제품들이 이곳 안산에서 생산된 것을 알게 되고 지금과 다른 포장재와 디자인을 비교하며 추억 하나씩 꺼내보는 전시공간이 무척이나 넓은 곳입니다.
산업역사박물관 내부에서 아이들이 조립하고, 찍어보는 33번 시내버스는 옛 반월공단까지 운행하며 근로자들의 든든하고 고마운 출·퇴근 버스였습니다. 박물관 앞에는 엔진룸이 운전석 옆에 있는 옛날 시내버스가 반월공단에서 운행을 시작했던 33번 시내버스를 실물 재현해 체험거리와 서로 연결되는 것은 의미를 더합니다.
목제 솜틀기 (경기도 등록문화재)
역사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이것을 뒤주로 오해할 수 있겠지만 곡식이 아닌 묵은 솜을 넣으면 물리적인 힘을 가해 불순물이나 오염물질을 걸러내어 새 솜을 좀 더 보충하면 새 이불을 얻은 듯 '타면의 만족'을 제공하는 솜틀기입니다.
꾹꾹 눌러서 찍어보는 스탬프가 하얀 종이 위에 솜틀기의 모습을 남겼을 때 이미 본, 앞으로 볼 등록문화재가 된 귀한 전시물의 기능을 슬쩍 전해주세요. 라떼는 말이야~ :-)
크레파스를 사용해 색을 입힌 자동차(신진 퍼블리카)는 기술제휴를 통해 국내에서 첫 생산한 경승용차입니다. '왕눈이차'라는 애칭도 있었고 영업용 택시로도 알려진 차종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진 퍼블리카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전시)
연료 절약형의 장점을 가진 1960년대의 경차를 보다가 전시장에서 뿜어내는 귀여움 때문에 주변을 몇 바퀴 돌았습니다.
SE-8001 복제품 (1981년 생산, 삼보컴퓨터)
앞서 소개한 경차만큼 '최초'라는 타이틀을 간직한 국산 퍼스널 컴퓨터 SE-8001입니다. 주 기억장치와 모니터를 국산으로 사용했는데 전용 모니터가 아닌 텔레비전 수상기를 모니터 대용으로 합체시킨 것이 특징입니다.
모니터 일체형 PC와 달리 데스크 위에 장소를 차지하는 초기 모델의 단점도 크게 보이기는 합니다.
화정마루에서 보는 풍경
안산산업역사박물관의 화정마루에서 본 '와~스타디움'입니다. 축구 경기가 열릴 때만 찾는 곳으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주변을 지날 일이 생기면 슬쩍 한번씩 방문하게 만드는 이유는 바로 안산시 로컬푸드직매장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품목 중에는 간식으로 선택할 만한 빵이나 떡도 판매중이고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생수와 함께 구매하기도 합니다.
안산 와스타디움 1층 로컬푸드직매장 앞
안산시 로컬푸드직매장 앞에는 휴게공간이 있는데 안산도서관에서 제공하는 도서가 진열되어 있어서 몇 권 골라서 읽어보는 생활형 도서관의 기능도 함께합니다. 그리고 귀여운 마스코트 '홍이'는 5회를 맞이하게 될 김홍도축제가 10월 4일부터 6일까지 3일간 열린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화정마루에서 보는 화랑호수와 화랑유원지의 모습입니다. 주변에 안산화랑오토캠핑장과 경기도미술관도 있어 4호선 전철을 타고 고잔역에 도착하면 가볼만한 곳이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안산화랑오토캠핑장의 매실
겨울을 보내고 이른 봄날 부지런히 매화가 피었으니 오월 열매인 매실이 단단히 여물어갑니다. 이곳 오토캠핑장을 이용한다면 캠핑푸드 완성을 위해 와스타디움에서 로컬푸드직매장을 이용하며 신선한 재료 저렴하게 구입하는 방법이 있으니까 잊지 마세요.
캠퍼들의 이용 편의를 위해 안산산업역사박물관 연결되는 구름다리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합니다. 추억을 부르는 전시물이 많아서 와보길 잘했다는 마침표를 찍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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