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전
'오늘도 좋고 내일도 좋은 목가구를 만듭니다' 권원덕 소목장
길을 내는, 창작자
권원덕 소목장
놀이터 대신 뒷산에 올라 나무를 매만지던
소년은 이제 가구를 만든다.
목공을 시작했을 무렵엔 스승의 손을 보며
‘닮고 싶다’는 동경을 품었다.
어느덧 스승 못지않게 손이 굵어진
권원덕 소목장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history
2016
.예올이 뽑은 젊은 공예인상 수상
2018
. 한국의 담백한 서재(리보 성 초청으로 이루어지는 한국 장식예술 아티스트 초청전)
. 한국의 법고창신 2018(밀라노 트리엔날레 뮤지엄)
2021
. 천인갈채상 수상
2022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ACC_R 레지던시
. 서울마루 공공개입 2022-서울대청
(건축가 협업작업)
2023
. 2023 한·중·일 공예전 화이부동 해외문화홍보원 공예트렌드페어 우수작가상
2024
. 2024 공예주간 서촌 공예언덕/서촌라운지
2025
. 권원덕 개인전(애호-사랑하고 좋아함)
나무를 만지면 손은 나무를 닮아간다. 나무껍질처럼 거칠고 옹이 같은 굳은살이 박인 손이지만 손길만은 더없이 섬세하다. 그 손끝에서 견고한 가구가 탄생한다.
권원덕 소목장이 소목의 길을 택한 건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인 2006년이다. 대학에서 반도체를 전공하고도 나무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던 어느 날 동네 목공방 문을 두드렸다. 전북무형유산 제19호 고(故) 조석진 소목장님 제자가 운영하는 그곳에서 조 소목장과 인연을 맺고 일을 배울 기회를 얻었다.
청소로 시작했지만 7년 넘게 함께하며 전통 제작 방식인 짜맞춤을 배웠다. 그때만 해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보라 스승의 말을 다 이해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르며 이해가 깊어진 지금에야 뒤늦은 깨달음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스승이 때때로 말하던 ‘나무가 마르며 내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재료를 바라보는 시선과 대하는 자세가 달라지며 가르침을 비로소 받아들이게 된 것이다. “나무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걸 보여주는 소재예요. 은사님께선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올바른 시선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2013년 7월 19일 스승이 세상을 떠난 뒤 홀로서기를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다. 현대적 가구인 아트 퍼니처(Art Furniture)를 공부하며 배움을 넓혔다. 전통 가구 지식에 현대적인 표현을 접목하며 작품 세계를 발전시켰다. 한지 장판지를 씌운 등과 누비를 끼운 의자 등 옛것을 재료로 삼으면서도 효율성과 기능성을 높이며 현대인의 생활 방식에 맞추어 새것을 만들었다. 전통과 현대의 경계는 자연스레 허물어졌다.
고향인 익산을 떠나와 완주 소양에 문을 연 ‘스튜디오 686’은 소박한 듯 단정한 그의 색깔이 담긴 공방이다. 이곳에서 묵묵히 매일 작업한다. 나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며 손기술이 무르익었고 작품 완성도가 높아졌다. “목공예는 긴 시간이 걸리는 일이에요. 기본기를 갖추는 데만 수년이 걸려요. 다른 사람 눈에는 하루하루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그 하루하루 과정을 거쳐야 가구를 완성합니다. 그렇게 들인 시간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권 소목장은 이탈리아 밀라노와 프랑스 파리 등 해외에서도 한국 전통 가구의 아름다움을 알렸다. 힘을 잃지 않고 전통 가구의 현대화 작업을 지속하는 게 꿈이다. 먼 미래에서 돌아봤을 때 ‘우리 시대 가구’로 남을 만한 걸 만들기 위해 오늘도 손을 단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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